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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라틴어 문장이 두 개 있다. 많이 들어봤거나 의미는 알아도 그게 라틴어라는 사실은 몰랐을 수도 있다. 이 두 문장은 드라마, 노래의 제목으로 쓰였거나 영화의 유명한 대사로 등장하면서 알려진 측면이 크다. 바로 이 문장이다.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아모르 파티 (Amor fati)’.

이중 요즘 우리에게 가장 알려진 문장은 아마 ‘아모르 파티’ 아닐까 싶다. 가수 김연자가 부른 동명의 노래 덕분이다. 노래방에서, 가요교실에서, 각종 모임 뒷풀이에서 “아모르 파티”는 최고 인기곡이다. 이미 6년 전에 나온 곡이지만 2년여 전부터 역주행을 했다. 이 노래의 인기몰이는 신나고 중독성 있는 EDM 리듬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범하면서도 심오한 가사 덕분이기도 하다.

노랫말의 핵심은 이거다. “인생은 지금이야…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돼…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슬픔이여 안녕.”
작사가가 귀에 쏙 들어오게 잘 썼다. 니체의 고매한 철학을 기막히게 쉽게 풀어줬다.

‘아모르 파티’는 독일 철학자 니체(1844~1900)의 책 ‘즐거운 학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파티(fati)는 ‘운명’이란 뜻이니 ‘운명을 사랑하라’ 정도로 번역하면 어떨까. 니체는 인간이 다시 산다 해도 생애의 기쁨과 고통, 모든 좋고 나쁜 것들이 동일한 순서로 되풀이될 것이니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게 아모르 파티라고 했다. 그러면 삶은 그 순간부터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의 바다로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니체는 인간이 운명을 알고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위대하다고 보았다.

두 번째, ‘카르페 디엠’은 이 영화 덕분에 많이 알게 됐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년 작)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열연한 존 키팅 선생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카르페 디엠’은 흔히들 “현재를 즐겨라”라고 번역한다. 그런데 그건 자칫 세속적 즐거움을 연상시키는 오류를 줄 수 있다. 의미를 정확히 하면 “이 순간에 충실해라”가 더 맞지 싶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의 주연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2014년 우울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은 안타까우면서도 아이러니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라는 ‘아모르 파티’도 다르지 않다. 결국 우리에게 익숙한 이 라틴어 두 문장 모두, 삶의 태도에 대한 진지한 라틴어 격언이자 잠언이다.

내가 좋아하는 라틴어 문장이 하나 더 있다. ‘혹 쿠오퀘 트란시비트(Hoc quoque transibit)’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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