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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로 기억한다.
외로움을 국가가 나서서 해소시켜 주겠다는 뉴스를 접했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외로움 대응 전략’(A Strategy for Tackling Loneliness)이란 걸 발표했다. 국가 차원에서 국민들의 외로움을 관리하는 세계 최초의 종합 대책이라고 했다.

‘외로움 대응 전략’ 그 내용이 궁금해 찾아봤다.
〔커뮤니티 공간을 개방하고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1,800만 파운드(약 2,000 만 달러)를 투입해 지역사회에 카페, 작은 공원, 미술작업 공간 등을 만들어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늘리겠다, 이메일 때문에 업무가 줄어든 우체부들이 외롭게 혼자 사는 사람을 찾아가 말벗을 하게 하겠다, 건강보험 재정을 걷기 모임, 요리 교실, 예술 창작 같은 교류 활동에 쓰겠다, 의사들이 외로움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동호회 가입 같은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을 내릴 수 있도록 법을 만들겠다…〕

결국 사람들을 만남과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서 외로움을 덜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외로움 대응 정책’인 것이다. 남의 나라 정책에 이러쿵저러쿵 하고 싶진 않다. 휴대폰과 컴퓨터, 카톡과 SNS가 체온과 표정을 대신하는 이 시대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맞대는 소통은 분명 가치 있는 것일 테니까.

영국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두 명의 장관이 있다. ‘Minister for Loneliness’(외로움 담당 장관)과 ‘Minister for Suicide Prevention’(자살 예방 장관) 이다.

이 부서들이 만든 보고서를 보면, 영국 국민 6,600만 명 중 900만 명 이상이 항상 또는 자주 외로움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 사는 약 20 만 명의 노인들이 친구나 친척과 한 달 안에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또 외로움이 영국 경제에 320억 파운드(400억 달러)의 경제 부담을 끼치며,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도 나왔다. 보고서는 “사람들은 다이어트에는 시간과 돈, 노력을 기울이면서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는 데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개인의 외로움도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 대상인건가? 외로움이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인데, 국가가 대체 무얼 어떻게 해주겠다는 걸까? 물론 국가가 사회안전과 복지에 힘을 쓰고 국민의 정신건강을 살피는 건 중요하지만…

2017년 9월 6일 낮 12시, 작가 마광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지금 너무 힘든데 와 줄 수 없니?” 친구는 세 시에 간다고 했고 마광수 작가의 주검은 한 시에 발견됐다. “지금 와 줄 수 없니?”… 아직도 그 말이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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