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이 말은 조금 낫고 못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 차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양(梁)나라 혜왕(惠王)이 정사(政事)에 관하여 맹자에게 물었다. 전쟁에 패해 어떤 자는 백보, 또 어떤 자는 오십 보를 도망했다면 처벌을 어찌해야 하나? 맹자왈(孟子曰), 백 보를 내뺀 자나 오십 보를 도망간 놈이나 두 사람 다 도망간 본질의 차이가 없다고 대답한 것이 유래라고 한다. 똑 같은 말은 영어의 옛 속담(古諺)에도 있다. “The pot calling the kettle black”라고 하여 티 팟(tea pot) 이 자주 검어지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케틀(kettle)에게 검다고 하는 것으로, 오십보백보의 번역으로도 가끔 쓰인다고 한다. 뿐인가, 한국 속담은 더 직설적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보고 나무란다’는 말은 아마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인간은 오십보백보로 옹기종기 모인 무리 속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들은 속담의 행간(行間)에 있는 깊은 속 뜻은 모르고 산다. 교활한 정치꾼들은 그 인간의 몽매함을 철저히 이용한다. 백성(百姓)의 머리를 깨게 하면 자기들을 귀찮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성들은 그 안도감 때문에 창의가 사라진다.어떤 새는 굶어도 새장을 거부하고, 어떤 새는 새장 속 먹이에 안주한다. 나는 걸 포기하고 배만 채우며 날개를 접고 자유를 팔아먹은 새는 그래서 ‘새다움’을 잃어간다. 말하자면 이 말은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말이다. 기존의 방식으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내 기준’만 고집하며 죽기로 매달려본들 매출은 10% 발전도 어렵다. 허나,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30% 늘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게 바로 전략이고 전술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그걸 증명한다고 한다. 흔히 거꾸로 보고, 뒤집어 보고, 흔들어 보라 한다. 통념(通念)에서 벗어나되 합리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역발상(逆發想)을 해보라는 얘기다.

근간 우리는 나라의 최고 지도층 인사들의 두 얼굴을 보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보수든 진보든 상관 없이 벌건 대낮 일하는 시간에 음주를 하다가 파파리치들에게 걸려 ‘개망신’을 당한 일이다 한 사람은 막중한 국가 예산을 심의하고 짜 맞추는 중차대한 시각에 ‘한 잔’ 걸치고 국회에 들어오다가 비틀거리는 흉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하나 여당 대표는 왜가리처럼 반일(反日)을 외치며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다가, 잠깐 점심시간에 여의도의 소문난 일식집에서 우나기(장어) 요리에 ‘사케’ 한 잔으로 입가심을 하셨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또다시 염치없이 ‘일본 타도(打倒)’의 깃발을 흔들다 걸렸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한 바로 당일이었다.

그런가 하면, 일본 언론인 ‘프라이데이디지털’은 ’재팬 야후‘의 사진까지 캡쳐 해서 우리 대통령 영부인 및 아들과 딸들의 유난한 ‘일본사랑‘을 큰 기사로 다뤘다. 그리고 청와대 홈페이지를 보면, 대통령은 ‘생활비’ 아끼려고 싸고 좋은 생필품을 ‘다이소’에서 사 쓴다고 자랑(?)을 했었다. 시쳇말로 웃기는 ‘짬뽕’-. 그러다가 느닷없이 애매한 서민들 펌프질 하며 일본제품 ‘불매’하자고 깃발을 들었다.

따져보면 이것은 논리적으로 틀리다. 왜냐면 저쪽에서 물건 안 팔겠다면 우리도 너들에게 필요한 우리 물건을 같이 안 팔겠다고 해야지 맞다. 그런데도, 너희들이 안 팔겠으니 우리도 안 사겠다고 하면 되레 일본 편 들어주는 게 아닌가. 일본이 그래? 그러면 사지마! 그러면 우리는 할 말이 없다. 어쨌거나… 저간의 이런 모두는 좌우를 막론하고 다 ’씹기 전문‘ 아류(亞流) ’기레기‘들에게서 나온 ‘반찬’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거의가 팩트들이다. 그래서 더 기가 차다. 특히 그 중에서도 여당 대표의 경우는 막장 코미디였다. 일하다 밥 먹으며 반주 한잔 한 게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거짓말‘ 하고 변명한 게 문제다. 점심시간이라 무심코 가까운 식당에 갔는데 하필이면 일식 집이어서 적절치 못했다고 하면 그냥 넘어갈 일이었다. 굳이 ‘사케‘를 국산 청주로, 식재료는 일제(日製)가 하나도 없었다고 그 집 사장을 내세워 변명을 하다가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이 1500개를 넘었다. 여당 대표만 ‘거시키’ 되었다.

‘나를 해코지 하면 나도 너를 갊는다’는 해법은 우선 ‘내 힘’이 상대와 버금가야 가능하다. 그렇지도 못하면서 말로만 왈왈되는 것은 아주 하급(下級)의 ‘개소리’일 뿐이다. ‘내 나라’ 챙기고 국익(國益)을 우선하는 데는 진보 보수가 따로 없어야 하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일본팔이’ 하는 건 대국민 사기다. 그러다 갑자기 그저께는 ‘남북 평화경협’으로 ‘극일(克日)’ 하자고 방향을 틀었다. 조오치! 헌데, 바로 다음날 새벽 김정은은 그 답례로 미사일 두 방을 또 쏘았다. 이렇듯 ‘뚱 킴’은 우리 대통령 알기를 ‘개떡’으로 알고 때 맞춰 ‘엿’을 먹이는데, 그 와중에 ‘내 돈’ 퍼주고 남북경협 해서 왜(倭)나라를 단숨에 따라잡자고? 어느 천 년에? 설사 그리 되려면 앞으로 최소 40년은 더 걸릴 것이다. 왜냐면 지금 일본이 우리보다 3배는 잘 사니까. 그리고 그 사이 일본은 홀리데이인가? 어째 판단력이 그것 밖에 안 되시나.

반일(反日)하며 남북경협으로 ‘평화 경제’ 일구자고? 세상에, 그걸 대안(代案)이라고 내놓나? 대한민국 국민을 몽땅 ‘으바리’로 알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찌하면 국민을 궁민(窮民) 만들어 총선에서 매표(買票)를 더 할까…그저 잔머리 굴리는 소리에 소름이 돋는다.

이제 난쟁이 키 재기 사고(思考)에서 벗어나라. 내편 네 편 가르지 말고 세상사를 오로지 정치적 수단으로 삼으려 하지 말라. 뭐든 닮을 건 닮으면서 앞서가야 한다. 제발 제대로 보고 바르게 깊게 보자. 오십 보 뒤에서 백 보 앞에 내빼는 자를 흉보지 마라.
뒷구멍으로 ‘우나기’에 ‘사케’ 즐기는 자들이 일부러 ‘똘깡’을 부리는 것 같다. 머잖아 그나마 가진 밥그릇마저 뺏기고 또 다시 딴 나라에 동냥해야 할 일이 생길까…요즘은 솔직히 내 조국이 두렵다.

손용상 논설위원

광고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