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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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파노라마  

왈츠의 선율을 타고 떠나는 시간 여행

 

오늘은 왈츠다. 포기할 수 없는 주말여행의 필수품을 우선 챙긴다. 아침부터 몸이 으실으실 댈 정도로 춥다. 그렇다고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여행의 첫번째 시작은 무조건 차의 시동을 걸고 음악을 트는 것부터다. 그리고 뒤돌아보지 않고 나서면 된다. 짧은 여행은 그렇게 하는 거다. 날씨를 살피고 장비를 챙기고 또 뭔가를 챙기다 보면 나설 수 없게 된다.

오늘의 행선지는 Waxahachie다. 달라스 다운타운에서 40분 거리다. 머리는 하얗게 지우고 왈츠의 선율에 몸을 맡기니 길가의 풍경이 들어온다. 아직도 나무엔 잎이 돋는 중이고 들녘엔 블루보넷 천지다. 이렇게 길을 나서면 풍경과 만나고 낯선 일상과 만난다. 그게 여행의 전부다. 여행에서 뭔가를 얻는다는 것은 욕심이다. 뭔가를 얻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 되면 안 된다. 그냥 머리를 하얗게 지우고 떠났으면 낯선 일상과 즐기면 되는 것이다. 왈츠의 선율에 몸을 들썩이다 보니 목적지에 닿았다. 이제 5감만 열어놓고 즐기면 된다.

스카보르 르네상스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16세기의 영국 마을을 통째로 재현해 놓은 민속촌 같은 곳이다. 중세 유럽의 진풍경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그곳에 있다 보면 타임여행의 행선지를 잘못 입력해서 낯선 곳에 불시착한 여행자 같은 고독과 만난다. 하나부터 100까지가 모두 낯섦으로 채워진 공간이다. 영주를 위해 싸우는 ‘기사’도 있고, 코끼리와 낙타 그리고 라마가 공존하고 텍사스의 상징인 ‘롱혼’도 있다. 사람들의 복장도 16세기 어느 유럽의 모습 그대로다. 사람들이 많다 보니 유럽의 어느 복잡한 광장이나 시장에 온 착각에 빠질 정도다.

가족과 같이할 여행지를 찾는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 1순위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다 존재하는 공간이다.. 다리만 튼튼하다면 즐길 수 있는 게 너무 많은 곳이다. 27개의 무대에서는 쉴새없이 공연이 펼쳐지고 웃음과 감탄사가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악이 골목마다 자리를 잡고 있다. 중세의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만 찾아 듣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세 음악과 집시음악 그리고 하프의 선율을 좇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4월과 5월은 달라스의 축제 기간이다. 가는 곳마다 축제다. 멀리 나설 필요도 없다. 주말 1시간 거리의 곳곳에서 특색있는 페스티벌이 봄꽃처럼 펼쳐진다. 블루보넷축제부터 재즈페스티벌까지 명품축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인생은 낯섦과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꼭 필요한 삶의 윤활유 같은 요소다. 복잡한 삶에서 일탈이 주는 여행은 누리는 자만 느낄 수 있는 삶의 묘약인 것이다. 다음엔 재즈를 들으며 재즈축제에 몸을 맡길 것이다. 그날을 그리며 빛 좋은 노을 속으로 들어간다. *

 

사진, 글 _ 김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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