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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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거리의 하모니카 연주자.달라스 수정교회 성도)

 

삶의 속도를 줄여 하모니카 소리를 듣다.

 

달라스 여름 뙤약볕이 한창이다. 연일 100도가 넘는 땡볕이 기승을 부린다. 그 뙤약볕 아래 한 사람이 서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다. 마치 거인처럼 수많은 인파 속에도 확연하게 돋보이는 존재다. 그가 힘을 주어 48개의 하모니카 구멍에 들숨과 날숨을 불어넣는다.

벌써 6년째다.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수 많은 사람 중 유일하게 아직도 서 있는 사람은 이대현 씨 뿐이다.  한결같다. 매일 5시간씩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하모니카를 불고 말씀이 들어있는 전도지를 건낸다. 그의 몸짓과 마음은 가식이 없다. 하나도 보태지 않고 하나님이 만든 그 모습 그대로다.  오가는 발걸음을 세우지 않고 오직 자기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며 달리던 그를 멈추게 한 것은 아내였다. 2011년 추수감사절 아침에 이학신 여사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던 그의 아내가 멈추자. 그들 주변의 모든 것이 멈춰 섰다. 아내의 병시중을 들면서 고단했던 삶이 그에게 준 교훈은 `고진감래`가 아닌 `삶의 무상함`이었다.

아내는 1년 동안 대현 씨의 간절한 소망과 지극 정성의 보살핌을 받고 기적적으로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대현 씨는 아내를 보살피면서 자연스럽게 잊고 살았던 하모니카를 들게 되었다. 그는 정식으로  하모니카를  배운 적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 마음을 다해 배우고자 노력한  분이다. 하모니카는 병상의 아내에게 해줄 수 있었던 유일한 도구였는지도 모른다. 정성을 다한  하모니카 소리는 치유의 소리고 회복의 소리가 되어주었다. 그 어떤 악기로도 못했던 것을 그의 들숨과 날숨을  받아 치유의 기적을 낳았다.

대현 씨의 하모니카 연주를 들을 기회가 있다면 단 몇 분이라도 멈춰 서서 듣기 바란다. 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속도가 우리가 지양해야  할 정상 속도다. 우린 안다. 멈춤이 우리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그러나 속도의 노예가 된 우리는 멈추는 것을 외면하며 산다.  멈춰야 세상도 보이고 삶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사진, 글_김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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