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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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총
(바이올니스트 . Las Colinas Symphony Orchestra 단원. 드림뮤직 아카데미 바이올린 강사)

 

 

  사진으로 쓰는 달라스 사람들의 일기  

 

  삶의 파노라마  

 

따뜻한 마음을 노래하는 4개의 심근

 

연주자의 분신은 악기다. 악기를 통해 관계와 소통한다. 그게 사람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본인보다 먼저 세상과 만나는 게 악기인 셈이다. 연주자와 악기는 만남부터 분리될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악기를 통한 세상과 대화하고 관계를 한다. 소통의 언어는 다르지만, 악기의 소리는 마음의 울림이다. 심근에서 울려 퍼지는 마음의 노래다.

 

그녀의 바이올린 소리에는 따뜻함이 배어있다. 차갑고 날카로운 선율보다 먼저 마음에 와 닿는 따뜻한 선율이 있다. 그것은 30년 넘게 바이올린과 한몸이 되어온 바이올리니스트 주은총 씨의 철학인지 모른다. 바이올린의 4현을 통해 전달하는 게 아니라 단 하나의 심금을 울려 마음을 나누는 철학 말이다. 소리는 공기처럼 가볍고 가늘지만, 마음과 만나면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되고 응원이 된다. 천 마디 말보다 따뜻한 한 소절의 음악이 때론 기적을 낳기도 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주은총 씨는 이름만큼이나 은혜 받은 삶을 살아왔다. 늘 주변에는 빛이 되어주는 은인이 많았다. 본인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고비 때마다 옳은 길로 인도하는 의인을 만났다. 고모와 동형춘 교수 그리고 충남대 음악과의 모든 식구들

 

그리고 낯선 유학길에 마음의 문을 열고 맞아준 SMU대학의 교수와 동료들, 첫번째로 전문연주자로 인정해주었던 Civic Orchestra of Chicago와 지금 행복한 연주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준 Las Colinas Symphony Orchestra까지 꺾기는 길목마다 의인의 인도를 받았다. 이제 악기로 그들의 은혜에 보답할 일만 남았다. 아낌없이 주었던 그들의 사랑처럼 수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주자로 우뚝 서는 일만 남았다.

 

악기는 아름다움만 연주하는 도구가 아니다. 때론 슬프게 때론 격정의 감정을 토해낼 때도 있다. 아름다움만 가지고는 제구실을 못 한다. 삶도 젊고 늙음이 있듯이 악기의 소리에도 희로애락이 있다. 그게 조화다.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소리는 진심어린 헌신이다. 하루에 5시간씩 연습하는 것은 완벽한 연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다. 내 안에 있는 위선과 거짓을 정화하는 시간이다. 그래야 떳떳하게 대중 앞에 서서 연주할 수 있다.
이제 바이올린은 주은총 씨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숙명이다. 잘 다듬고 보듬어 누군가에게 희로애락의 선물이 되는 연주를 했으면 좋겠다. 따뜻한 마음을 노래하는 네 색깔의 심근이었으면 좋겠다. 은총이란 이름만큼 따르는 이에게 은총이 되는 삶을 나누고 살았으면 싶다. 때론 연주로, 때론 따뜻한 손길로 때론 위안의 마음으로 그리고 성령 충만한 사랑으로...

 

사진, 글 김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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