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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펠 칼럼 그리운 아버지

2018.06.15 08:56

ohmily 조회 수:8

그리운 아버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듯이 저도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기억들이 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아버지는 무척 바쁜 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건축업을 하셨던 아버지께서 현장이 있는 지방으로 다니신 경우도 많았고, 서울에 계시더라도 아침 일찌감치 출근하시고 밤 늦게 퇴근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아버지의 얼굴을 뵙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해에는 - 70년대 말 당시 중동 건축 붐 때문에 많은 분들이 중동으로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  사우디 아라비아로 가셔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돌아오셨습니다. 물론, 그 사이 두 번인가 휴가 차 오신 적이 있었는데, 휴가 차 오실 때는 선물을 잔뜩 사 오셨습니다. 당시, 제 친구들이 감히(?) 가질 수 없었던 삼성 마이 마이, 소니 워크맨 등등 그렇지만, 그때 저는 아버지보다는 그런 물건들에 더 관심을 빼앗겼었습니다. 

아버지는 체격이 저보다 컸고, 힘도 저보다 세서 제가 아버지와 팔씨름을 해서 이겨 본적이 없습니다. 대학에 다닐 때까지 아버지를 이겨낼 수가 없었고, 그 이후에는 제가 너무 바빠져서 아버지와 팔씨름을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버지 머리가 하얗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버스를 탔는데, 누군가가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하면서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여기, 할아버지가 없는데, 누구에게 할아버지라고 하는 거지?”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저희 아버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있었습니다.

4년 전, 어느 날 한국에 있는 매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평소에는 자주 통화를 하지 않는 매제로부터 전화를 받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형님, 아버님이 담도암이라 합니다. 수술을 하면 한 1-2년정도 더 사실 수 있고, 수술을 하지 않으면 한 6개월정도밖에 사실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 당하는 일에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9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이겨내고 회복도 잘 하셨습니다. 

1년 반 전에, 누이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췌장암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 연세가 너무 많아 수술도 할 수 없고, 항암치료도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진통제로 고통을 줄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진통제 때문인지, 다행이 아버지는 큰 고통이 없었고, 암의 진행도 비교적 빠르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예전의 몸이 아니었습니다. 몸무게도 겨우 40Kg을 유지할 뿐이었습니다. 

몇 주 전에 다시 누이동생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복통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제는 정말 얼마 남지 않으신 것 같다고, 얼른 와 봐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여기서 일상과 목회 때문에, 또 갑자기 비행기 표를 사려고 하니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게 됐고, 저는 그제서야 아버지를 뵐 수 있었습니다. 

암 때문에 아버지는 뼈만 남아 있었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출석하시던 교회 목사님의 도움으로 몇 주 전에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고, 그후로는 평안해 하셨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힘을 좀 내시는 것 같아서, 지난 토요일에 “다시 올게요.”라는 말을 남기고서 달라스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비행기가 달라스에 막 도착을 해서 핸드폰을 켜고서 아버지의 소천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아버지는 숨쉬기도 너무 힘들었었고, 물도 마실 수 없었고, 음식도 드실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버지는 천국에서 예수님의 품에 안겨서, 그리고 마지막 부활의 때에는 예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셔서 마음껏 숨도 쉬고, 마음껏 물도 마시고, 마음껏 음식도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부활을 소망하게 됐습니다. 다만, 아버지께 무뚝뚝한 아들이 못한 한마디가 있습니다. “제게 아버지는 정말 멋진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곧 다시 뵐께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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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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