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펠

그래도 은혜 안에 있는

 

마태복음 13장을 보면, “씨 부리는 사람”에 대한 비유가 나옵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렸는데, 어떤 씨들은 길가에 떨어져서 새들이 먹어버렸고, 그리고 어떤 씨들은 돌이 많이 있는 곳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씨가 땅 속에서 자리를 잡기도 전에 강렬한 햇빛을 받고, 강렬한 햇빛 때문에 씨가 말라 죽고 말았습니다. 어떤 씨들은 가시덤불에 떨어지는 바람에 씨가 자라지 못하고 죽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는 좋은 땅에 떨어진 씨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좋은 땅에서 물과 양분을 받고 씨에서 싹을 내고 잘 자랐습니다. 결국, 이 중에는 30배, 60배, 100배로 열매를 맺게 됐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이 비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 농부는 아까운 씨앗을 길가에다가, 돌이 많은 땅에다가, 가시덤불에다가 뿌렸을까? 거기다가 씨를 뿌려도 씨가 열매를 맺는다고 생각하고 거기다 씨를 뿌린 걸까? 처음부터 좋은 땅에만 씨를 뿌렸으면 될 게 아닌가? 아무리 비유라고 하지만, 말이 안되는 것이 아닌가? 실제로, 농부가 씨를 뿌리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아무 데나 씨를 뿌리는 게 아니라 먼저 밭을 갈고서, 고랑을 만들고, 거기다 조그만 구멍을 내고, 씨를 하나하나 집어넣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면, 당시 팔레스틴 지역 농부들은 지금처럼 먼저 밭을 갈고, 고랑을 만들고, 땅에다가 씨를 심는 식이 아니라 밭을 갈기 전, 그러니까 밭에 돌도 있고, 가시덤불도 있는 그대로 씨를 뿌렸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까, 어떤 씨는 길가로 날아가고, 어떤 씨는 돌이 많은 쪽으로 날아가고, 또 어떤 씨는 가시덤불 쪽으로 날아가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러 어떤 씨는 길가에 뿌리고, 어떤 씨는 돌이 많은 땅을 찾아가 거기다 뿌리고, 어떤 씨는 가시덤불에 가서 거기다 뿌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씨를 뿌리는 밭에 돌들도 있고, 가시덤불도 있고, 가장자리 길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씨가 여기저기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물론 이 비유를 길가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 돌짝밭과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 가시덤불과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 좋은 땅과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 각각에 대한 비유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 사람 안에서 이런 네 가지 모습, 영적 상태가 다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느 영역에서는 좋은 땅과 같은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그렇다 해서 모든 영역에서 굳건한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른 어떤 영역에서는 굳건한 믿음은 커녕 여전히 못나고 연약한 영역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비유를 길가, 돌짝밭, 가시덤불과 같은 열매를 맺을 수 없는 영역과, 좋은 땅과 같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영역으로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는 농부가 뿌린 씨의 입장에서 약간은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길가에 떨어진 씨, 돌짝밭에 떨어진 씨,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 이들은 비록 좋은 땅에 떨어지지 못했지만, 각자의 떨어진 곳에서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거기서도 살아보려고, 뿌리를 내리고, 싹을 내려고, 살아 보려고,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다만, 거기가 좋은 땅이 아니었기 때문에 열매를 맺지 못했을 뿐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들이 길가, 돌짝밭, 가시덤불에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만약 좋은 땅에 떨어졌더라면, 30배, 60배, 100배로 열매를 맺을 수 있었을 지 않았을까? 이들이 여기 떨어지는 바람에 열매 맺지 못한 것은 순전히 땅 때문인 것이었고, 씨를 뿌린 농부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이 씨들을 평가하신다면, 좋은 땅에 떨어져서 30배, 60배, 100배 열매 맺은 씨들만 칭찬하시고, 반대로 길가, 돌짝밭, 가시덤불에 떨어지는 바람에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한 씨들은 칭찬하지 않으셨을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길가, 돌짝밭,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들, 거기에서도 살아보려고, 뿌리를 내려보려고, 싹을 내 보려고, 열매를 맺어 보려고 노력한 씨들도 똑같이 칭찬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들도 좋은 밭이라는 환경보다 길가, 돌짝밭, 가시덤불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도 좋은 밭에 있었다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뿌리를 내려보려고, 싹을 내 보려고, 살아 보려, 열매를 맺어 보려 노력한 우리들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는 좋은 밭이라는 환경에서 열매를 맺은 사람들과 똑같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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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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