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펠

가스펠 칼럼 헤브론 (1)

2018.12.14 10:27

KTN_WEB 조회 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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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브론 (1) 

 

브엘쉐바를 떠나서 족장로를 따라 헤브론으로 올라갔다. 헤브론은 브엘쉐바에서 약 40km 정도 떨어졌다. 그 옛날에 아브라함이 양을 치면서 이 길을 오르내렸을 것이다. 아브라함 할배가 터덜터덜 걸은 길을 나는 차로 간다. 이스라엘에 오면 어떤 건물을 구경하기 보다, 길을 다녀봐야 한다. 건물은 치장을 해놓고 역사를 변색시키지만, 길에서 느끼는 공기는 많이 다르다. 이 대기를 구약 사람들도 호흡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브엘쉐바와 헤브론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정박사님이 이야기한다. 우기(가을에서 겨울)에는 브엘쉐바에서 살았을 것이고, 건기가 되면 숲이 있는 헤브론으로 올라가서 살았을 것이란다.

 

사막지역에서 산지로 들어가는 것은 곧 웨스트 뱅크로 들어감을 의미하기 때문에 검문과 검색이 있었다. 이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생존에 본능 같은 것이 서려있다. 나라 없이 오랜 세월을 고생하고, 지금도 적대적인 세력에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다. 비행기를 탈 때도 오랜 동안 인터뷰를 해야만 했다. 안보는 절대적으로 힘과, 세심하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서만 지켜진다는 보편적인 법칙을 확인한 셈이다. 생존이 그냥 주어지는 선물은 아니다.

 

길에는 돌(라임스톤)이 많고, 야트막한 높이의 관목이 듬성듬성 나있다. 양떼랑 친구하면서 다닌다 해도, 걷기에 정말 한심한 길이었겠다. 사천년 전에 아브라함은 이곳을 지났다. 가족과 그리고 양떼와 함께 40 킬로를 걸어서 갔다. 아브라함은 얼마나 자주 이 길을 다녔을까? 식솔과 양떼가 있었지만, 뭐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을 거다. 
창세기 22장을 보면, 아브라함이 브엘쉐바에서 모리야산(유대 전승에서는 예루살렘)으로 이삭을 데리고 갔다.

 

약 80-90km의 거리란다. 그들은 사흘길을 갔다. 하루에 30km는 족히 걸은 셈이니, 대단하다. 성인 남성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약 20 km 남짓이라니,  그들은 상당히 무리했다. 왜 그랬을까? 아마 아브라함이 열받아서 땅만 내려다 보며 걸었기 때문 아닐까? 아브라함에게는 아들을 바쳐야 하는 길이었다. 얼마나 속이 뜨거웠을까? 그는 걷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나도 자식 기르는 사람이라 그 마음을 따라 잡으면서, 엄청 짠했다. 따라가는 이삭은 유대 문헌에 의하면 30대 초반이었다고 한다. 힘이 좋았다 해도 아버지를 따라가는 길이 개고생이었을 거다. 아버지가 입마저 닫았기 때문이다. 그 길을 나는 이렇듯 편히 간다. 아무리 여행이 힘들어도 아브라함의 맘고생에는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막벨라 굴은 족장로 옆에 있다. 왜 라헬은 길에서 죽었는데, 길 가에 있는 가족 매장지로 가지 못했는지 새삼 생각한다. 그녀는 드라빔 사건에서 보듯이 메소포타미아 우상 문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건 아니었을까? 벧엘 근처에서 보인 야곱의 행동거지를 보면, 그녀에게 신앙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 막벨라에 묻히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라헬의 신앙적 모습을 가족이 받아들이지 못해서가 아니었나 싶다.

 

족장로를 따라가며 보니, 산 위에 정착민들이 집을 지었다. 정박사님 말이 유대인은 주로 산 위에 집을 짓는다고 한다. 이유는 세 가지란다: (1) 우선 전쟁이 많았기 때문이다. 산 위에 거주지가 있으면 싸움에 유리하단다; (2) 비가 오면 농사를 짓는데 (이스라엘의 밭은 지금도 거의 천수답이다), 농사는 산 밑에서 짓고, 거주지는 산 위에 지었단다. 농사짓는 땅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생각이었나?; (3) 이스라엘은 기후가 덥기 때문에, 산 위가 시원해서 집을 산 위에 짓는 것이 전통이란다. 하긴 예수님도 말씀하시기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 예수님이 말을 꾸며내서 하신 게 아니라, 그냥 있는 사실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셨단 느낌이 팍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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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권
조이풀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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