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펠

소소한 작은 행복으로 시작하는 2019년

 

어릴 적 저는 목사님들은 일주일에 하루 주일에만 교회에 계신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목사가 되고 목회를 하다 보니, 일주일에 하루는 커녕 거의 일주일 내내, 그것도 남들처럼 공휴일도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휴일이라고 주일예배와 설교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일주일 내내 거의 모든 시간을 교회 사무실에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목사가 돼서 목회를 하면서야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 지역 교회들이 미국교회 건물을 함께 사용하는 것처럼 저희도 미국교회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저희 교회 사무실이 미국 교회 사무실 바로 옆에 있어, 미국 교회 사무실과 냉난방 System을 같이 쓰도록 돼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지만, 막상 제 맘대로 난방 System을 켜고 끄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미국 교회 목사님이나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분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괜히 눈치가 보여서 그러는 것입니다.

 

그러던 차에 작년 여름에 우연히 얻게 된 휴대용 Heater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이게 어디 있더라?” 그리고, 사무실에 붙어 있는 벽장에서 -여기는 평소에 제가 잘 안 쓰는, 지저분한 물건들을 두는 창고와 같은 곳입니다.- 그 휴대용 Heater를 금방 찾아냈습니다. 사실, 그 휴대용 Heater는 저도 건너 건너 아는 분이기는 하지만, 이 분과 가족이 직장 때문에 Austin으로 이사를 가면서 아직 쓸 만하기는 하지만 자기들은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두고 갔다고 제가 부목사로 있었던 교회 담임목사님으로부터 공짜로 얻은 것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더운 여름이었기 때문에, 그 휴대용 Heater를 요긴하게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짐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주시는 목사님을 생각하면 거절할 수가 없어서 받아 뒀던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그 휴대용 Heater 덕분에, 그것을 요긴하게 사용한 덕분에 이번 겨울에는 눈치보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그만 그 Heater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Heater를 키려고 전원 Button을 눌렀는데, 그 Button이 쑥 내려가서는 다시는 올라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렇게 내려간 그 Button이 다시 올라오기만 하면, 다시 모든 게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리 그 Button이 다시 올라오기를 기대하면서, 그 Button을 눌러보고, 또 눌러 봤지만, 그리고 기도도 해봤지만, 제가 아무리 그렇게 발버둥을 쳐도 그렇게 내려간 전원 Button은 다시는 원래대로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바로 아내의 표정이었습니다. “또,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말을 듣겠구나.” 제 아내는 저를 “마이다스의 손”이 아니라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부르곤 했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 제가 만지는 전자제품이 고장이 잘 나기 때문에 아내가 붙여준 별명입니다. 저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제가 만지는 전자제품들은 고장이 잘 난다는 사실은 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제가 정전기가 많아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 제 안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 봐도 내가 이과 출신인데, 누구를 기계치로 알아?” 오기를 부리면서 고장 난 Heater를 고쳐보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고친다고 발버둥을 치다가 전원 Button이 안쪽에서 뚝 하는 소리를 내면서 무엇인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마이너스 손”을 인정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잘 쓰던 Heater를 못쓰게 돼서 그런지 사무실이 더 추운 것 같았습니다. 두꺼운 오리털 외투를 껴 입어보고, 뜨거운 Coffee를 마셔 보기도 하고, 그렇게 버텨보려고 했지만, 너무 춥기만 하고, 그래서 그런지 집중도 잘 안됐습니다. 그렇게 고장 난 Heater를 볼때마다 아쉽다는 생각만 더해졌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도저히 안 되겠다.” 하는 생각에 사무실 바닥에 주저 앉아서 고장 난 Heater를 고치겠다고 이리저리 만져봤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길쭉한 쇠붙이를 부러진 전원 Button 안쪽에 넣었는데, 갑자기 Heater에 전원이 들어오더니, Heater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혼자 중얼거렸던 말, “아, 정말 따뜻하다. 아, 정말 행복하다.” 행복은 그렇게 거창하거나 멀리 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소소한 작은 행복으로 시작하는 2019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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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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