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펠

가스펠 칼럼 브엘쉐바에서 (7)

2018.11.09 11:14

ohmily 조회 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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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엘쉐바에서 (7) 

 

쉐펠라를 지나는 40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서 브엘쉐바에 이른다. 여기 저기에 위치한 교차로의 똥글뱅이를 지나 텔 브엘쉐바에 들어섰다. 텔 입구에는 수도가 있고, 거기서 찬물이 나왔다. 이런 사막에 찬물이라니. 뭐랄까, 텔 지하에 있는 수조와 연결해서 상상력을 키우라는 건지, 아니면 현재 이스라엘의 관개 시스템을 자랑하는 건지, 그건 모르겠다. 땡볕이 내려쬐기 시작했다. 더위를 무릅쓰고 텔 위로 올라갔다.
텔은 주전 8-9세기의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로 따지면 왕정 초기다. 아마도 여기 산 사람들은 유대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네게브 한 가운데 이런 작지만 규모가 있는 성읍을 세웠다는 게 대단하다. 어떤 이들은 브엘쉐바에 아브라함의 흔적이 있는지 묻는단다. 워낙 오래 됐기도 했지만 사실 그건 상관없다는게 정박사님의 말이다. 아브라함은 목자였고, 양을 쳤다. 잠을 잤어도 천막에서 잤을 것이고, 어떤 구조물을 세우지 않았을 게 틀림없다. 그러니 어찌 그의 물리적인 흔적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중요한 건 그의 흔적을 지닌 건물이 아니다. 대기에 떠도는 그의 호흡과 양떼를 향한 외침을 이곳에서 듣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텔에서 네게브 사막을 돌아보던 정박사님이 묻는다. 하나님께서 왜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비옥한 메소포타미아를 떠나게 하셨을까? 다른 대답도 있겠지만, 광야에 서면 답은 한가지다. 비옥한 땅에서는 사람이 절박하지 않다. 신도 여럿이다. 척박한 곳에서는 사람이 절박해진다. 하나님의 도움이 아니면 절대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구한다. 칼 야스퍼스(Karl Jaspers)가 말했듯이 결국 인간은 한계상황에서 하나님을 찾는 것 아닐까. 최소한의 삶의 여건은 과연 재앙일까, 아니면 축복일까? 최소한의 생존만을 담보하는 강수량은 의미가 있다. 브멜쉐바의 연간 강수량은 200 mm 남짓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임계점이다. 이보다 비가 적게 오면, 그곳에 아무 것도 심거나 거두지 못한다. 양을 치며 뭔가 조금 심기도 했을 아브라함은 그야말로 생존이 간당간당한 곳에서 살았다.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에게, “네가 내 말을 들으면 복을 주겠다”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기복신앙과 상관이 없다. 이건 조금 더 가지겠다며 하나님을 향해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다. 하나님이 아니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사람에게, 절대적인 생존을 위해서 그분이 하신 말씀이다. 이런 한심한 곳에서 “네가 내 말을 청종하면 나는 네게 생명을 선물할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아브라함은 거기서 헤브론을 왔다 갔다 했을 것이다. 아마 건기에는 헤브론에서 사람과 어울렸을 것이고, 우기에는 이곳에 왔을 것이다. 이스라엘에는 10월에 이른 비가 내리고, 겨울비가 12월에서 2월까지 온다. 이때가 우기이다. 비오는 철이면, 아마도 아브라함은 브엘쉐바로 양을 몰고 내려왔을 것이다. 네게브에서 천막을 치고 양떼를 돌보면서 아브라함은 매일 하나님을 찾았겠다. 그분이 돌보시지 않으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나님이 정말로 조악한 곳으로 사람을 부르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텔 너머로 네게브 사막과 신도시가 보인다. 텔 주변에는 이른바 건천(히. 나할 / wadi)이 보인다. 정박사님이 시 126:1-6 이야기를 건넨다: “하나님께서 포로를 남방의 시냇물처럼 돌리신다.” 네게브(남방)에 비가오면 건천에 물이 갑자기 넘쳐 흐른다. 이 지역의 흙은 로에스(Loess) 황토인데, 물에 가라앉지 않고 함께 씻겨 내려간다. 비가 왕창 와서 와디를 채우고, 황토빛 물이 확 쓸려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시편기자가 그렇게 노래했다는 거다. 성경이 살아서 심장을 두드리는 생생한 이야기다. 
이쯤해서 텔 탐사(?)를 마치고, 점심 먹으러 신도시 네게브를 향해서 출발했다. 배도 고프고 좀 지치기도 했다. 네게브 신도시는 쾌활했고, 복잡했으며, 좁았다. 차를 간신히 세우고 식당에 들어갔다. 빵이 맛나다 해서 먼저 한 덩어리를 시켰다. 이어서 나는 연어요리를 주문했고, 정박사님은 이탈리아식 작은 납작만두를 달라 했는데, 양이 많아서 다 먹질 못하고 결국 음식을 남겨야 했다. 점심을 나눈 후에, 아브라함의 또 다른 거주지 헤브론을 향하여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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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권
조이풀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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