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CMIT 음악원 어린이 정경

2018.08.31 08:24

ohmily 조회 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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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 음악 영재들의 향연

 

어린이 정경

 

음악에 문외한인 분들도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트로이 메라이 ( Traumerei)’ 라는 곡이 있습니다. 제목을 듣고는 생소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음악을 찾아서 들어보면 ‘아, 이 곡’ 이라고 하실 만 한 , 조금만 과장을 더하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곡입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 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피아니스트 김정원 씨가 연주했던 곡이기도 한 이 곡은, 로버트 슈만의 ‘ 어린이 정경 (Kinderszenen, Scenes from Childhood)’ 중 한 곡입니다. 
어린이의 정경은 어린이에 대한 곡이지만, 어린이를 위해 작곡된 곡 아닙니다. 제목만 보고 혹시 아이들을 위해 작곡된 곡인  줄 알고 악보를 펼치면 난이도에 놀라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슈만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작곡한 짧은 피아노 곡 모음집입니다. 
슈만이 28세이던 1938년 그는 이 작품집을 그가 사랑하던 클라라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당시 19세였던 클라라는 슈만과 사랑에 빠졌지만, 슈만의 피아노 선생님이기도 했던 그녀의 아버지는 슈만과의 연애와 결혼을 심각하게 반대했습니다. 클라라가 재능있는 음악가이며 당시 한참 유명세가 시작되던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2년 뒤 클라라와 슈만은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됩니다. 
원래 어린이의 정경은 30곡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중 13곡만 선발해서 Op.15, 어린이 정경 으로 출판 되고, 나머지 곡들은 이 후에 Op.99와 op.124로 출판되었습니다.  사실 어린이 정경 (Op.15)은 8곡의 Noveletten 과 함께 출판될 예정이었지만, 슈만이 마음을 바꿔 두 작품집을 분리시키기로 결정하면서 8곡의 Noveletten 은 Op.21 어린이의 이야기 (Children’s Tale, Kindergeschichten)이라는 부제가 붙은 작품집으로 출판되었습니다. Novelette은 독일어로 단편소설 이라는 뜻이고 Noveletten은 복수형이므로 ‘단편소설집’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슈만은 문학적인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슈만의 아버지는 출판사와 서점을 운영하며 직접 글을 쓰기도 하는 문학가였습니다. 따라서 슈만도 이런 영향을 많이 받아 10대의 대부분을 시와 수필, 단편소설 등을 쓰는데 보냈다고 합니다. 그의 이런 문학성은 시와 음악이 접목된 Lied ( 독일 가곡)에서 돋보여 훌륭한 곡을 많이 남겼을 뿐만 아니라 기악곡, 특히 피아노 소품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1938년 슈만이 클라라에게 이 곡을 선물했을 때 그녀는 “가끔 나는 당신에게 어린아이 같은가봐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작품명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슈만은 클라라에게 쓴 편지에서, 작품명에서는 웃겠지만 연주할 땐 진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그 곡들이 당신을 즐겁게 할 거요,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 피아노의 거장이라는 것을 잊어야 할 거요” 라고 적었습니다.  *

 

최원경
CMIT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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