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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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송혜영의 음악 에세이  

 

음악, 한 영혼을 위하여

 

▨ 어스킨 컬리지 초청 듀오 아줄 연주회

지난 2월 필자와 피아니스트 에이미 거스탑슨으로 구성된 피아노 듀오 아줄은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향했다. 어스킨 컬리지에서 듀오 연주회와 총장 취임 예배에서 특별연주로 초청받은 길이었다. 특별히 바하, 바인, 루빈스타인, 리스트, 구노, 생상 등 종교적 주제를 지닌 피아노 듀오곡들로 이루어진 이번 프로그램을 기독교정신으로 설립된 이 대학에서 가지게 된 것은 청중과 연주자 모두에게 배의 기쁨을 나누게 하였다.
평화로운 작은 고장에 자리한 대학의 뛰어난 시설과 훌륭한 컨서트 홀, 180년 역사가 새겨진 아름다운 캠퍼스는 연주회장으로 향하는 우리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주회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뜨거운 기립박수로 환호하였고 우리는 찬송가 ‘하나님의 사랑’을 앵콜로 화답하였다. 연주회를 마치고 자리를 뜨지 않고 일일이 찾아온 청중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리셉션은 두 시간을 훌쩍 넘어서야 겨우 종료가 될 수 있었다. 어스킨 컬리지는 듀오 아줄의 음반과 녹음 제작을 공식적으로 제안하여, 올 가을 그 곳에서 재회를 기약하게 되었다.

 

▨ 달라스 라이브러리 송혜영 피아노 독주회 

듀오 연주회를 마치고 1주 후에는 달라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라이브러리에서 송혜영 피아노 독주회를 가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별히 드비시 서거 150주년을 맞는 올해를 기념하기 위해 드비시를 중심으로 그와 부드러운 흐름을 지닌 바하, 야나첵, 코닉 등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연주회를 마치고 끝까지 남아 기다리던 한 학생은 내 앞에 서자 마자 수많은 감탄사와 흥미로운 질문들을 쏟아 냈다. 그러고도 충분치 않았던지, 다음 날 이메일로 조목조목 추가 질문까지 보내왔다. 한 젊은 청중의 음악적 호기심과 열망이 담긴 눈망울을 보며, 연주여행에 이어 독주회를 준비하며 누적된 긴장과 피곤, 조악한 삶의 지꺼기들이 한 순간에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단 한 사람을 위해 연주할 수 있다면 무대에 오를 것이라 다짐한 것에 대한 약속처럼,  언제나 그렇듯이 그를 보내 주신 것이다.

 

▨ 제자의 어깨 위에

내 독주회를 하루 앞둔 날, 홈스쿨을 하며 거의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우던 한 학생이 생애 처음 도전한 음악콩쿨에서 의미있는 수확을 거두어 왔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이 그저 좋아서 혼자서 끼적이듯 피아노를 치며 작곡을 해 온 열여덟의 제자 허드슨.  부지런히 일하고 공부하느라 당장의 미래를 그리는 것 조차 막연하다는 그에게 피아노는 수단이 아니라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조용하지만 묵묵히 한 걸음씩 전진하는 그들은 늘 내게 음악에 대한 순수히고 뜨거운 열정을 상기시켜 주는 스승이다. 다음 달 하이든, 베에토벤, 쇼팽, 드비시 등의 작품으로 생애 첫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는  그의 어깨 위에 기도한다. 음악으로 네 삶이 충만케 되리라. 음악으로 주변을 밝히는 그 한 사람이 되리라. 

 

▨한 영혼을 위한 기도

오는 4월 12일 나는  웨더포드 컬리지에서 마에스트로 죤 지오다노가 이끄는 포트워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모짜르트 협주곡 가장조 23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알켁 아트센터 개관 20주년 자축하며  웨더포드 컬리지가 야심차게 기획한 연주회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음악회이다.  
마에스트로 죤 지오다노는 TCU 교수이자 포트워스 오케스트라의 명에 지휘자이며 오랫동안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쿨의 체어맨으로써 역할을 훌륭히 감당하였다. 모짜르트 음악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도 23번은 눈부신 생명력으로 가득찬 곡이다. 내 스승인 피아니스트 그레고리 엘런은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도 제일 사랑하는 곡이 이 곡이며  3악장의 마지막으로 주제가 나오는 부분에 다다를 때면, 도저히 이 곡을 떠나고 싶지 않아 눈물이 날 정도라고 그 감격을 표현하시곤 했다. 
삶의 빛나는 생명력과 뒤안길의 눈물, 벅차 오르는 생의 기쁨을 담은 위대한 작곡가 모짜르트와 살아 있는 역사 명지휘자 죤 지오다노, 그들과 함께 할 무대를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영혼을 위한 기도를 바친다.  *

 

송혜영 
피아니스트, 음악박사
웨더포드 칼리지
Artist in Residence

www.hyeyoungs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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