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상속(相續)에 대하여 (6) 

 

앞서 간략히 설명한 바와 같이, 피상속인의 사망 이전에 먼저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자가 되어 상속을 받을 수 없게 된 상속자격자를 대신하여 상속을 하는 경우를 대습상속(代襲相續)이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대습상속인의 상속분은 먼저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자가 된 상속자격자인 피대습자의 상속분을 그대로 따르고, 만약 이러한 대습상속자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대습상속자들 사이의 관계는 다시 앞서 설명한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하게 됩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첫째 아들이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상태에서 아버지가 나중에 사망하였는데 아버지의 사망 당시 기준으로 배우자(아내)는 살아 있고,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첫째 아들의 아들(손자) 한 명과 딸(손녀) 한 명이 살아 있으며, 둘째 아들이 생존한 경우의 상속분을 산정하여 보면, 먼저 아내의 상속분은 배우자로 5할(50%)를 더하여 1.5/(1+1+1.5)이 되고, 둘째 아들의 상속분은 1/(1+1+1.5)이 됩니다. 

그런데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첫째 아들의 아들(손자)과 딸(손녀)은 사망한 첫째 아들에 대한 대습상속자들이기 때문에 피대습자인 첫째 아들의 상속분인 1/(1+1+1.5)을 같은 순위의 두 명의 대습상속자들이 법적상속분 분할비율에 따라 동일하게 절반씩 나누어 갖기 때문에 아들(손자)이 1/(1+1+1.5)*(1/2), 그리고 딸(손녀)도 1/(1+1+1.5)*(1/2)의 상속분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대습상속과 관련하여, 언론에 많이 회자되었던 유명한 판례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1997년 8월 6일 금요일 괌에서 항공기가 추락하여 총 254명의 탑승자 가운데 229명이 숨진 대형 참사가 있었습니다. 이날 위 항공기에 약 1,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A그룹 회장과 그의 부인, 아들 내외와 손자, 큰 딸과 외손자, 외손녀도 함께 탔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당시 위 회장의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자식과 손자녀 모두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었기 때문에 가족 중 유일하게 위 참변을 피한 사람은 하루 늦게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던 사위뿐이었습니다. 이후 위 회장의 형제자매들은 회장의 자녀와 부모가 모두 사망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상속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고, 회장의 사위는 자신만이 유일한 상속인이라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법리는 ‘동시사망의 추정’과 ‘대습상속’ 규정이었습니다. 한국 민법 제 30조에서는 비행기 추락사고나 배 침몰사고와 같이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민법 제 1001조, 제 1003조에서는 상속인이 될 자(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 그 배우자 또는 그 직계비속이 상속인이 될 자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는 대습상속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회장의 형제자매들은, 회장과 딸이 동시에 사망하였으므로 민법 제 1001조에서 규정하는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 상속 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동시사망이 추정되는 경우에도 대습상속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아 사위의 손을 들어 주었고, 이에 사위가 최종적으로 1,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홀로 상속하였습니다. 이후 대법원은 ‘상속인이 돌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피대습자)의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대습자)는 피대습자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에는 대습상속을 하고, 피대습자가 상속개시 후에 사망한 경우에는 피대습자를 거쳐 피상속인의 재산을 본위상속(本位相續: 선순위의 상속인이 자신의 지위에서 받는 상속)하여, 두 경우 모두 상속을 하는데 만일 피대습자가 피상속인의 사망, 즉 상속개시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만 그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가 본위상속과 대습상속의 어느 쪽도 하지 못하게 된다면, 동시사망 추정 이외에 경우에 비하여 현저히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것이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위 사례는 회장이 먼저 사망하였다면 딸이 회장을 상속한 다음 딸의 사망에 따라 사위가 상속을 하게 되고, 반대로 딸이 먼저 사망하였다면 사위가 딸을 대습상속하여 회장을 상속하게 되는 점에 비추어 동시사망의 추정이 있다고 하여 사위가 상속을 못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 것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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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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