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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수는 무식하다?

2018.03.30 09:07

KTN_WEB 조회 수:207

  손용상 칼럼 / 짧은 글 깊은 생각  

 

보수는 무식하다?

 

 이른바 ’촛불’이 동력이 되어 태어난 지금의 좌파 정권은, 약속(?)대로 보수를 그야말로 ’작살’을 내는데 대충 성공한 것 같다. 우선 키워드로 ’늙음’과 ’무식함’을 내세워 보수 우파의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틀딱’이라는 신조어를 통해 보수를 희화화 했다. ‘이념이라고는 고작 색깔론’뿐이라고 내몰아 늙다리=꼴통 보수라는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 또한 다수의 언론들도 보수의 몰락은 시간 문제라느니, 40대 이하에선 아예 경멸의 대상이라느니, 앞으로 20년 후까지 보수에는 미래가 없다느니 등의 조롱을 바가지로 퍼부었다. 뿐인가, 국민을 통합으로 이끌어야 할 대통령마저도 선거 때 함부로 보수를 불태워 씨를 말려야 한다고 부채질했던 걸 보면 마치 시중 잡배나 다름이 없었다. 본인도 ’틀딱’ 세대이고 말도 새더라만...
 

얼씨구나! 좌파 논객들은 ’자연 법칙상 늙음은 추한 것이고 활기와 거리가 멀다, 따라서 늙음과 짝을 이룬 보수는 자연스럽게 모든 젊음과 아름다움과 활기와 배치된다, 그럼으로 젊음과 보수는 완전히 모순적 개념이 되기에 젊은이의 보수 진입은 아예 싹에서부터 차단되어야 한다’는 황당한 프레임을 만들어 다투어 나팔을 불었다. 결국 그들의 요설(饒舌)에 휘말려 젊은 보수층들도 가담했다. 그들은 자기들을 먹여 살린 아버지 세대 노련한 보수들이 구태의연하게 맨날 색깔론이나 앞세워 기득권에 매달려 있다가 탄핵으로 최종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자조하며 등을 돌렸다. 특히 박대통령 탄핵 이후, 우파 젊은이들은 좌익의 선동에 휘말려 한없이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동년배들 앞에서 감히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곰곰이 짚어보면, 이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혹 웰빙 자칭 보수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라면 모르겠으나, 아예 보수 세력 전체가 늙고 무식해서 몰락했다는 이야기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일방적인 이 주장은 묵묵히 자기 생활을 성실하게 해오던 기층 보수 세력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감정을 죽이고 다시 한 번 생각을 모아보자.

 

그들은 매일매일 가족의 안락과 소소한 기쁨에 만족하며 성실하게 일상생활을 영위코자 했다. 그리고 이 무심한 일상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체제를 용납할 수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반(反)북한, 반(反)공산주의를 택했을 뿐이다. 따라서 그들의 반공 이념이 조롱 받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어느 나라건 보통 사람들은 그저 별 생각 없이 순리대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이 그들의 미덕이기도 하다. 군인 경찰 등 국가 공(公)조직 외에 내가 소속한 체제만을 수호하기 위해 열심히 힘들게 살아가는 일반 국민은 드물다. 그런데 갑자기 그 이념을 조롱하고 왜 무식하게 살았냐고 비아냥하는 것은 부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보수란 원래 역사적으로 기존 제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대두되었을 때, 그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논리였다. 한 자료를 보면, 미국의 보수 이론가 헌팅턴(S. Huntington)은 그의 저서 ’Conservatism as an Ideology’에서 ”보수주의란 기존 체제에 대한 심각한 위협 세력이 등장했을 때, 그에 대응하기 위해 나오는 ’상황적 이데올로기’(situational ideology)”라고 정의했다. 다시 말해, 과거의 방식대로 별 생각 없이 평온하게 보수적으로 살던 사람들이 갑자기 출현한 새로운 이념에 놀라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고안해 낸 이념이 바로 ’보수 사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는 ’우리’ 곁에 그러한 위협 세력이 존재함을 설득력 있게 주변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설득과 호소력이 있어야 단합하고 번창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가 거둔 눈부신 발전은, 그 뿌리가 우리 근본 속에 있던 전통의 보수적 유산과 근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우리 민족은 그냥 ’돌상놈’이 아니었다는 증좌다. 그런데도 어느 날, 완장 찬 좌익 세력들이 느닷없이 나타나 윗세대를 깔아뭉개고 기존 제도를 단숨에 때려 부수려고 한다. 그들의 일탈 행위는 그 집단이 분별없는 이기성향과 비이성적 편협된 시각을 가졌음을 증거하고 있다. 그런 세력은 당연히 후손에 대한 배려도 하지 못하는 단세포 동물과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택동의 홍위병들처럼 그야말로 ’싸가지’ 없는 ’후레자식’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설득력 있는 보수 세력이 단합해 이들을 막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

 

손용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