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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훈칼럼

 

건국일 국론 분열 더이상 안된다

 

지난 15일 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상해 임시정부 수립일인 1919년 4월 13일을 건국이라 밝힌 것이 진보와 보수 간 ‘건국절’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국가의 건국절이 명쾌하게 정립되지 않고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 등 진보 또는 보수 성향에 따라 논란이 되풀이 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뉴라이트 학자들은 1948년을 건국절로 밝힌 바 있어 정치권, 학계, 언론 등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헌법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 이념을 계승한다”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보수 진영에서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 역시 1948년 5월 31일 연설에서 “29년 만에 민국의 부활일”이라며 “민국 연호는 기미년(1919년)에서 기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건국은 1919년, 수립은 1948년’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공개된 문서에서 이 전 대통령은 상해임시정부 초대 대통령 시기인 1919년 “대한민국을 독립적인 주권국가로 인정하라”는 취지로 일왕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1919년 4월 한국이 완전하게 조작된 자주통치 국가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1948년을 건국절로 보면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전부 우리 영토로 하고 있다’는 헌법조항과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조항은 사실상 북한이 지배하고 있는 영토를 우리나라 영토라고 주장하는데 1948년에는 남한만의 단독정부가 세워졌기 때문이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임시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구한국(한반도)의 판도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영토, 국민, 주권이 나라의 3대 요소다. 이것이 사실상 헌법에 돼 있다”고 밝힌바 있다.
건국절을 1945년으로 규정하는 것은 일제 치하에서 우리나라가 국가의 3요소(국민, 영토, 주권)를 다 갖추지 못했다는 국제법 논리를 근거로 하고 있다. 국제법적으로는 국민, 영토, 주권을 모두 갖춰야 국가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법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투쟁을 했던 점, 자체적으로 정통성을 스스로 밝혔던 점 등을 볼때 비록 3요소가 갖춰지지 않았어도 국가가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오승진 단국대 교수는 “국가의 3요소가 모두 일시적으로 처음부터 완전히 갖추어진 경우는 드물다. 식민지배에서부터 독립하는 경우에는 정부의 수립을 선포하고 무장투쟁을 통해서 독립을 획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는 일제 치하에서도 우리나라는 충분히 국제법적인 요건을 갖추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영국의 지배로 영토와 주권이 없었던 1776년에 독립을 선언했으며 7년 뒤에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6년 뒤에 정부가 수립이 됐고 그때 초대 대통령이 나왔다. 미국은 독립선언일을 건국시점으로 삼고 있으며 여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미국처럼 우리도 일제 치하에서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독립투쟁을 벌여왔다. 그래서 헌법 전문에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
1919년의 건국절을 부정하는 것은 임시정부와 독립투쟁을 가벼이 보는 것이며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역사를 축소시키고 왜곡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역사에 대해 신중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해 국론분열이 아닌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를 현시대에서 인정한 가운데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책무가 정치권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