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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상 칼럼 / 짧은 글 깊은 생각

 

새해는 ‘나’를 좀 알고 살자

 

정유(丁酉)년 한 해가 또 저문다. 보통 이즈음이 되면 사람들은 대개 ‘다사다난’ 어쩌구...하면서 지난해를 돌아본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1년 365일 8,760시간 525,600분 한 순간이라도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 없었던 날이 있었는가? 그리고 이어지는 새해, 새 닐에는 그런 고난과 어려움이 없어지겠는가? 왜 그랬고, 또 왜 그럴까? 한 번 곰곰이 머리를 모아보자.

 

우선, 우리네 사람들은 제 자신의 실체(實體)를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도 모른다. 그래서 매사를 제 멋대로 생각하고 자기 잣대로 남을 재단하는 아주 못된 버릇이 생겼다. 이웃을 배려하는 긍정의 마음이 없다. 과언(誇言)일까? 건국 이래 한 때 잠깐 자조 자립 협동 정신으로 나라 부흥에 민관(民官)이 함께 매진할 때 외에는, 그 이후 시대는 웬일인지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하는 짓을 보면 잘못한건 죄 남 탓이고 저만 옳다고 우긴다. 

언젠가 조선일보 김대중 논설위원이 ‘한국인들만 모르는 세 가지’ 라는 뼈아픈 논설을 쓴 적이 있다. 첫째, 한국인들은 지금 우리가 얼마나 잘살게 되었는지 모르고 있다. / 둘째, 한국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 셋째, 이웃인 중국과 일본이 얼마나 대단하고 두려운 존재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등이다. 이 글을 다시 풀이한다면 한국인들은 첫째 내가 사는 한국을 모르고, 둘째 북한을 모르며, 셋째 중국과 일본을 잘 모른다는 말이 된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들은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들을 거의 다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우리나라)도 모르고 적(북한)도 모른다. 더 나아가 이웃(일본과 중국)도 모른다. 스스로 몰라서도 안 될 일이지만, 문제는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마저도 이를 모른다면 정말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경국(經國)의 고전(古典)인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의 가르침을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어쩌다 배가 좀 불러지니 ‘간이 부어’ 창밖이 잘 뵈지 않는 모양이다.

역사를 돌아본다. 고려조 중반 이후 특히 조선조, 대한제국 시대까지 우리나라를 이끌던 사람들은 국제정세에 대해 너무 몰랐기 때문에 수많은 침략을 당했다. 많은 여인들을 중국과 일본으로 노리갯감으로 빼앗겼다. 수많은 공물(貢物)을 바쳐야 했다. 우리 땅이 남들의 전쟁터가 되게도 했고,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쟁사를 보면 임진, 정유재란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는 중국과의 전쟁이었다. 혹자(或者)는 청(淸)나라, 몽고 등이 왜 중국이냐고 묻겠지만, 그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은 현재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 영토에 있던 나라들의 역사를 모두 중국사로 간주하고 있다. 만주를 무대로 했던 고구려도 중국으로 보고 있다. 중국 최대의 ‘바이두(百度)백과사전’은 시인 윤동주를 중국인이라고 소개할 지경이다.

 

이렇듯 한국인들은 중국에 대해 ‘국제정치학적’으로 정말 무지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근간에 와서 우리나라 정부 고위 관리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보면 갈수록 태산이다. 비단 현 정부뿐만 아니다. 그 이전 정부들도 중국에 대한 인식은 허술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이들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는 묘한 어휘로 ‘중국을 통해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幻想)을 가졌었다. 그런 탓인지 지금의 정부는 한 술 더 떠 아예 스스로를 중국의 ‘조공(租貢)국’처럼 비하시키고 있다. 

 

이제 ‘내로라’ 하는 시 건방은 접어야 한다. 새해부터는 뭘 좀 알고 살자. 역사를 돌아보고 현실을 직시하자. 긍정적인 내 가정 내 일터의 삶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영원토록 진리일 수밖에 없는 국제정치적 교훈도 잊지 말고 살자. 즉 앞으로 우리와 맞부딪쳐 목숨을 걸 제일의 상대인 북한을 제외하고는 중국, 그 다음은 일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항상 대비하며 지피지기(知彼知己) 하자는 말이다. *

 

손용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