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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음모와 배신’의 시대

2018.02.09 10:03

KTN_WEB 조회 수:45

  손용상 칼럼 / 짧은 글 깊은 생각  

 

‘음모와 배신’의 시대

 

요즘 신문 방송을 보고 들으면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친다. 눈만 떴다 하면 ‘배신 배신’...언제부턴가 미디어들의 토픽이 ‘배신’ 일색이다. 그 대상은, 정권이 바뀌고 이른바 ‘적폐청산’의 표적 대상에 걸려든 옛 ‘주군’의 측근들이다. 그들이 그 시절 책상 밑 메모들을 폭로하면 언론이 제보하는 형태다. 그리고 그들은 검찰에 불려만 가면 꼭 ‘배신자’가 되어 매스컴을 탄다. 

<전직>에 이어 예상대로 <전 전직>까지 이름 하여 ‘적폐 청산’이 한창이다. 어쩌다 이 정권은 이순신 장군의 ‘칼’에 새겨져 있는 글귀대로 ‘일휘소탕 혈염산하 (一揮掃蕩 血染山河 /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천을 물들인다)’를 엉뚱하게 본받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왜적(倭敵)인가? 
허나...파사현정(破邪顯正)을 마다 할 수는 없다. 굽은 것 펴고 패악(悖惡)을 잡겠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 대통령 아니라 그 할아비라도 죄 있으면 벌 받아야 하는 법. 다만 ‘거시기’한 것은 소탕의 진행 단계 단계마다 늘 ‘배신’의 고리가 제대로 한몫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획’이나 ‘공작차원’의 ‘작품’도 많다는 것도 빈 말이 아닌 것 같다. 

 

들어 보니 검찰과 일부 ‘기레기’들이 서로 짜고 왕년의 별 것 아닌 일들을 까발려 뻥튀기해서 ‘비리’로 둔갑을 시키곤 한다는 소문이다. 일테면 검찰은 그들 측근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건수’를 들이대고 ‘너 감방 갈래, 아니면 알아서 길래? 불면 넌 봐줄게’ 하고 채찍과 당근으로 회유하며 그 사실을 언론에 흘린다고 한다. 그러면 당사자들은 거의 그 술책에 넘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나중에 보면 혐의는 죄 침소봉대나 조작이고 사기로 판명나기가 십중팔구였다. 
예를 들면 제 엄마를 배신한 정유라, 이모를 배신한 장시호, 전직 대통령들을 배신한 그 측근들,..거의 대부분이 그랬다. 그리고 그 당사자들은 그것이 ‘배신’인지 뭔지도 모르고 그냥 교활한 수사관들에게 휘말려 순식간에 세상에 천하 ‘몹쓸 놈’ ‘의리 없는 놈’으로 이마에 주홍글씨가 찍혀 버린다. 배신...? 왕년 기세 좋게 먹고 마시다 마무리로 노래방에 들어서면 으레 부르던 곡-.”배신자여~배신자여~사랑의 배신자아~여”가 다였다. 그때 하도 귀에 익어서인지 ‘배신’이란 말은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연인 사이에서나 쓰는 줄만 알았다.

 

그래서 이번의 이재용 재판의 결과를 보면서 더욱 마음이 참 착잡해졌다. 그리고 그런 음모와 국민 기만술책의 앞뒤가 더욱 선명해졌다. 박영수 ‘떡검’팀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기세당당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을 굴비두름처럼 엮어 놓았다가 그만 ‘어’되고 말았다. 이번 재판부의 용기(?)로 이재용은 거의 무죄로 풀려난 것은 그나마 천만 다행이다. 판사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제 거기에 연계되어 뇌물죄로 이중삼중 기소된 박근혜는 나중에 어찌될까? 그리고 그들이 입은 그동안 물심양면의 국가.사회.개인적 손실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새삼 논어맹자를 들추지 않아도 동서고금에 음모와 배신을 ‘선(善)한 가치’로 평가한 예는 없다. 가정과 학교에서도 당연히 금기(禁忌)로 가르쳤고, 상대 개념인 ‘정도와 신의’를 삶의 최고 덕목으로 삼았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본질에서는 똑같은 ‘배신’이었음에도 ‘위화도 회군’이나, 5.16, 10.26, 12.12처럼 사안(事案)의 배경과 규모, 그리고 그 이어진 결과와 후대의 평가에 따라 ‘배신’과 ‘의거’는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누가 과연 단종애사를 불러일으킨 계유정난(癸酉靖難) 때의 한명회가 되고 김질이 될까...그 결말이 자못 궁금해진다. 

 

앞서 말했듯, 매스컴에서는 연일 일족(一族)끼리의 상호 비방은 물론, 한때 호가호위하며 ‘문고리 권력’이었다는 가신(家臣)들마저도 전 주군을 옭아 넣기 위한 폭로와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개중에는 일찍이 ‘배신의 화신(化身)’으로 불릴 만큼 저간의 행각이 그러고도 남을 위인들도 있지만, 의외로 “브루투스, 너 마저도” 할 정도의 인물들까지 ‘안면 바꾸는 배신의 행보’를 한다. 그야말로 염량세태(炎凉世態)를 실감한다. 줄줄이 사탕...’배신과 음모의 천국’. 그들은 과연 사심 없이 정의를 위해 나선 것일까? “로마를 더 사랑해서”라고 웅변할 수 있을까? *

 

손용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