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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의 지구별여행기 6  

 어서와~ 이곳은 처음이지?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끼는 데쓰밸리국립공원
Death Valley NP

 

필자는 번잡한 도시보다는 한적한 공원이나 탁트인 경치가 좋은 여행지를 선호하는 편이다.
뉴욕이나 엘에이를 가면 맛있는 음식과 현대적인 건물들속에서 텍사스에서는 느끼기 힘든 도시인임을 만끽하지만 이런 곳은 사실 하루 이틀이면 사람에 치여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국립공원이나 서부의 사막을 지나다보면 끝없이 펼쳐지는 주변의 경치와 나즈막히 들리는 음악 속에서 나자신을 되돌아보고 몇천 년을 거듭하여도 변하지않는 자연속에서 나를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립공원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옐로스톤. 그리고 그 다음이 데스벨리 국립공원이다. 옐로스톤이 땅속 용암이 만든 국립공원이라면 데쓰밸리는 강렬한 태양이 만든 곳이란 표현이 맞을듯 하다. 두곳 모두 범창치 않은 풍경으로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하는 곳이다.
 죽음의 계곡이라.. 이름에서부터 벌써 심상치 않은 국립공원이다.  여름에는 화씨 120도를 넘는 무시무시한 곳이며 기름넣는 곳도 드물고 사고가 나서 오도가도 못하기도 하는 가장 오지의 국립공원. 얼마나 척박하길래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데쓰밸리 국립공원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의 경계에 위치한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하면 2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라스베가스를 벗어나 국도에 들어서자 평지가 사라지고 도로는 점점 산으로 향한다. 벌써 우리의 옆으로 지나가는 산들이 심상치않다. 조그만 도시 Pahrump 를 벗어나자 정말 휑한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데쓰벨리에 들어서기 전 마지막 기름넣는 곳인 Shoshone 에 도착하자 먼저 내 차의 기름 게이지를 보게된다. 다행히 렌트한 차의 기름떨어지는 속도가 더디어 더 주유할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 주유소의 기름 가격을 보는 순간! 라스베가스에서 기름 꽉꽉 채워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한 곳밖에 주유소가 없으니 가격은 주인 마음이다. 
데쓰밸리 국립공원에 들어서자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지않고 Furnace Creek Visitor Center 에 가서 돈을 내라고 쓰여 있었는데, 우리야 연회원권을 만들었으니 상관없지만 얼마나 많은 차들이 입장료를 낼지 조금 의문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황량한 곳에 입장료를 받는 부쓰를 만들어 놓는 것이 더 비용이 많이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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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의 굴곡을 느끼는 데쓰밸리
데쓰벨리에 들어서자마자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사람들은 도대체 이런 황량한 풍경을 보고 왜 가슴이 뛰는지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멋진 나무도 없고 가을 단풍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멋진 상봉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가는 이 길이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를 가르고 저 산뒤로 숨어버리는 풍경은 저 뒤에는 또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하는, 마치 우리가 내일일도 모르고 사는 인생같은 모습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그 길의 끝에 다시 펼쳐지는 갈색톤의 산과 황무지. 정말 이곳이 아무 것도 살 수 없는 땅이란 것을 말해주는 것같다. 
몇십마일을 가지만 차 하나, 사람하나의 모습도 보이지 않던 곳에서 처음으로 맞은 편에서 차가 오는것이 보였다. 반가운 사람을 만난듯 다른 차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면 이곳이 얼마나 외로운 곳인지 느껴지는가.
차 하나 없고 사람하나 없는 이 길이 시속 30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믿지않던 남편은 그냥 속도를 내다 갑자기 직각으로 꺾이는 도로에서 사고가 날뻔했다. 갑자기 도로가 굽어지는,  대체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도로가 있단 말이냐! 하지만 우리가 살다가도 이해가 안되는 일들을 만나듯 이곳도 예상할 수 없는 길을 만나게되는것이다. 결국 이곳에서 우리는 죽음의 신의 경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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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물이 고인 배드워터
몰몬포인트란 곳을 지나다보니 황무지에 하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황무지에 무슨 소금? 결국 궁금한 것을 못참고 내려서 직접 드셔보시고 소금인걸 확인했다. 
어느덧 첫 도착지인 Bad Water 에 도착했다. 
옛날 동부에서 이주해 온 몰몬사람들이 이곳에 잠시 쉬어가려고 말에게 물을 먹였더니 다음날 말들이 다 죽어있어서 Bad Water 라고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저 멀리까지 펼쳐진 하얀 소금평지는 거리를 가늠할 수 없었다.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저지대로 해발 -283 ft(-86m) 밖에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우리는 지금 바다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말이다.
진흙인지 서서히 말라들어가는 모습은 정말 이곳이 Bad 한 곳이란것을 말해주는것같다.
계단을 내려와 저 멀리 소금평야를 걸어보기로 했다. 정말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던 땅...아니 소금땅. 미끌거리면서 하얀 그 길을 따라 가니 얕은 호수가 펼쳐졌다. 그리고 지천에 깔린 소금들. 우리로 치면 굵은 소금. 그렇다고 먹을수 잇는 건 아니다. 
이 소금안에는 각종 미생물, 산으로 부터 내려온 온갖 중금속 등등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본 맞은편 산은 색깔도 이상하고 평평한 평지에서 갑자기 불뚝 솟아있는 것이 참 이상했다. 
나중에 안내판을 보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두개의 대륙판이 만나서 하나는 내려가고 하나는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지역이 해수면보다 낮은 것이고 저 앞의 산은 점점 높아지고, 혹 지진이라도 나면 아마 더 침몰할 것이라는 정보를 읽을 수 잇었다. 
Bad water 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Devil’s Golf Course 란 표지판이 보여 들러보기로 했다. 표지판부터 괴기스러운 끝도 없이 펼쳐진 악마의 골프코스. 그래도 악마는 이런 나무도 없고 죽 펼쳐진 평지니 홀인원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간 때가 겨울이라 비도 좀 많이 오고 햇빛도 강하지 않아 저 돌인지 소금덩어리인지가 조금 무딘 것같았다. 
아마 여름이 되면 저 독한 이빨을 더 드러내리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그저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런 괴기스런 땅인 저 끝까지 펼쳐져 있다는 생각이 드니 점점 소름이 돋기시작했다.
으스스한 느낌을 달고 나온 길에는 의외로 “Artist Drive” 란, 죽음의 계곡과는 조금은 어울리지않는 길이 보여 다시 올라가보기로 했다. 멀리서 보기만 해도 산위에 페인트를 부었는지 여러 색들이 퍼져있었다. 길을 가다 갑자기 DIP 이란 표지판이 있어 이게 뭔가 했더니.. 완전 롤러코스터 도로다. 
Artist Palette 란 곳은 이 지역에 많은 광물들이 있고 광물들마다 다른 색을 내어 화가의 팔레트라는 이름을 얻은듯했다. 다른 방향으로 올라가보니 전망이 툭 틔이고 오래전 강의 흔적이 보였다.  몇 천만년 전엔 여기도 푸른 숲이 있고 물이 흐르던 땅이었을지 몰랐다. 아마 지구가 온난화되면서 사막 지역도 많아진다던데, 우리의 뒷뜰에서 이런 광경이 보여지지않기만을 바랬다.
Artist Drive를 빠져나오는데 마치 깊숙한 미로를 빠져나가는 듯한 길과 완전 꼬인 S 자 코스의 길 등...  그냥 순탄히 나가고 싶은 마음과 달리 길은 이리저리 꼬이고 뒤틀려 우리를 인도한다. 이곳에서 나는 다시 인생을 느낀다. 결국 지나가야 할 길들이나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고 결국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인생을 말이다. 
그 꼬불거리다 쭉뻗은 사막의 길을 지나 도착한 Furnace Creek은 푸른 나무가 있고 물이 있는 오아시스다. 아마 Bad Water 를 헤매던 몰몬이주민들에겐 정말 천국이지 않았을까. 우리 인생도 항상 꼬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리라. 이렇게 어려운 길을 가다가도 또 쉬어가는 오아시스가 있듯 여행이 어쩌면 우리 인생에 이런 오아시스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볼 지브리스키 포인트로 향하니 벌서 해가 지고 있다. 언덕을 올라가니 의자가 놓인 곳 마다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석양에 붉은 흙들은 더 붉게 보이고 흰 부분은 더 하얗게 보였다. 어느 의사선생님 블로거는 이곳을 사람의 뇌라고 표현했는데 그 표현이 정말 적절했다. 사진으로는 내 눈으로 본 감동이 표현되지 않을정도로 아름답고 독특한 곳이었다.  
죽음의 계곡이라고 하여 삭막하기만 할 것이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울창한 나무 한그루 없어도 이렇게 아름답다.
지브리스키 포인트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해가 지고 별이 뜨면 저 의자만이 이곳에 남아 있을 것이다. 외롭게 보이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자리를 말이다. 돌아오는 길에 뒤로 보이는 죽음의 계곡에는 붉은 피같은 노을이 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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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 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여행가 및 블로거
전 미국/캐나다 주요도시 및 유럽, 일본 등 15개국 여행
네이트 / 싸이월드 여행관련 블로그 10만여명 방문 및 구독
여행 블로그(journeyofellie.com)를 새롭게 개설
journeyofell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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