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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스토리]  

“시온마켓 개장 달라스 동포들 예상보다 빠를 것”

황규만 회장과의 대화 … 달라스서 한달간 머물며 공사 준비

10월이다. 월마트 등 대형마트는 일찌감치 할로윈 시즌으로 들어갔다. 땡스기빙데이, 블랙프라이데이가 지나면 곧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려올 것이다. 
올해 달라스 한인 커뮤니티의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시온마켓과 롯데마트(가칭)일듯 하다. 한인들의 생활권이 마트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들 마트는 달라스 한인 상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해리하인즈-캐롤톤으로 이어지는 한인 커뮤니티의 중심을 좀더 북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을까?
일단 시온마켓을 짚어보자. 지난 8월 미주 한국일보와 달라스 한인신문 등을 통해 전해졌던 시온마켓의 달라스 오픈 소식은 이후 잠잠하다. 당시 2019년 하반기에 개장한다고 발표됐지만 그 후 아무런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 상가 임대와 관련된 소문도 없고, 한인회 등 달라스 동포사회와 접촉했다는 소식도 없다.

10월 1일(월) 시온마켓의 연락처를 찾았다. 황규만 회장의 전화번호를 얻었다. 다이얼을 돌리자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인터뷰같은거 하지 않습니다”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가식적인 권위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메시지에 힘이 있었다. 매스컴에 얼굴나가고 이름 알리는 것, 그런 허식을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
설득이 필요했다. 많은 동포들이 굼금해하고 있다. 우리는 그 궁금증을 풀어줄 의무가 있다. 오픈을 못한다는 소문도 있다. ‘낚시밥’(?)을 던졌지만 ‘약발’이 없었다. 
그가 말했다. “그냥 그렇게 알고 계시라고 그러시지요” 
건방지거나 오만하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목소리에 웃음기가 있었다. 외유내강형일까?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하다. 자존감 강한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바빠 보였다. 전화가 두번 끊겼다. 다행히, 그는 달라스에 있었다. 
“얼굴이나 한번 봅시다”하고 조르자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말했다.
“H마트 쪽으로 와서 전화주세요”

카메라와 메모지를 챙겨서 캐롤톤으로 달려갔다. 모짜르트 앞에서 전화를 했다. 톰앤톰이라는 단어가 들려왔다. 매장에 들어서자 입구 쪽에 한 남자가 등을 보이고 앉아있었다. 다가가 ‘황 회장님?’하고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매장을 둘러보니 또다른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허름한 캐쥬얼에 이웃집 아저씨같은 얼굴을 한 사내, 그였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는 것이 처음 만난 사람들의 기본 예법이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그도 나도 명함같은 것은 갖고 다니지 않는 ‘건방진’(?) 부류의 인간이었다.
“녹음하실 필요는 없고…”
휴대폰을 만지자 그가 말했다. 기자들의 행태에 익숙하다. 그가 다시 말했다.
“인터뷰하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니고 얼굴 보자는데 외면하면 오만하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 저는 미주한국일보 등과도 인터뷰 안합니다. 그 사람들이 제 사진이 없어서 젊었을 때 사진을 구해 쓰기도 합니다. 하하”
카메라 가방을 열 수가 없었다. 메모지와 볼펜을 들 수도 없었다. ‘무기’를 모두 무장해제 당한 채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부터의 글은 황 회장과 만난 다음날 그와 40여분간 나눈 이야기를, 기억을 더듬어 재생한 것이다. 요점만 정리했다. 워딩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대화의 순서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황 회장 본인은 자신의 이야기가 신문에 게재되는지 모른다. 보도하지 말라는 당부의 이야기는 없었다. 존칭은 생략한다.

 

▩“시온마켓이 예정대로 오픈하긴 하나?”
그가 미소띤 얼굴로 답했다. 
“모른다”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인가?”
“내가 내일 죽을 수도 있다. 앞날을 누가 알겠나?”

▩“분양한다는 소식도 없고 너무 조용하다”
“지금 내가 인터뷰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나중에 사기꾼이 될 수도 있다.”

▩“공사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준비할게 많다. 냉장고 위치도 잡아야 되고 전기등 기반 공사도 해야 하고 모든 것이 완료되면 시의 허가를 기다려야 한다.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장담 못한다.”
그는 자신의 휴대용 컴퓨터를 열어 도면을 보여줬다. 공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기자가 이 방면에 무식한 탓에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시온 마켓은 어떤 곳(회사)인가?”
“LA 등 캘리포니아 한인마켓 중에서는 제일 크다고 보면 된다.”

▩“텍사스에는 어떻게 오게 됐나?”
“낚시꾼이 어장을 찾는 것과 같다. 달라스는 미국에서도 급성장하는 도시다. 냄새를 맡고 왔다.(웃음) 우리는 샌디에고에서 출발해 캘리포니아에서만 여러 곳에 지점을 뒀다. 얼마 전 아틀란타로 진출했다. 주 경계를 벗어난 것은 처음이다. 아틀란타는 H마트 아씨 메가마트 등이 터를 잡고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지만 우리는 성공적으로 해냈고 자신감을 얻었다.”

▩ 달라스에는 H마트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달라스는 네거리에 가스 스테이션이 하나 있지만 LA 같은 데는 네 귀퉁이에 하나씩 4개가 경쟁하기도 한다. 한인 마트들의 경쟁도 비슷하다. LA에 비해서 여기는…(웃음)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팔면 된다.”

▩ 왜 루이스빌인가?
“원래는 플래노쪽을 알아봤다. 건물을 매입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이후 루이스빌 시어스가 비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어스는 우리와 여러차례 거래를 한 적이 있어 이야기가 쉽게 진행됐다.”

▩“달라스에는 언제 왔나?”
“한달 전쯤 와서 공사를 준비했다”

▩“잠은 어디서 자나?”
“모빌카에서 잔다”

▩“회장님씩이나 되는데 왜 그런데서 … ? ”
“대부분의 회사는 피라밋형이지만 우리 회사는 역피라밋이다. 위에서 지시한다고 밑으로 흐르지 않는다. 나는 피라밋의 맨 아래쪽에 있다. 모빌카는 내 집이다”

이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화가 끝날 즈음 다시 물었다.

 

“시온마켓 오픈하는 것 맞냐?”
“99%는 그렇다. 하지만 1%는 장담 못한다”
이번에는 그가 거꾸로 물었다.
“(시온마켓이) 언제 개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나?”
내가 답했다. “내년 말로 보도되지 않았나?”
그가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이 이날 대화의 포인트다.
“훨씬 빠를 것이다”

황 회장은 다음날인 2일(화) 달라스를 떠났다. 그는 멕시코 선교로 한달간 미국 밖에 머문다. 그는 크리스찬이고 장로다. 마켓 이름 ‘시온’이 말해주듯이.                                                                  

 

  KTN_ 서봉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