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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W 아시안들 설날 잔치 ‘풍성’

 

한국의 설은 추석과 함께 중요한 명절로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이고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고 세배를 하며 윷놀이 등의 놀이를 즐긴다. 그러나 미국에서 생활하는 한인들은 고국에서 설을 즐겼던 옛추억은 간직하고 있지만 이런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공휴일도 아니며 가족이나 친척들이 모여 사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설은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달라스의 한인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대규모 행사는 없으며 교회나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모임을 갖거나 평범하게 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다음주 화요일(4일)로 다가온 음력 신년은 중국 문화권에 있었던 다른 아시안 국가들이 지키는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로 대규모의 축제들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 

북텍사스 최대 아시안 타임즈 스퀘어 축제
그중에서도 이민자의 수가 많은 베트남 커뮤니티는 행사도 많고 그 규모도 상당히 크다. 음력 신년을 2주 앞둔 지난 1월 25일 오후 6시 그랜 프레리(Grand Prairie)의 아시안 타임즈 스퀘어(Asian Times Square) 쇼핑센터에서 음력 신년 축제의 개회식이 있었다.
아시안 타임즈 스퀘어가 주최하며 올해 12회를 맞는 이 축제는 DFW 지역에서 가장 큰 음력 신년 축제다. 미국 abc방송국의 IAMUP with Daybreak라는 아침 프로그램은 이 축제에 대해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
그랜드 볼룸에서 진행된 개회식에는 그랜 프레리시의 론 젠슨(Ron Jensen) 시장과 주 하원의원 크리스 터너(Chris Turner), 태런트 카운티 커미셔너 데반 알렌(Devan Allen), 달라스 카운티 커미셔너 엘바 가르시아(Elba Garcia), 태런트 카운티 판사 킴벌리 피스패트릭(Kimberly Fitzpatrick), 그랜 프레리 시의원들, 그리고 각 단체장들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베트남어로 신년 인사를 한 젠슨 시장은 그랜 프레리는 매우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사는 도시라고 소개하고 음력 신년이나 싱꼬 데 마요 등 각 민족들의 전통 행사는 일년 내내 거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시의원으로 있을 때부터 참여해 온 아시안 타임즈 스퀘어 축제의 12주년을 축하했다. 
개회식에는 다양한 공연, 침묵 경매, 로 (LOH) 재단의 감사패 및 장학금 수여식 등이 만찬과 함께 진행됐다. 그랜드 볼룸 바깥쪽 복도에서는 여러 스폰서들의 부스가 있어서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쇼핑센터 실내에 마련된 공연장에서는 가수와 댄서들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 한인들에게는 낯설지만 중국 문화권 음력 신년 축제의 대표적인 공연은 사자춤이다. 이번 개회식에서도 빨간색과 녹색의 두 사자가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며 내빈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다가가 그들로부터 돈이 든 빨간 봉투를 받았다. 
UTD 베트남 학생회에서 준비한 부채춤과 아이들의 전통 댄스 공연, 베트남 가요 등의 무대가 있었고 로(LOH) 재단이 그랜프레리 경찰관에게 올해의 영웅상을 수여한 뒤 매년 해 온 장학금 수여식을 가지며 개회식은 막을 내렸다.

베트남 커뮤니티 신년 축제 
참석자 중에는 태런카운티 베트남인회의 디엔 호(Dien Ho) 회장이 있었다. 그는 “다음주에는 알링턴에 있는 벤탄 플라자(Ben Thahn Plaza)에서 태런카운티 베트남인회의 음력 신년 축제가 열리는데 오늘은 이 축제를 도와주러 왔다”며 “갈랜드(Garland)에 있는 달라스 베트남인회는 지난주부터 축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내일도 갈랜드의 사이공 몰(Saigon Mall)에서 행사가 있어 거기 간다”고 했다.
음력 신년 축제는 2주간 진행된다. 사이공 몰 축제는 2주 전에 시작됐고 그랜 프레리 축제는 지난 주와 이번 주말에 있으며 알링턴 축제도 이번 주에 시작한다.
그는 태런카운티에 약 5만 5천명의 베트남인이 있으며 달라스에도 그 정도의 수가 있어 총 11만명의 베트남인이 DFW 지역에 있다고 했다. 그랜 프레리 축제가 세 축제중 가장 큰 이유는 위치도 두 베트남 커뮤니티의 중간이기도 하고 로(LOH) 패밀리가 오랫동안 성공적인 사업을 하며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호 회장은 달라스와 태런 카운티를 비롯해 휴스턴, 오스틴, 산 안토니오 등 텍사스 각 도시의 베트남인회는 서로 긴밀하게 네트워킹을 하며 허리케인 피해나 자연재해가 있을 때 성금을 기부하며 돕는다고 했다. 또한 전국적으로도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1996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그는 이전에 부모 세대가 이민자 공동체의 리더였을 때는 남베트남 출신과 북베트남 출신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자신의 세대는 서로 함께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좀 더 잘 살기 위해 미국에 왔는데 우리끼리 반목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문화권 국가의 풍습
싱가포르인회의 전 회장이며 DFW 동남아 전문직업인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조 고(Joe Goh)씨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이다. 그는 “나는 중국 부모 밑에서 자랐고 싱가포르에서 자랐으며 대만과 말레이지아에서 살아봤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음력 신년 풍습은 중국의 그것과 흡사한 점이 많다”고 했다.
중국의 음력 신년 축제는 신년 일주일 전부터 집안을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남에게 빚진 것이 있으면 갚고 관계에 문제가 있으면 해결한다. 올해의 문제를 내년까지 가지고 가지 않기 위해서다. 12월 마지막 날은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며 신년을 준비한다.
신년 축제 기간은 보통 이주일인데 직장에 따라서 한달씩 닫는 공장도 있다. 첫 주는 주로 가족이나 친척들과 축하를 하고 둘째 주는 친구들과 놀이를 한다.
첫날은 새 옷을 입고 가족 중 가장 높은 어른의 집으로 작은 선물을 들고 간다. 어른은 방문객을 맞아들이고 담소를 나눈다. 간식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 뒤 다음 차례의 어른 집에 방문한다. 고씨는 “한국처럼 세배하고 돈을 받는 풍습은 나는 경험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자춤과 폭죽은 현재 우리 주위에서 행해지는 중국식 축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놀이다. 새해 첫날 집집마다 문을 활짝 열고 사자를 맞이한다. 사람들은 사자가 집안의 악귀를 몰아낸다고 믿는다. 사자에게 빨간 봉투에 돈을 넣어 주거나 봉투를 긴 나무 막대기에 달아놓기도 하며 나무 막대기가 높을 수록 더 많은 돈을 넣는다. 사자에는 두명이나 세명이 들어가고 긴 나무 막대기에 달려 있는 돈을 따기 위해 높이 일어서야 한다. 
폭죽도 악귀를 몰아낸다고 믿는다. 나무에 여러개의 폭죽을 달아 터뜨리기도 하고 땅에 깔아놓고 터뜨리기도 한다. 폭죽 터뜨리기는 신나는 놀이이긴 하지만 흔히 집에 불이 나거나 사람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설 축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웃사랑교회에서 매년 설날 잔치를 해오고 있고 호남향우회에서는저녁 만찬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동포들은 언제 설이 지나갔는지 모르거나 한국에 부모가 있으면 전화를 걸어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새해 인사를 하게 할 것이다. 고국에서는 3일 연휴를 가지며 가족을 찾아 대이동을 하는 전통이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민족의 전통적인 명절이 미국에서는 대접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김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