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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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건축 ]  조재성 교수의 ‘인간주의 도시건축을 찾아서’_ 시카고

 

시카고 초고층 건축: 포스트 모더니즘의 반격 
해롤드 워싱톤 도서관


시카고 건축재단에서 미시건 애비뉴를 따라 남쪽으로 걷다가 잭슨 불바드를 만나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시카고 루프내에 중요 거리중 하나인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를 만나게 된다. 나는 ‘스테이트 스트리트’에서 부실한 점심을 먹은 기억이 있어, 이 거리가 더 기억에 남는다. 미국의 뉴욕이나, LA같은 대도시 중심부에는 반드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인 식당이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3번째 대도시인 시카고 다운타운에는 한국식당이 없다. 한인들이 시카고 북쪽의 외곽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음식을 먹으려면 지하철을 타고 한인분포지역으로 나가야 한다. 
2017년 가을 시카고 다운타운을 다시 찾았을 때,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시카고 건축재단 뒤편의 ‘스테이트 스트리트’선상에 있는 이태리 바베큐 식당간판을 발견하고 들어가 전통 이태리 바베큐를 주문했으나, 한국식 바베큐와는 달리 고기에 기름이 많고 매워 먹을 수가 없었다. 절반도 못 먹고 값을 지불하고 식당을 빠져 나왔다. 그날 이후로 시카고 다운타운 답사기간 동안에는 질리도록 일식당에 가서 쓰시와 우동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런 기억을 갖고 있는 ‘스테이트 스트리트’를 따라 계속 남쪽으로 향하다 보면 파랑색 지붕에 고동색 칼러의 장대한 규모의 건물이 드라마틱하게 나타난다. 그 건물은 시카고를 지배하는 모더니즘 스타일 건축물 이미지와는 다른 스타일의 해롤드 워싱톤 도서관(Harrold Washington Library, 400 S. State Street)이다.  외관에 장식을 사용치 않는 모더니즘에 대한 반격이 모더니즘 본거지에서 일어났다. 1991년 세워진 포스트 모더니즘(Post-Modernism) 스타일의 해롤드 워싱톤 도서관이 반발의 주역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을 대체하고 21세기 도시건축문명을 진정 구원할 수 있을까? 시카고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글로벌 도시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사조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성공을 증명하고 있다.

 

해롤드 워싱톤 도서관
1977년 시카고 중앙도서관이 시카고 문화센터로 바뀐 이후 1983년 시카고 최초의 흑인 시장으로 선출된 해롤드 워싱톤은 중앙도서관 신축을 결정했다.  1987년 도서관 현상설계에서 5개의 응모작 중 해몬드, 비바이와 밥카 3인 공동작품이 당선되었다. 해롤드 워싱톤 도서관은 1991년 10월 7일에 완공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으로 기네스 북에 등재되었다. 
이 건축물은 포스트 모더니즘 스타일의 건축물이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시카고 스쿨 건축 영향도 크게 받았다. 3층까지 석재 기단부는 루커리(Rookery) 빌딩을 닮았고, 깊숙이 뒤로 후퇴한 아치형 창문은 인근에 있는 오디토리움 빌딩(Auditorium Building)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벽돌재료인 경사진 벽면의 중간부분은 모나드녹 빌딩(Monadnock Building)을 연상케 했다. 건축물에 설치한 장식물을 기념비적인 스케일로 제작해 시민을 위한 랜드마크적 건물로 세웠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쪽 모서리에 설치된 조각상은 뉴욕 크라이슬러 빌딩의 첨두부 둘레 모서리에 설치된 용맹의 상징 독수리상처럼 지식의 상징 부엉이 조각상으로 장식해 이채로움을 더 했다. 

 

포스트 모던 건축: 모더니즘에 대한 발발
포스트 모던 건축은 “르 꼬르뷔제”, “미스 반데 로우”등에 의해 주창된 인터내셔날 스타일에 대한 반발로 1960년대 등장했다. “미스”가 함축적으로 표현한 “부족함으로도 충분하다”(LESS IS MORE)를 찬미하는 모더니스트의 교리를 “벤츄리”는 “부족함은 재미없다”(LESS IS BORE)로 대치했다. “월터 그로피우스”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르 꼬르뷔제”의 ”주택은 생활하는 기계”라는 철학에 대해 “벤츄리는 “길드 하우스”를 복고풍 스타일대신에 다양성과 역사적인 준거를 반영한 새로운 스타일의 건축으로 설계했다. “건축가들은 더 이상 정통 현대 건축의 청교도적인 도덕적 언어에 의해 질식받지 않아야 한다.”(로버트 벤츄리)면서 모더니즘의 유리상자같은 건물형태를 부수는 낙천적인 설계를 선보였다.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경향과 동일한 운동이 이태리에서도 건축가 “알도 로치”(Aldo Rossi)에 의해 시도되었다. 그는 2차대전으로 파괴된 이태리 도시와 건물을 재건할 때 건축의 역사성, 원래의 가로망 체계, 전통적인 도시문화와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모더니즘 스타일로 재건하는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포스트 모더니즘 원리를 반드시 따르지 않지만, 도시계획과 건축분야에서 새로운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 대도시에서 세워지는 나홀로 주택단지 또는 교외지역 대규모의 난개발에 대항하는 “뉴 어버니즘” 사조는 모더니스트 스타일과 글로벌화된 천편일률적인 도시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상이다. 그리고 최근의 신 고전주의적 건축(New Classical  Architecture)운동은 건축에서도 지속가능한 접근을 추구하며 스마트 성장을 강조하고, 전통건축을 새롭게 해석한 고전주의 설계개념을 채택하며 발전하고 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기능적 교리를 대신하며 21세기 도시와 건물을 점령하고 있다. 모더니즘은 그 역사적인 운명을 이제 다하고 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건축가들에게 환상적인 유토피아적 전망을 강요하기보다는 장소에 이미 서있는 기존 건축물을 찬미하고 배려할 것을 촉구했다. 건축물은 사람을 위해 세워져야 하고, 도시 건축물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도시는 사람의 삶을 충만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롤드 워싱톤 도서관은 이러한 포스트 모던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다.
모더니즘을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대안으로 다시 모더니즘을 선택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포스트 모던 도시건축운동의 종착지는 짙은 안개에 쌓여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뉴욕, 플로리다, 런던, 파리,슈투가르트, 빌바오, 싱가폴,교토 등 글로벌 도시 각지에서 신문명의 도시와 건축을 세우며,  21세기를 선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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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모더니즘을 선언한              해롤드 도서관 남서쪽                  해롤드 워싱톤 도서관 전경
로버트 벤츄리의 길드하우스           코너에 있는 부엉이 조각상

 

 

조재성(JAE SEONG CHO)

·서울공대 건축학과 졸업
·도시계획학 박사(서울대)
·영국 University of Sussex, Post Doc.
·서울대,충남대, 경원대 강사
·미시건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교환교수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KOTRA GLOBAL 지역전문가
·Member,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APA)
·Member, APA Texas Chapter
·Member, APA International Division
·Member, Advocacy Planner’s Network
·President& Founder, Global CITY RND, INC
·Columnist, KOREA TOWN NEWS
·globalcityr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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