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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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건축 ] 조재성 교수의 ‘인간주의 도시건축을 찾아서’_ 시카고

 

시카고 초고층 건축: 아르데코 양식 

카바이드카본빌딩


나는 시카고를 방문하면 반드시 가보는 거리가 있다. 다운타운에 있는 노쓰 미시건 애비뉴이다. 1990년대 초 이제는40년지기인 이경환 박사(현 순천대학교 교수)가 윈스컨신 대학Ph.D.과정에 있을 때, 위스컨신을 방문했다. 이 박사가 윈스컨신에서 2시간 거리인 시카고에 있는 현대건축을 감상하라고, 차로 노쓰 미시건 애비뉴에 데려다 주었다. 이 거리는 시카고를 찾는 여행객은 반드시 들르는 거리이다. 미국 도시계획가협회는 노쓰 미시건 애비뉴를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미국10대 거리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 거리는 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뒤엉켜 약동감이 넘치며 거리를 보석처럼 빛나게 하는 런던 개런티 액시던트 빌딩, 위글리 빌딩, 시카고 트리뷴 타워등 케이크를 조각한 것처럼 아름답고, 우아한 아르데코 양식의 건축물들이 있어 눈을 휘둥그레 하게 했다.
1920년대는 미국경제가 붐을 일으키는 포효하는 ‘20년대라고 불리운다. 1920년대의 젊은이들은 ‘30년대 찾아올 대공황은 꿈에도 생각치 몼하고, 원하는 만치 소유하고, 욕구를 발산하며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 시대였다. 시카고 역시 경제 붐으로 시 전체가 행복감에 젖어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들이 만개했다.
 
아르데코 양식과 카바이드 카본 빌딩
“아르데코”라는 단어는 1925년 파리에서 개최된 현대산업 및 장식예술 국제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이 전시회는 아르데코 스타일을 대중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현대적 스타일이라고 불리우는 아르데코 운동은 장식예술과 건축분야에서1920년대 시작해서 1930년대 서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발전했다. 아르데코 양식은 매끈한 선형의 외관을 갖는 단순하고, 깨끗한 형태를 띄고있다. 
노쓰 미시건 애비뉴에서 아르데코 양식의 챔피언을 꼽으라면 <카바이드 카본> 빌딩을 내세울 수 있다. 이 건물은 금색 마개와 녹색으로 치장된 테라코타를 외벽 재료로 사용했으며 샴페인 병같이 설계되었다. 기단부의 형태는 날렵하고, 화려하며 검정색 그라나이트 석재를 사용했다.  4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은 1922년 조닝의 영향으로 건축선 후퇴를 적용 받아 건물 고층부가 후퇴한 형태이다. 단색 위주의 시카고 고층건물 중에서 <카바이드 카본> 빌딩의 이채로운 색깔은 눈길을 끈다. 반짝이는 옥상부의 샴페인 형태는 눈길을 끌며, 활기 넘치고, 걱정없었던 1920년대 시카고를 회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노쓰 미시건 애비뉴
노쓰 미시건 애비뉴를 걸으면 보도가 깨끗하고, 가로수와 화분대의 조경이 잘 이루어져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또한 시민과 관광객이 뒤엉겨 만들어내는 약동감과 활동성에 전율감마저 느끼게 한다. 이 거리를 어슬렁 거리다, 서울의 가로수 길이나 경리단 길, 홍대 앞 등이 떠 올랐다. 한국인과 서울을 찾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그 거리들은 왜? 그 수명이 짧게 사라져 갔는가? 낙후된 거리가 소매상인과 거리의 소매업소에 의해 활성화되어도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해 기존의 소상인들은 쫒겨 나고, 거리의 성격도 변하는 일이 서울에서는 비일비재하다. 근래 서울 서촌에서 있었던 ‘궁중 족발사건’(건물주가 바뀌자 임대료를 높게 인상해 임차인이 새건물주를 폭행한 사건)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낳은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노쓰 미시건 애비뉴 거리는 1909년 ‘시카고 계획’ 에서 만들어졌는데, 100년이 넘는 지금은 시카고 시민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민의 사랑을 받는 거리가 되었다. 노쓰 미시건 애비뉴는 관민 파트너쉽에 의한 거리 만들기의 세계적인 모델 사례중의 하나이다. 노쓰 미시건 애비뉴를 가꾸는 디자인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어, 1980년대 조닝 개정, 1997년 특수 간판지구 지정, 건물주-임차인 임대료 협약등 을 통해 거리의 이미지를 계속 업그레이드 해오고 있다.  


아르데코와 21세기 도시
아르데코 양식은 아르 누보, 바우하우스, 큐비즘등의 여러 사조의 영향을 받았다. 20세기의 아르데코 스타일은 삼각형,정사각형, 날씬한 직사각형 모양을 띠며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어 냈다. 뉴욕의 우아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크라이슬러 빌딩, 시카고의 상무성 건물, <카바이드 카본 빌딩> 등은 아르데코 양식의 기념비적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포효하는 1920년대에 만개한 아르데코 양식은 두껍고, 무거우며, 보수적인 빅토리안 스타일에 대한 반발의 울부짓음 이었다. 2차세계대전 이후에는 아르데코 스타일이 낡은 디자인으로 치부되기도 하였고, 시카고 다운타운에 인터내셔날 스타일의 빌딩이 세워지며, 모더니즘 양식이 대세를 이룬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1960년대 말부터 아르데코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일어났다.  21세기 들어오면서 아르데코 양식은 장식예술, 패션, 보석디자인분야 뿐만 아니라 도시건축 형태에도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가 다시 방문한 2017년 가을 노쓰 미시건 애비뉴의 파란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떠 있고, 시카고 강에는 관광객을 태운 페리가 부지런히 오가고 있었다. 빌딩 숲 위로 노을과 황금색 빛기둥이 드리워, 고단한 여행객을 시카고 다운타운의 낭만적인 아름다움에 젖게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세워져, 시카고 경제의 회복을 알린 80층 높이의 트럼프 타워도 저무는 석양에 누런빛을 반짝인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 하다. <카바이드 카본> 빌딩 꼭대기에는 불이 들어와 샴페인 마개 모양이 조명으로 환해져 여행자의 마음을 한 순간에 사로잡는다.
시카고,뉴욕,런던,파리,베를린같은 글로벌 도시 중심부에서도  신소재를 사용한 날씬한 아르데코 양식의 초고층 빌딩들이 미래의 도시형태를 변조해 나가고 있다. 이제 아르데코 양식은 모더니즘 도시의 지평선위로 솟구치며, 포스트 모던 스타일과 결혼해 21세기 글로벌 도시의 힘찬 상징으로 떠 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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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쓰 미시건 애비뉴 선상에 밀집해 있는 아르데코 양식의 건축물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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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쓰 미시건 애비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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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데코 양식의 금자탑
<카바이드 카본> 빌딩(오른편 건물)

 

 

조재성(JAE SEONG CHO)

·서울공대 건축학과 졸업
·도시계획학 박사(서울대)
·영국 University of Sussex, Post Doc.
·서울대,충남대, 경원대 강사
·미시건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교환교수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KOTRA GLOBAL 지역전문가
·Member,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APA)
·Member, APA Texas Chapter
·Member, APA International Division
·Member, Advocacy Planner’s Network
·President& Founder, Global CITY RND, INC
·Columnist, KOREA TOWN NEWS
·globalcityr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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