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미술]

 조재성 교수의 ‘인간주의 도시건축을 찾아서’ : 달라스

“달라스의 낭만” 예술지구 4

 

어떤 특정한 건물이나 대단한 볼거리가 없어도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느낌을 주는 장소가 있다. “예술지구”가 바로 그런 곳이다. “예술지구”는 내게 목적지 없이도 그저 길 위에 있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곳에서 나는 무한히 흔들리는 삶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푸로라 스트리트(Flora Street)”에서 출발해서 크라이드 워렌 파크(Klyde Warren Park)를 들러 땅 위로 솟구치는 분수에서 어린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물장난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달라스가 얼마나 평화롭고 풍요로운 도시인가를 느낄 수 있다. 이어서 “메인스트리트”(Main Street)를 따라 걸으면 이곳의 영화로운 과거의 상징인 국립역사건축물로 지정된 이탈리안 르네상스 스타일의 구 “달라스 시청사”(Dallas Municipal Building)와 “메인 스트리트”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그리스-로마 클래식” 스타일인 “달라스 공공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메인스트리트” 선상에 있는 20세기 초의 달라스 다운타운이 기지개를 켜던 시기의 건축물과 거리가 형성된 내력을 음미하며 동쪽 방향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재즈 블루스 바와 퓨전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는 “딥 엘름(Deep Elm)지구”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 퓨전 레스토랑에서 텍사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셔만(Shirman) 맥주와 스시를 안주삼아 먹으며, 느리면서 애절하게 호소하는 블루스 음악을 듣다 보면 생경하고낯선 문화에 둘러싸여있는 내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길을 걸어도 아는 사람 한번 만나지 않는 이 낯선 도시는 본능적인 삶에 매여 하루하루를 살기보다 생동감 넘치는 의미 있는 삶의 꿈을 내게 묻는다. “딥 엘름” 지구에서 흐르는 블루스와 전자 바이올린의 빠르고, 고음의 재즈 선율은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거인을 일깨우고 있었다. 


“예술지구”는 20세기 가장 탁월한 건축 사상가이자 설계자들의 건축물들이 들어선 놀랄 만하게 독특한 장소이다. “예술 박물관”을 개장한 이후 “사사키 계획”에 따라 조성한 예술지구를 계기로 다운타운의 초고층 건축물이 “모더니즘”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이행하게 되었다.  

 

모더니즘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포스트 모더니즘은 르 꼬르뷔제, 미스 반데로에 의해 주창된 국제주의 양식의 현대건축이 표방한 “부족해도 충분하다(Less is More)”는 슬로건에서 표현 되듯 단조로움, 절제, 정형화, 다양성 결여 등의 모더니즘에 대한 반작용으로 1960년대에 출현했다. 이 운동은 건축가 로버트 벤추리를 주창자로 해서 “부족함은 재미없다(Less is Bored)”라는 슬로건으로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에 로버트 벤추리, 필립 존슨, 찰스 무어의 작업을 통해 발전했다. 
1990년대 말에 이르면 하이테크 건축, 신고전주의, 해체주의 같은 다양한 경향과 사조로 나누어지며 21세기 건축양식을 선도한다. 

 

사사키 계획의 개념
원래 사사키 계획은 예술지구를 3개의 주제가 있는 구역으로 나누어 최고급의 문화가 있는 매력적인 시설지역과 연결시키고자 하였다. 
일차적으로 2,000피트 길이의 “프로라 스트리트”를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설계해 달라스 최초의 다운타운 조경 축으로 만들고자 했다. “프로라 스트리트”에서 중요 문화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능을 부여하고, 개발방식은 민/관이 협동으로 개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부티크, 갤러리, 예술상점을 한데 모은 뮤지엄 크로싱(Museum Crossing) 지구를 조성하고, 공연장과 결합된 레스토랑과 클럽이 입지한 콘서트 공연중심(Concert Lights Centers), 그리고 “클라이드 와렌 파크”를 광장식 정원으로 꾸며 물이 솟아나는 분수광장 주위에 미식가를 위한 고급 레스토랑과 노천시장을 만드는 등 예술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조성하고자 했다. 
사사키가 1980년대 초에 스케치한 예술지구의 비전은 유럽스타일로써 시민이 거리를 활보하는 산책로를 따라 초고층 건축물이 병풍처럼 줄지어선 거리의 이미지였다. 초기 개념설계는 예술지구가 호텔과 40층 업무용 건물 사이에 자리를 잡도록 계획했다. 이제 예술지구는 달라스에서 태어나거나, 성장한 사람들에 의해 사랑 받는 장소가 되었다. 2000년대 이후 예술지구는 막대한 투자와 성장 그리고 변화를 겪으면서,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주거용 고층 콘도 개발 및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사사키 계획과 그 후
이제 사사키 계획(1983)은 “예술지구”의 계획지침으로써, 30년 이상 되어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 면이 나타나고, 낡은 측면도 있기 때문에 달라스 예술지구 집행위원회(2015)는 역동적인 다운타운의 근린지구를 조성하기 위한 새로운 커뮤니티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디자인 기업으로 NBBJ를 선정했다.  NBBJ는 보행자의 연결성을 더욱 강화해 보다 많은 시민이 찾아오는,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예술지구”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문화예술지구로 만들며, 도심 신개발을 통해 다운타운에도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번영하는 지역으로 만들려고 한다. 더 이상 달라스가 비즈니스만을 위한 도시가 아닌 문화를 위한 도시가 되도록 하기 위해 “예술지구”를 여행객이 더욱 많이 방문하는 도시의 문화적 심장으로 만들려는 전략이다.  
사사키 계획과 4인의 건축가의 건축물은 30여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세상의 잠든 영혼을 깨우고, 달라스만의 고유한 개성이 있는 장소성을 부여해, 세계의 사람들이 달라스를 더욱 사랑하고, 찾아오는 장소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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