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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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다운타운 플래노(Historic Downtown Plano) 의 르네상스는 DART 경전철이 들어오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플래노_ 다운타운

예스러움과 새로움이 함께 가는 동네

 

 

반들거리고 깨끗한 새것에 익숙해진 일상에서 벗어나 텍사스 과거의 멋을 느끼고 싶을 때 에는 “플래노 다운타운 역사지구”(Historic Plano Downtown)를 가보는 것도 좋다. 달라스 다운타운에서 75번 North 고속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파커 스트리트(Parker Street) 동쪽출구 방향으로 빠져 나와 플래노 H마트 앞을 지나는 K-Avenue를 만나면 우회전해서 남쪽으로 4마일 가량 내려가면 15번가와 교차하는 4거리를 만난다. 이 4거리에서 우회전하면 길 양 옆으로 낡고 허름하며, 북 텍사스의 오래된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짐작케하는 거리가 나타난다. 야트막한 2층 정도의 붉은 벽돌건물이 양 옆으로 늘어서 있고, 오래된 물건을 파는 잡화점 조지아 파머스 마켓, 선술집 필리모아 팝, 음식을 파는 브릭스바 앤 그릴, 미장원인 박스터 살롱 앤 부티크, 홈메이드 커피를 파는 카페 비엔나, 콜린 프로스트 앤 리얼터 사무실 등의 점포들이 “플래노 다운타운 역사지구” 거리에 들어서 있다. 노후한 건물과, 작은 상점 입구의 색이 바랜 오래된 문틀은 많은 풍상과 시련을 견디고 아직도 플래노 다운타운이 건재하다는 함성으로 들린다.  작은 출입문의 점포들이 들어선 2층 정도의 벽돌 건물들은 100년 이상 된 건축물들로써, 19세기말  20세기 초 플래노 다운타운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여행객의 피곤한 발품을 쉬려고 들어선 레스토랑 “플래노 바”는 흰색 플라스터를 바른 벽면의 갈라진 틈 사이로, 100년 이상 된 벽돌들이 조금씩 들어나 보인다. 벽은 말이 없지만 오래된 연륜을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레스토랑은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저마다의 이야기 꽃으로 가득하고, 모두가 오래 함께 살아온 이웃처럼 정겨워 보인다. 낯선 이방인에게도 미소를 띄우며, 오래된 이웃을 만난 양 옆 자리를 내주는 친절함을 보인다. “처음 보는 낯선 이에게 친절을 베풀어라, 변장한 천사일지 모른다”는 카운터 뒤 흰색 벽면에 적혀 있는 경구가 눈에 들어온다. “플래노 다운타운 역사지구”의 전통과 문화를 조용히 속삭이는 것 같다.    

 

뜨는 동네
최근까지 플래노 다운타운은 달라스 대도시권의 인구가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교외화 현상으로 거의 잊혀진 농촌 커뮤니티 중심부였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 과거의 모습을 되살려 역사성을 부여하고, 현대적인 건축과 도시설계 수법을 결합한 개발방식을 통해 낡은 것과 새것, 허름한 것과 아름다운 것들이 자연스럽게 섞여서 매력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뜨는 동네로’ 변모하고 있다.  2017년 텍사스주 도시계획가협회에 의해 ‘자랑스러운 장소’(Great Place)로 지정되어, 플래노 다운타운에 적용된 도시계획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이어서 ‘국가역사지구’로 지정되었다.
플래노는 1840년대부터 농부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플래노 다운타운은 북쪽으로18번가와 16번가, 동쪽으로는 F 거리, 남쪽으로는 대략 14번가와 철길, 그리고 대략 N가와 P가를 경계로 둘러싸여 있는 구역이다. 현재, 플래노 시의 인구는 약 272,000명 규모이며, 그 면적은 대략 72제곱마일 이다. 
플래노는 휴스톤까지 중앙선 철도가 개통된 지 6개월 후인 1873년 6월 2일에 시로 승격되면서, 콜린 카운티 남서부에 위치한 농촌지역을 배후로 하는 커뮤니티의 중심지가 되었다. 현재 다운타운에 있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1896년 화재복구 이후 세워진 건물들이며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다운타운 그때와 지금      
플래노 다운타운은 달라스 대도시권 성장의 흐름이 비껴가 오랫동안 정체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개통된 DART 역을 중심으로 1/4 마일 반경 이내에 현대적인 콘도미니엄과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도시 르네상스 시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5만 제곱피트 이상의 민간개발이 진행되었으며, 약 1,100 가구 이상의 도시형 아파트가 세워졌다. 역사성과 상업성을 갖춘 건축물들이 컴팩트한 다운타운 지역 내에 복구되었다. 고밀도, 복합용도개발이라는 현대적인 도시계획수법을 적용했어도, 역사적인 체취는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DART역의 개통으로 달라스 시내 중심부까지 경전철로 출퇴근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고풍스러운 가로등 설치, 인접 근린주거지와 차별되는 붉은 색의 보도 블럭 사용, 보행자의 쾌적성을 고려한 장식적인 거리 조형물을 설치하는 섬세함을 보였다. 대중교통지향적 개발방식은 다운타운에 고유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부여했으며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최대한 건축물을 도로에서 후퇴하도록 해 널찍한 보행자 가로를 확보했다. 교통소음 제한지구, 걷고 싶은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에이커당 40가구를 최소 주거밀도로 지정했다. 또한 푸드 트럭의 영업을 허용하는 혁신적인 도시계획 조례를 채택하기도 했다.   
주민과 여행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헤가드 파크(Haggard Park)에서는 『플래노 다운타운 역사협회』주관으로 주변 콜린 카운티, 북텍사스 등지에서 수천 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음식, 음악, 예술 페스티발을 매년 개최하면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 삶의 장소가 일과 휴식과 여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커뮤니티로 변모하고 있다. 

다운타운의 오늘과 내일
플래노 다운타운을 방문하면 현재도 거의 변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건물과 거리풍경에서 북텍사스 농촌중심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매일 밤 거리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져 활기가 넘치고 먹고, 놀고, 쇼핑하고, 살아가기에 최상의 동네로 변모하고 있다. 플래노 다운타운은 웅장하게 높이 솟은 현대적인 건물, 자동차 의존형 커뮤니티보다 낡은 과거와 세련된 현재를 융합시켜 자기만의 개성이 있는 모습으로 미래를 가꾸는 ‘뜨는 동네’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조재성 교수

- 서울공대 건축학과 졸업, 도시계획학 박사(서울대)
영국 University of Sussex, Post Doc.
서울대,충남대,경원대 강사
- 미시건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교환교수
- 원광대학교 명예교수(현)
- KOTRA Global 지역전문가
- Member,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APA)
- Member, APA Texas Chapter
- Member, APA International Division
- Member, Advocacy Planner’s Network
- President & Founder, GLOBAL CITY RND, INC
- Columnist, KOREA TOWN NEWS
- globalcityrnd@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