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국악.jpg

 

삶의 파노라마

 

  사진으로 쓴 달라스 사람들의 일기  

 

 

특별한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사람들’

 

무대는 아무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 아니다.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은 무대를 채울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어설픈 기교로 채울 수 없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무대에 많이 서본 사람도 무대에 오르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그러기 때문에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자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무대가주는 중압감과 공포를 더는 것이다. 

2년을 손꼽아 기다린 화려하고 귀한 무대가 드디어 오는 4월 1일에 달라스에서 열린다. 한국국악협회가 우리를 위해 준비한 최고의 선물이다. 출연진들의 면모를 보면 알 수 있듯 명실공히 최고의 명인들이다. 분야도 다양하다. 경기민요·판소리·소고춤·학춤·가야금. 남도민요. 풍물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분야까지 총망라되어있다. 출연진만 20명이 넘는다. 이들이 들려주고 풀어낼 화려하고 아련한 향수는 고국을 그리며 사는 우리네 가슴에 위안과 환희를 동시에 채워줄 것이라 확신한다. 

화려한 출연진들보다 못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수준의 달라스 춤꾼들도 무대에 오른다. 프로의 수준은 아니지만, 마음은 이미 프로인분들이다. 그들은 무대에 오르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한 열혈 춤꾼들이다. 이미 근육으로 춤을 익힐 나이는 지났지만, 마음은 못 할게 없는 무한의 능력자들이다. 그들은 기교와 감정으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한으로 춤판을 벌인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가질 수 없었던 젊은 날의 꿈을 향한 회한의 몸짓이다. 어깨를 들썩이며 토해낼 ‘한’과 ‘신명’은 그들만큼의 연륜이 배어있어야 할 수 있는 몸짓으로 기억될 것이다.

평균나이 70이다. 꽃 할머니들이 무너진 근육을 세우고 무뎌진 감정을 추스르며 한땀한땀 쉬지 않고 준비한 생애 최고의 작품이다. 다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맞을 나이는 지났지만, 마음만큼은 꽃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아름답게 그리고 소중하게 가꾼 꽃밭이다. 꽃 할머니들이 준비한 춤은’ 화관무’다. 다시 꽃이 되어 무대에 선다. 아무나 올라 기지 못하는 무대에 그들이 오른다. 누구에게는 낮은 무대겠지만, 그들은 이 무대를 위해 2년을 쉬지 않고 걸어왔다. 그리고 드디어 꽃이 되어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제2회 달라스 국악 대축제는 말 그대로 한국 국악협회가 우리를 위한 준비한 축제다. 그들은 손님이고 우리가 주인이다. 그들을 따뜻하게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 주인 된 도리다. 2년에 한 번 귀한 시간과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려고 오는 그들을 객석에서 따뜻하게 박수로 맞아 주는 게 도리다. 밑둥이 섞으면 꽃과 열매를 기대할 수 없듯이, 이번 행사도 우리의 참여가 없으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행사다. 아무리 먹고살기에 바빠 국악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도, 이번만큼은 내일의 자녀를 위해 귀한 걸음 함께했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도리다. *
 

 

사진, 글_ 김선하

 

B036.pdf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