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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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신 한국무용가  ( 달라스 한인 예술인 총연합회 회장.(사)한국국악협회 미 중남부지부 지부장. 한솔 단장)

 

무용가의 무대는 자신이 서 있는 모든 곳이 무대다.

 

북텍사스를 모르는 사람은 달라스를 별로인 도시라 말한다. 산도 없고 바다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산도 없고 바다도 품고 있지 않은 도시다. 그리고 1년 중 8개월은 이글거리는 여름 날씨다. 그러나 그것 빼고는 다 있는 도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이 바라보는 넓이만큼의 세상이 아니라면 그렇다는 얘기다. 매일 젖빛 하늘로 해가 솟아오르고 푸른 하늘엔 뭉게구름이 가득하고 저녁엔 기절할 만큼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교외로 나가면 초원 같은 그림이 펼쳐지고 연중 100개가 넘는 페스티벌이 열리고 가는 곳곳마다 공원이 즐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부의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도시다. 카우보이와 카우걸 그리고 로데오는 덤이다.
‘풍경이 아니고 문화다’ 그러면 더 자신이 있다. 미국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오랜 전통을 들먹이면 할 말이 없지만,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보니 다양성은 최고다. 민족성을 나타내는 문화행사가 연중 끊임없이 펼쳐진다. 굳이 어렵게 다른 지역에 갈 필요가 없다. 민족별 그리고 종교적인 행사가 연중 펼쳐진다. 우리의 삶에 문화가 우선순위가 아니어서 들어오지 않을 뿐이다. 산과 바다만 빼고 다 있는 지역에 살면서 삶의 질을 따지는 것은 모순이다. 
한인 사회의 문화 부재를 논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하고는 말도 섞고 싶지 않다. 아는 만큼 보이고 찾아간 만큼 느끼기 때문이다. 없는 것 같지만, 이곳에서도 연극이 펼쳐지고 콘서트가 열리고 한국의 유명 예술인들이 찾아와 공연한다. 내가 알지 못한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예술 활동이 왕성한 곳으로 자타가 인정한다. 우리에게는 자랑스런 ‘달라스 한인 예술인 총연합회’라는 연합체도 있다. 1995년에 태동했으니 벌써 23년 된 단체다. 그들이 보여준 활동은 경이로울 정도다. 향수라는 얇은 감정을 자극하는 보여주기식 무대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무용가 박성신 씨는 지금 달라스 예술인 총연합회의 수장이고 50년 넘게 무용의 외길을 걸어온 예술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무용과의 만남은 생애를 관통하는 필연이 되었다.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그리고 국악예고와 한양대 무용학과를 거치며 한국무용을 온몸으로 품어온 예술가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자신의 몫을 지니고 있다. 박성신 씨는 무용이 자신의 몫이다. 무용가는 무대에 설 때만이 무용가인 것은 아니고, 밖도 자신이 서야 할 무대다. 그녀는 자신의 소명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녀의 진가가 무대 밖에서 더 빛나는 것도 자신의 소명을 알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 그녀가 이끄는 한솔과 예총 그리고 (사)한국 국악협회 미 중남부지부 지부장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찾는 곳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예술가에겐 화려한 조명이 들어오는 무대만 무대가 아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모든 곳이 무대다. 활동 영역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무대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이다. 그녀는 8월 25일부터 있을 ‘국창 정정렬 추모 제18회 익산 전국 판소리 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 초빙되어 한국을 방문한다. 한번 무용인은 영원한 무용인이다. 그녀는 인생 후반기에 대차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직도 패기와 열정이 식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열정과 꿈이 있는 한 그녀의 무대인생은  영원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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