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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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하.James Sharp. 간영만 (2018 한미연합회 연례만찬) 왼쪽부터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는 희망을 꿈꾼다.
 

 

2018 한미연합회 연례 만찬은 우리의 민낯을 볼 수 있었던 거울이었다. 주류사회의 명사와 정치인 그리고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인사 400여 명이 모인 자리였다. 정치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참석자의 면모를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몇몇 인사를 제외하면 인원수만 충족된 화려한 행사 중 하나였을 뿐이다.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를 생각하면 한인 유권자의 위상은 거기까지였다.
한인 이민 역사가 100년을 넘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주류사회에 깊게 들어가지 못하고 변방만 기웃거리는 민족 중 하나로 남아있다. 돈 많은 동양인의 위치도 잃은 지 오래다. 다른 민족이 정치적 꿈나무를 키울 때 우린 전문직만 키웠다. 정치적 영향력은 전문직이 상상할 수 없는 힘을 지녔다. 전문직은 자신의 미래만 생각하는 그냥  밥벌이 수단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정치인은 한 지역을 대표하고 넓게는 나라의 모든 사람에게 영향력을 발휘한다. 전문직 1천 명이 해도 안 되는 것을 정치인 1명이 거뜬히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400여 명 중에는 ‘한국전 참전 영웅’들도 계셨다. 세월이 하나 둘 데려가는 동안에도 꼿꼿이 버티신 분들이다. 이젠 가슴팍에 단 메달의 무게도 못 버틸 정도로 힘겨워보였다. 매년 자리를 빛내지만, 해를 거듭할 수로 그 수는 급격히 줄고 있다. 그들의 관심은 온통 우리뿐이다. 찢어진 산하가 아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명에 간 전우를 생각하고 한국의 미래도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전쟁중에 데리고 들어온 한인 이민자도 생각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위상은 어떤 모습일까. 돈 많은 부자는 아니고 전문직을 택해 본인의 안략만 추구하는 개인도 아닐 것이다. 주류사회에 마음껏 소신을 펼치는 정치적 집단일 것이다.
올해로 DFW 한미연합회 연례 만찬 행사가 13번째이다. 그동안 조금씩 성장했다고 본다. 그동안 정치적 위상도 조금 상향됐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정치의 힘은 투표권을 가진 손에 달렸다. 주류사회의 정치적 야망이 있는 사람이 공을 들어 보살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찾기 전에 그들이 찾아와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위력을 보여줄 때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그때가 언제인지 모른다.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희망은 하고 싶다. 그때까지 노병들이 살아계셨으면 좋겠다. *

 

사진_글 김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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