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김선하 칼럼 가수 황경숙

2018.09.07 09:34

ohmily 조회 수: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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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숙 (가수. 황경숙 - 사랑의 노래교실 운영.전 달라스 예총회장) 데뷔 44주년 기념 콘서트(향수)에서

 

가수 황경숙 

 

오래전이라 기억이 확실치 않지만, 그녀를 만난 것은 비상구 저편이었다. 무심코 돌리던 채널에 그녀가 있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목소리였다. 삶의 찌든 때를 정화해줄 것 같은 풍부한 톤이었다. 그 후로 어쩌다 보니 한 하늘 아래 살게 되었다. 그리고  왕래가 잦다 보니 말벗도 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너무 가까워서 피부로 느낄 수 없지만, 그녀는 달라스 한인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보배’ 같은 존재다. 노래면 노래, 마음이면 마음, 믿음이면 믿음, 모든 것을 행동으로 꽉 채운 삶을 살고 있다. 또한 남다른 친화력으로 사랑받는 전천후 예능인이기도 하다. 그녀가 가는 곳은 언제나 화기애애하고 활기가 넘친다. 먹먹한 이민 사회에서 그녀의 존재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무한의 가치를 지녔다. 향수가 그리운 사람에게는 향수로, 삶에 지친 사람에게는 생기를 넣어주고, 심신이 허한 사람에게는 내일을 기약하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다. 한 사람이 불어넣는 생기가 얼마나 귀한 가치를 지녔는지 그녀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왕년에 잘나갔던 가수 황경숙보다 지금의 가수 황경숙을 더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포근함 때문이다. 기타 하나 달랑 메고 노래를 해도 당당하고 멋진 것은 진솔한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서로 주파수가 맞아 더 친근하고 포근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힘을 빼고 노래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고 생기있다. 그녀가 그동안 꾹 참고 감춰두었던” 끼”를 발산하였다. 1시간 25분, 자신한테 주어진 사간을 활용해 그동안 숨겨왔던 가수 황경숙의 참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성대하게 차려진 데뷔 44주년 기념 콘서트는 그녀를 위한 무대인 동시에 달라스 한인사회 구성원을 위한 무대였다. 삶에 지친 친구에게 말을 건네듯 13곡의 주옥같은 노래를 불러주었다. 7080으로 대표되는 그녀의 노래에는 ‘향수’라는 보이지 않는 위안의 에너지가 가득했다. 타향은 고향처럼 모든 것을 끌어안지 않는다. 어딘가 모르게 새긴 그리움이라는 구멍을 지닌 채 살아간다. 그것을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 가수 황경숙은 우리의 아련한 그리움을 만져주었다. 그녀와 같은 하늘 아래에 사는 기쁨을 만끽할 기회를 주었고 삶의 위안을 안겨주었다. 눈을 감고 듣다 보니 노랫말 하나하나가 추억을 건드리는 사진이 되었다. 

달라스에는 보석 같은 가수 황경숙이 있고 팬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응원하는 ‘응원가’인 그녀의 노래가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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