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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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Alan Ross Texas Freedom Parade

 

달라스에서 만난 가장 화려한 축제

 

우리는 남을 얘기할 때 쉽게 내 기준의 잣대를 들이밀곤 한다. 참 이기적이다. 어차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지만, 지성이 있는 최상의 동물인데, 어떤 때는 최하위 동물처럼 사고하고 행동하고 판단한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옳지 않은 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세상을 그런대로 넓게 보려고 노력하는데도 어느 부분에 가서는 머리가 텅 비고 하얗게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매년 소리 없이 이 축제를 즐긴다. 그렇다고 그들처럼 자유를 부르짖거나 행진은 하지 않는다. 그냥 관광사진 찍는 인파일 뿐이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참석했는데, 이제는 문화를 즐기는 쪽으로 균형이 기울었다. 비가 오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수십만 명이 이 축제를 즐긴다. 어찌 보면 특정 집단일 수 있지만, 모두가 그런 부류는 아니다. 그냥 그들이 장을 만들고 나머지는 즐기는 쪽이다. 달라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해를 거듭할 수로 참여 인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특정 집단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달라스를 대표하는 축제가 되었다.

그들을 옹호할 생각도 그렇다고 비난할 생각도 없다. 인정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다. 극단적으로 그들을 배척하거나 멀리하고 싶지도 않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것을 인정할 뿐이다. 제3의 성을 가진 생물학적 기형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남과 여는 생산을 위해서 만난다. 최상위 동물답게 한쪽이 죽을 때까지 책임을 지는 것뿐이다. 그 외의 성 정체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그들만의 형식으로 사랑을 하고 책임을 진다. 생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랑도 사랑이다. 생산을 위한 사랑이 아닌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죄가 되는 세상에서 그들은 외롭게 목소리를 내며 살아간다.

인정은 하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많다. 처음엔 남자가 화장하는 거였다. 그리고 남자가 여장을 하는 거 그리고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거였다. 이제는 남자도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시대가 되었다. 천지개벽하는 시대다. 삶의 가치관이 균형을 잃어간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편견을 거둬야 하는 시대에 서 있다. 어느 한쪽을 옹호할 수도 배척할 수 도 없는 시대인 것이다. 몇천 년을 이어온 가치관이 요동치는 시대다. 

삶에는 희로애락만 있는 게 아니라 가치관의 혼돈도 따른다. 삶의 균형은 꼭 필요한 가치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를 결정할 때는 자신의 신념을 믿어야 한다. 그게 이 혼돈의 시대에 살아가는 방법이다. 화려한 축제의 한 복판에서 내게 묻는다. ‘나는 왜 그곳에 서 있는가’ *

 

사진_글 김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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