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사진으로 쓰는 달라스 사람들의 일기_삶의 파노라마]

“올해는 당신들이 있어 더 행복한 추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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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한국학교 캐롤톤 제1캠퍼스 한국어 1반 (담임 이선화 선생님)

 

 

추석 빔으로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밝은 미소로 맞는다. 올해도 고향길이 요원했는데 아이들의 밝은 표정에서 만월을 보았다. 그들 마음속에는 이미 밝고 둥근 추석 달이 차오르고 있었다. 이곳 아이들은 한국의 명절을 학교에서 배운다. 윷놀이도, 제기차기도, 투호 놀이도, 강강술래도 학교에서 배운다.
흙바람 풀풀 내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콘크리트 위에서 배운다. 음식도 놀이도 예절도 모두 학교에서 배우는 아이들. 달라스 아이들의 추석은 한국학교 교정에 솟아오르는 만월처럼 풍요롭고 즐겁다. 

 

올해로 개교 37주년이 되는 달라스한국학교. 한국학교는 2, 3세 이민자의 후손에게 한글과 예절과 문화와 혼을 체험하며 익히는 산실이다. 일손 바쁜 부모를 대신해 세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더 나은 세계인으로 성장시켜주는 이민사회에 유일한 한인 전용인큐베이터인 셈이다. 그동안 수많은 인재를 키워 세상 밖으로 내보낸 달라스한국학교는 이민사회가 커지면서 그 역할 또한 귀해지고 있다.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통한다. 단순하게 지식을 익히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다. 학교는 복합적인 것을 배우고 체험하는 장이다. 친구를 새기고 한글을 익히고 그림과 작문을 하고 음악을 배우고 문화와 역사를 배우며 서서히 혼이 깃든 완성체의 사회인으로 성장한다.


한인 2, 3세대와 다음 세대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언어를 잃고 부모세대를 잃어도 그들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 생을 통해서 한국인이란 정체성은 굴레가 아닌 자랑스러운 자기 긍정으로 새겨지기 위해서는 달라스한국학교 같은 인큐베이터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 정체성이 강한 세계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바로 달라스한국학교인 것이다. 그들의 체계화된 커리큘럼을 통해서 부모가 전해주지 못한 많은 부분을 채워주고 성장을 돕는다. 한국의 문화와 예절도 그들이 익히고 다음 세대에 전해줘야 할 한국인의 혼이 서린 보배이다.

 

추석은 한국의 4대 명절 중 가장 으뜸으로 치는 큰 날이다. 한국에선 4천만 명이 고향을 찾아 나선다. 민족대이동이란 말처럼 모두가 즐기고 기리는 명절이다. 이곳 한인들은 추석이란 개념이 몸에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실감을 못 하지만, 오늘만큼은 아이들에게 추석 빔을 입히고 추석 음식을 나눠 먹는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고향의 추석은 언제나 시끌벅적해서 좋았다. 햇과일과 햇곡식이 넘치고 정을 나눌 인심 좋은 이웃도 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어렵고 힘든 이민생활 잘 버티길 바란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우주의 선물이다. 기울었으면 차는 게 인생이고 차있으면 언젠가 기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좋은 날이다. 모두의 마음에 보름달처럼 환한 빛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가족이 화목하고 이웃과 함께 기쁨 나누는 추석이 되길 빈다.


아이들에게 한국의 추석을 알리기 위해 수고하신 달라스한국학교의 80여 교사와 학부모에게 감사와 응원을 전한다. 당신들의 헌신으로 아이들은 세계 속의 한인으로 성장합니다. “올해는 당신들이 있어 더 행복한 추석입니다!"

 

글/사진_김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