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노라마

한동.jpg

피아니스트  한동일 (전 UNT, Indiana, Boston University 교수)

 

 

  사진으로 쓰는 달라스 사람들의 향기 삶의 파노라마  

 

전설이된 음악신동 1호 ‘한동일’

 

한시대를 풍미한 대가를 만나는 것은 범부에게 분명 영광이다. 그분의 음악을 찾아들으며 손꼽아 기다리던 그 날이 드디어 왔다. 그가 바로 한국이 낳은 ‘음악 신동  1호’.  피아니스트 한동일 선생이다. 

핏기 하나 없는 하얀 손이 피아노 건반을 지날 때 마다. 친절하고 따뜻한 선율이 흘러나왔다. 젊은 날의 패기와 기교는 온데간데없고 맑고 투명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주곡들도 빛바랜 악보집에 수록된 스승의 곡이다. 1954년 군용 헬기를 타고 미국에 오며 시작된 그의 신화는 부침의 연속이었다. 1965년 뉴욕 리벤트리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한국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 기록을 세우며 음악사에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이어진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와 협연과 독주를 하며 최정상의 위치에 섰지만, 마음은 늘 짐을 지고 있었다.

그 짐은 연민이었다. 자신이 누리는 모든 영광이 혼자만의 능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수 많은 사람의 노력 덕분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더 강해져야만 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가는 그렇게 다시 태어나기를 거듭하며 음악사를 장식 했다. 어쩌면 그것은 타고 난 여린 심성 탓이었는지 모른다. 그가 떠나며 보았던 고국의 풍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고 사람들은 굶주림 속에 있었다. 그의 음악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 ‘신동과 여린 심성’이 이때부터 생겨난 것이다. 천재들을 괴롭히는 것은 이같은 ‘연민’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가는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세상을 관조하며 살고 있다. 한국 음악사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던 패기를 내려놓고 평온과 가족을 택한 것이다. 이제는 기교가 필요한 어려운 곡들보다. 영적이고 안정적인 곡을 연주하며 음악이 주는 깊이를 세상과 나누는 중이다. 오늘 연주한 곡들이 다 그렇다. 1954년 미국에 오며 은혜를 입었던 스승이 작고한 곡들이다. 지 스테빈스의 `성스러운 곳으로 나를 인도하소서`와 에이치 파머의 `유혹에 지지말라`, 알 레드헤드의 `세월의 반석`, 제이 스웨니의 `예수를 더 알기 원하네`, 에이치 윌슨의 `아! 나의 구세주이나이까?`, 에이 고든의 `나의 예수, 당신을 사랑합니다` 를 연주하며 의연함을 보여주었다.
 
이제 그는 ‘전설이 된 음악신동 1호’가 아니라 자연인으로 불리길 원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가답게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인간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진 글_ 김선하

 

 

B036.pdf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