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금만 더 있다가 가”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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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메시나 감독은 영화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2015)”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런던국제영화제 등에서 경쟁 부문 후보에 오르며 신예 감독으로 주목을 받았다. 또한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감각적인 미장센을 선보이면서, 이탈리아 거장의 계보를 이을 천재적인 감독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영화가 2015년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그는 한국 영화 팬들과도 만남의 시간을 가졌었다. 또한 그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CF를 만들어 온 유명한 광고감독이기도 하다.

 

영화는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안나(줄리엣 비노쉬)가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장면이 바뀌면, 한 동안 침대에 누워서 꼼짝 하지 않는 안나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안나가 전화를 받으면서 “그 애는 지금 집에 없고, 내가 그 애 엄마”라고 하면서, “기다릴 테니까 오라”고 말한다. 이태리 시실리 공항에 한 젊은 여자가 게이트로 나오는데, 그녀의 이름은 잔(루 드 라쥬)이었다. 안나의 집에서 일하는 집사, 피에트로가 그녀를 기다리다가, 픽업하여 집으로 간다. 집에 도착한 잔이 피에트로에게 지금 쥬세페는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이에 피에트로가 나중에 안나에게 물어보라고 말한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집안을 둘러보던 잔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것을 보고 놀란다. 그러던 중에 잔이 안나와 만나 첫 인사를 하면서,  “쥬세페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이에 안나가 “얼마 전에 내가 가족을 잃었다”고 말하면서, “내 남동생이 갑자기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자 잔이 “그래서 지금 쥬세페가 없는 것이냐”고 묻는다.

 

이어서 잔이 “지금 내가 안 좋을 때, 온 것은 아닌지”하면서, “제가 다음에 올까요?”하고 묻는다. 그러자 안나가 “여기에 더 있으라”고 말한다. 장면이 바뀌면, 안나와 잔이 스팀 사우나를 하고 있는데, 잔이 안나에게 “쥬세페가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안나가 “ 지난 여름에 만나서 사귀었다”는 것을 쥬세페가 말했다 답한다. 이어서 안나가 남편의 이야기를 꺼내는데, 여기 시실리에선 우리가 처음 이혼한 부부라고 말하면서, 남편이 딸 같은 여자와 사귀면서 헤어졌다고 말한다. 그러자 잔이 “나도 쥬세페와 안 좋은 관계가 있었다”고 말한다.

 

다음 날, 호숫가에서 잔이 혼자 수영을 하다가 보트에 오르는데, 낯선 두 남자들과 함께 대화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잔이 그들에게 ”지금 남자 친구 집에 놀러 왔는데, 부활절에 그가 돌아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다음 장면은 안나의 집에서 잔이 두 남자들과 함께 디너를 나누는데, 아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와인도 마시면서, 파스타를 먹고 있다. 이 때. 갑자기 피에트로가 나타나 안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자, 안나가 잠깐 밖으로 나간다.

 

피에트로가 안나에게 “왜 이러시느냐” 하면서. “잔에게 쥬세페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솔직히 말하라고 한다. 이에 안나가 아무 말없이 뒤돌아서 가버린다. 디너의 자리가 흥겨워지자, 잔이 두 남자들과 춤을 추는데, 이를 바라보는 안나의 얼굴에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두 남자들은 떠나고 아주 깊은 밤에, 잔이 창 밖을 바라본다. 그런데, 그 시간에 피에트로가 차에 짐을 싣고 떠나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요리를 하고 있는 안나에게 잔이 다가가서 어제 밤에 피에트로가 떠났다고 말하면서, 쥬피터는 언제 돌아오느냐고 다시 묻는다. 이에 안나가 “나도 모르겠다”고 말하자, 잔이 “오늘이 부활절인데, 오늘 온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언성을 높인다. 이어서 안나가 미안하다고 하면서 “쥬세페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애를 잊으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듣자, 눈물을 흘리는 잔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안나가 간절히 “그 애를 그냥 보내줘”라고 말한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면, 안나가 욕조에 안에서 목욕하는 쥬세페와 대화를 나누면서 환상에 빠진다. 이어서 안나가 “ 그래 왔구나, 부활절 날, 너를 못 볼 줄 알았다.”  “너를 보는 시간이 너무 짧다. 조금만 더 있다가 가”라고 계속 말을 한다. 그러나 쥬세페가 “안 된다”고 말하자, 안나와 쥬세페는 그들의 손을 꼭 잡는다. 지금 도심에는 부활절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젠 떠날 준비를 하는 잔이 짐을 챙기다가 피에트로가 놓고 간 휴대폰을 발견한다. 잔이 그 휴대폰의 음성 메시지를 듣는데, 안나가 쥬세페를 애절하게 찾는 목소리가 들린다. 결국 잔이 쥬세페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리고 새벽에 부활절 축제에서 돌아온 안나가 조용히 잔의 방에 들어오면서 “짐은 다 쌌니?”하고 묻는다. 잔이 짐을 들고 방을 나오다가, 안나를 포용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죽음을 한 마디도 말하지 않으면서, 두 여인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한 사람은 어머니의 마음에서, 또 한 사람은 연인의 마음에서, 서로 다른 관점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 즉 감독은 죽음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 보다는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의 관점에서 “기다림”이라는 주제로 이 영화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e Wait”이다. 필자는 이 영화의 압권은 줄리엣 비노쉬의 절제되고, 억압된 연기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그녀가 이젠 나이가 들어서, 젊었을 때의 그 싱싱함은 사라졌지만, 완숙함에서 나오는 하나하나의 표정 연기는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박재관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