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재관의 영화읽기]

집으로 가는 길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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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은 장예모 감독과 장쯔이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로써, 이 영화가 우리 나라 영화 팬들에게 소개된 것은 2001년 제 5회 부산국제영화제였다. 또한 이 영화는 1950년대의 중국 문화 혁명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 당시 중국 농촌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매우 사실적인 작품이다. 감독은 광활한 중국 대륙의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영상적 이미지로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영화는 아들 ‘류오 유셍’의 독백으로 시작되는데, 그는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듣고 고향에 내려온다. 그를 반기는 삼합둔 마을 촌장은 아버지가 학교 보수비용을 빌리러 다니다가 눈보라 때문에 아프게 되었는데, 병원에서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돌아가시게 되었다고 알려준다. 또한 촌장은 아버지 장례를 마을의 장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빨리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 와야 하는데, 어머니가 아버지의 관을 꼭 걸어서 집으로 모셔 오는 것을 원하셔서 지금 늦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왜냐면 지금은 추운 겨울이고, 마을의 일손이 부족해서 관을 들고 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말을 들은 아들은 아버지가 평생 동안 일했던 학교 앞에 앉아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어머니를 찾아가 만난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머니는 아버지가 입을 수의를 직접 짜겠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아들은 구석에 처박혀 있던 고장 난 베틀기계를 수리한다. 이어서 아들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결혼 사진을 보면서 부모님의 연애시절을 회상한다. 

 

어느 날, 도시로부터 젊은 총각 선생님(아버지)인 ‘류오 창위’가 시골 마을에 부임해 오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신기하게 쳐다본다. 마을에서 가장 예쁜 십팔 세의 ‘쟈오 디’(어머니)도 역시 스무 살의 총각 선생님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선생님이 오셨으니, 마을에서는 모두 힘을 합쳐 학교를 짓기 위해 젊은 남자들이 나선다. 그런데, 관습적으로 여자가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부정을 탄다’ 하여 여자들은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그날 이후, 디는 새로 짓는 학교 옆의 우물에서만 물을 긷는데, 이는 우연히 선생님과 마주칠 기회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또한 그녀는 자신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선생님이 먹기를 바라지만, 무작위로 그릇을 골라 식사를 하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음식이 선생님이 먹는 지는 알 지 못한다. 마침내 학교가 완성되고, 첫 수업이 시작된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선생님은 아이들을 집까지 바래다주는데, 디는 선생님을 보기 위해 매일 길옆에 숨어서 기다리지만, 선뜻 선생님 앞에 나서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디는 용기를 내어 선생님 앞을 지나가고, 디를 만난 선생님도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이렇게 둘의 만남이 시작된다. 드디어 선생님이 식사를 하러 디의 집에 오게 되고, 다음날 다시 만두를 드시러 오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런데, 선생님이 만두를 드시러 오시는 날,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던 선생님이 급하게 와서 디에게 머리핀을 선물하며, 자기가 급한 일이 있어 도시에 잠시 가는데, 방학 전에는 돌아오겠다는 말을 하고 떠난다. 그 날 이후, 디는 오직 선생님이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추운 겨울이 왔는데도 선생님은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매서운 눈보라가 치던 날, 디는 길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다가 쓰러지고 만다. 그녀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마을 사람들에게 집으로 옮겨져, 이틀 만에 눈을 뜨게 된다. 그런데, 디가 깨어나자 마자, 선생님이 하루 전에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 디는 정신 없이 학교로 달려가는데,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그러나 둘의 만남은 또 짧았다. 사실, 선생님은 도시에서 시골로 도망쳐 내려온 것이었다. 그 때문에 그들은 그 후 2년 동안 떨어져 지내게 된다. 결국 선생님은 돌아와서 시골 학교에서 40년을 보냈고, 디는 평생 선생님의 곁을 지키며 살아온 것이다. 

 

따라서 어머니는 마을로 들어오는 그 길을 따라 아버지의 시신을 사람들이 직접 걸어서 운반해주기를 바랬다. 드디어, 눈이 심하게 내리는 날, 100여명의 운구 행렬은 눈 속을 걸어서 고향으로 간다. 바로 그 길은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만나러 오신 그 길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뜻대로 아버지는 학교 옆에 있는 우물가에 묻히셨다.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인간적인 채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이다. 즉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순수한 사랑을 잘 그려내고 있다. 과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필자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박 재 관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