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난, 내 삶 속에 없었어”

2017.04.29 14:57

KTN 조회 수:41

[박재관의 영화읽기]


“난, 내 삶 속에 없었어”

[ 버드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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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드맨(2014)”은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본, 촬영상을 받은 작품으로 멕시코 출신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연출을 하였다. 그는 계속 멕시코 출신 스태프를 적극 활용해 영화를 찍어왔으며, 이냐리투 패밀리라 불리는 스태프들과 함께 영화를 기획했고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수상하였다. 또 그는 이 영화를 통하여 “배트맨” 이후 잊혀졌던 “마이클 키든”을 “버드맨”으로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복귀시켰다.

 

영화는 리건(마이클 키든)이 자신의 방에서 가부좌를 하고,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이 때, 리건이 “어쩌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지? 우리가 있을 곳은 이런 시궁창이 아니야”라는 환청의 소리를 듣게 된다.

장면이 바뀌면, 리건이 연극 리허설 하는 장소에 나타나서 연기를 디렉팅 하는데, 갑자기 천정으로부터 조명이 떨어져서, 대사를 연습하던 남자 주인공의 머리가 피범벅이 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런 중에 이번 연극의 여주인공인 레슬리(나오미 와츠)가 후속 남자 주인공으로 마이크(에드워드 노턴)를 추천한다. 마이크가 합류하면서, 연극은 새로운 활기를 띠게 되는데, 마이크의 괴팍한 성격으로 결국 리건과 잦은 의견 충돌이 발생한다.

 

드디어 1차 프리뷰 공연에서 마이크가 물 대신 술을 마시는 것을 목격한 리건이 술병을 소품으로 바꾸어 버리자, 이를 알아버린 마이크가 무대 위에서 즉석으로 화를 내며 난동을 부린다. 이로 인해 리건과 마이크가 심하게 싸우게 되는데, 그러나 이러한 마이크의 돌발적인 행동이 오히려 예매율을 2배 이상이나 증가시키는 결과가 나타난다.

 

2차 프리뷰 공연에서도 마이크는 연극 무대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행동을 보여주는데, 상대역인 레슬리에게 극중에서 실제로 정사 장면을 벌이려다가, 이에 분노한 레슬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무대 밖으로 나가버린다. 마이크는 리건에게 당신이 겨누는 권총의 총구가 장난감인 것이 그대로 드러나 리얼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런데 마지막 프리뷰 공연 도중에 리건이 무대 뒤에서 마이크와 샘이 키스를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를 본 리건이 또 다시 분을 참지 못하고, 잠옷을 입은 채로 밖에나가서 담배를 피우는데, 잠옷이 극장 문에 걸려서 닫히는 바람에, 팬티만 입은 채로 뉴욕의 브로드웨이 거리를 활보하게 된다. 즉 그는 극장 뒷문에서 앞문으로 이동하여야만 했던 것이다.

 

드디어 공연 첫 날, “우리들의 사랑이야기” 연극은 많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게 되는데, 이를 축하하기 위해서 전처인 실비아가 리건의 대기실로 찾아온다.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는데, 리건이 실비아에게 “당신을 사랑해”라고 말한 뒤, 이어서 “난, 내 삶 속에 없었어,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거야”라고 말한다. 이 말은 듣고, 실비아가 나가자, 리건은 다시 분장을 하고, 무대 위로 오르고 독백하던 중에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향해 쏜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것이 실제 상황인지도 모르고, 환호하며 박수를 보낸다.

 

 다음 장면은 병상에 누워 있는 리건의 모습이 보인다. 다행히 그는 총이 코를 쏴서 살아난 것이다. 그리고 모든 뉴스에서는 리건의 이러한 연기가 화제가 되면서 그는 영웅이 된 것이다. 이어서 병실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떠나고, 샘이 꽃을 들고 찾아온다. 그리고 샘이 리건과 대화를 하다가, 꽃병을 찾으러 간 사이, 리건이 창문 밖에 날아가는 새를 보다가, 갑자기 창문을 열고 아래로 뛰어 내린다. 잠시 후 돌아온 샘이 리건이 없어진 것을 보고 찾다가, 창문이 열린 것을 보고, 밖을 내려다 보는데, 굳은 표정에서 갑자기 웃는 표정으로 바뀌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한 때 유명했던 배우의 처절한 몸부림 속에서 인간적인 욕망, 즉 남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러한 정신적인 집착은 한 사람을 강박 관념으로 몰고 가서, 끝내는 주인공 리건의 자살로 결말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필자에게는 많은 공감을 가져다 주었는데, 그것은 마치 이 영화의 주인공의 모습이 지금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면, 지금의 나의 모습 속에서도 리건과 같은 강박 관념 속에서 파랑새를 쫓으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 재 관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