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재관의 영화읽기 와일드

2017.10.19 20:40

KTN_design 조회 수:13

 

「와일드」

“내 삶은 다른 어떤 삶과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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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2015)'는 2012년에 출간된 셰릴 스트레이드의 동명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장 마크 발레 감독은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위즈 위더스푼을 등장시켰는데, 그녀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의 시작은 셰릴이 산 중턱에서 한 짝의 등산화를 잃어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어서 그녀는 분노를 터뜨리며 고함을 지르면서 나머지 신발까지 던져버린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처음의 셰릴 PCT(태평양 종주길)여정을 출발하던 시간으로 돌아간다. 


셰릴이 모텔에서 이혼한 남편 폴에게 전화를 하는데, 이번에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가는 하이킹코스에 약 3개월 정도가 걸릴 것 같다고 말한다. 


다음날 그녀는 보기에도 곧 쓰러질 것 같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낯선 사람의 차에 올라타 출발지로 향한다. 출발지에서 그녀는 “너의 한계를 넘어서라”라는 메모를 방명록에 남긴다. 


출발한 그 날밤 그녀에게 첫 번째의 어려움이 찾아오는데, 홀로 맞이하는 밤의 고독감은 무거운 무게로 내려앉았다. 또한 낮과 밤의 기온은 급변했다. 낮에는 폭염이고 밤에는 몸이 벌벌 떨리는 한파가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따뜻한 음식을 준비해보려고 하지만 연료를 잘못 가져오는 바람에 버너는 금방 쓸 수 없게 된다. 하루가 일주일보다 길게 느껴지는 시간을 보내며 뜨거운 태양 아래 걷고 또 걷는다. 자갈길에서 미끄러져 정강이에 깊은 상처가 생기고 살은 퉁퉁 부어 올랐다. 발은 상처투성이이며 물집 때문에 살은 벗겨지고 있었다. 너무나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 강하고 용감하다는 주문을 수없이 반복하며 걷는다.

 
이렇게 걸은 지 8일째, 그녀는 트랙터로 농사짓는 한 중년남자를 만나는데, 그에게 가까운 가게에 좀 데려다 달라고 말한다. 그가 셰릴의 이 힘든 상황을 알아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서 아내가 마련한 음식을 먹이고 샤워도 하게 한다. 
다음날 셰릴은 가게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이번에는 길에서 뱀을 만나고 도망을 가기도 하고, 잠을 자다가 벌레에 기겁을 하고 놀래기도 한다. 14일째, 그녀는 Kennedy Meadow라는 쉼터에서 여러 하이커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최근 몇 년 동안에 셰릴이 여자로서 PCT종주의 하이커로는 처음이라고 말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폴이 보낸 편지와 소포를 받는데, 폴이 셰릴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글을 읽는다. 또한 그녀는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다가 Hobo Times 여행 잡지사 기자를 만나는데, 그가 왜 이렇게 어려운 여행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이것이 지금 나에겐 삶의 전부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지금 모든 것을 정리하고 배낭 하나만 짊어졌다. 그리고 장거리 하이킹 경험이라곤 전무하지만, 무언가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이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녀가 30일째 계속 걷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녀의 눈 앞엔 가장 험난한 코스인 눈 덮인 산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녀는 온통 하얗게 쌓인 눈 속을 무거운 배낭을 메고 힘겹게 뚫고 간다. 많은 하이커들이 여기서 포기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꿋꿋이 이겨낸다. 그러면서 그녀는 지난 과거를 플래쉬 백으로 회상한다. 


가난하고 불우했던 시절, 폭력적이고 심한 알코올 중독이었던 아빠, 그리고 이혼한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어렵게 살면서도 작가의 꿈을 키웠던 대학시절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그 사랑하던 엄마가 척추 종양으로 수술을 받게 되는데, 그 날밤 셰릴은 동생과 함께 침대에 누어서 엄마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수술 며칠 후 셰릴은 동생과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엄마가 각막을 기증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소리치며 그녀가 엄마의 병실을 들어갔는데 엄마는 돌아가신 후였다. 엄마의 죽음으로 셰릴은 그 충격을 못이기고 난잡하고 방탕한 생활 속에서 마약과 섹스로 자신을 학대한다. 


셰릴은 이러한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를 잊기 위해서 지금 태평양 종주 하이킹을 시작한 것이었다. 셰릴이 캘리포니아사막의 고온에서 갈증을 느끼며 물탱크를 찾았는데, 물이 다 떨어진 것을 발견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녀가 풀잎을 뜯어가며 입술을 축이고 죽을 힘을 다해 걷다가 숲 속에서 웅덩이를 발견하는데, 그 물을 정화시키기 위해 요오드를 판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숲 속에서 수렵하던 두 남자가 셰릴의 앞에 나타나서 그녀에게 물을 요구한다. 


셰릴이 그들의 태도를 보고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다가 그 자리를 피하기 위해서 도망을 간다. 
62일째 되는 날 셰릴은 오레곤에 도착한다. 그날 밤 그녀가 음악회에 참석하는데, 그 곳에서 팜플렛을 나누어 주던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다시 걷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300마일을 남겨두고 그녀는 새로운 쉼터에서 폴이 보낸 소포를 찾는데 그 곳에서 또다른 하이커들을 만난다. 그날 밤 산속에서 그들은 각자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는데, 한 하이커가 가지고 온 술을 나누어 마신다. 그런데 그 술을 마신 셰릴이 밤새 심하게 구토하면서 고통스러워한다. 즉 그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방탕했던 모습들을 하나하나씩 지워가고 있는 것이었다. 


80일째 되는 날 그녀는 숲 속에서 한 할머니와 손자를 만나는데, 그 손자가 셰릴에게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말한다. 그 아이가 부르는 노래는 “Red River Valley"였다. 그 노래를 듣던 셰릴이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고이면서 ”참 아름다운 노래구나“하며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과 헤어지고 다시 길을 떠나는데, 갑자기 숲 속 길에서 무릎을 꿇고 통곡을 하며 “그리워요, 하나님 그리워요.” 하고 말한다. 94일 째 되는 날, 드디어 셰릴은 태평양 종주하이킹에 성공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내 삶은 다른 어떤 삶과도 바꿀 수 없다” 고 말한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지난 날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해 가는 한 여자 주인공의 실제 체험 이야기를 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너무 반복되는 회상 장면으로 관객들이 영화를 집중하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주인공의 뛰어난 연기력에서 그 감동과 여운이 그대로 전해짐을 느꼈다.    


 

 

 

 글_박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