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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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산책 ] 시인의 작은 窓

 

어머니학교의 만년학생이 되어 

 

이른 아침부터 깜짝 비가 내렸다. 훨씬 시원해지고 사람도 나무도 풀도 생기가 돈다. 
그 비덕에 꿀잠이 들었다가 후다닥 깨어 화장도 못하고 립스틱만 바르고 왔다는 분은 아칸소 다녀온 것을 쫀쫀하게 묻는다. 하루 전날 출발했고 저녁 모임만 있다했으니 어디 관광을 하고 어느 식당을 갔는지 묻는데 취조 당하는 기분이다. ‘어머니학교’ 봉사하러 간 것이기 때문에 숙소와 교회만 다녔다고 하니 더 궁금하단다. 
인종을 초월해서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깐깐하고 까다롭고, 궁금증이 일어나면 정말 못 말린다. 할 수 없이 ‘기도와 합심하는 팀워크가 첫째’라고 말하며 개설되는 교회와 목사님, 강사와 봉사자, 지원자들을 위해 3개월 전부터 릴레이로 금식기도로 준비했다. 매일 매시간이 기도의 연속이며 당일 행사에 따라 모든 장식, 테이블 보, 의자의 리본. 식사는 물론 후식, 컵, 냅킨, 포크, 조별 번호표, 물병, 티슈, 사탕 색 까지 맞추어서 바꾸고 그 날의 강의와 행사에 맞게 차질 없이 준비물도 챙겨야하고 미리 리허설하며 시간까지 정확하게 예행연습도 한다고 했다. 어떻게 그런 행사를 할 수 가 있느냐고 더 궁금해 하며 미국 프로그램이냐, 영어로도 하느냐고 묻는다. 한국교회에서 시작되었고 남미에서는 스페니시, 또 영어로도 하지만 대부분 한국어권 중심이라고 말해주었다. 비단에 쌓인 보석 같은 행사의 알맹이는 “성경적 여성, 아내, 어머니”이며 또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신 현장에 있었던 경외로움의 축복을 간증해 주었다. 

달라스에서 3기로 어머니학교를 한 후 거의 해마다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고 세 군데의 아웃리치도 다녀왔다. 솔직히 봉사보다는 하나님께서 무슨 은혜로 다독이시며 깨우쳐 주실까 라는 기대와, 더불어 받는 은혜와 사랑이 귀해서 봉사자의 자리를 마다할 수가 없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데, 나야말로 어머니학교의 만년 학생인 셈이다. 
몇 개월 전부터 봉사자들이 철저하게 기도로 준비하는데, 이번엔 달라스 준비 기도를 하면서 아칸소 기도도 함께 해야 했다. 달라스에서 마치고 3주 후 아칸소에서 시작하니 준비 기간이 짧아서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하려 했는데 ‘남편의 응원 한마디’로 결정한 후 손님들에게 일일이 사과하며 예약을 옮겼다. 달라스 어머니학교 때도 오전만 일했기에 빡빡했던 스케줄이 겨우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또 예약을 밀고 당기고 일해야 아칸소를 갈 수 있다. 없는 동안을 위해서 국도 두 가지를 끓여놓았다. 피곤했다. 
출발 전날 밤에서야 짐을 챙기는데 남편이 봉투하나를 내민다. 
-이게 뭐유? 
-경비 쓰라고. 렌터카로 간대며, 어려운 교회라서 모텔에 머물면서 각자 내기로 했다며. 
-세상에, 잊지도 않았네! 속으로는 엄청 놀라고 남편을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고마워요 라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40년을 넘게 살았는데 난 아직도 ‘쑥맥 같은 마눌씨’그대로다. ‘바람벽’같던 남편은 확실히 바뀌어서 봉투에 넉넉하게 돈을 담아준다. 아버지학교 문턱에도 안 가본 남편이 열 번도 더 참석하며 은혜 받았다는 ‘마눌씨’를 앞서가니 역시 ‘말씀의 종’이 라며 속으로 은혜를 받는다. 하긴 아버지 학교를 수료한 아버지가 변해도 아내가 바뀌지 않으니 곤란에 빠진 남편들이 원해서 어머니학교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역시 하나님의 가정질서 우선 순위는 성격적이다.

사전에서는 요즘 세대를 “십포세대 혹은 완포세대 혹은 전포세대 등으로 부른다. 언론에서는 ‘N포세대’로 통칭한다.”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로 시작해서 오, 칠, 구, 마지막으로 꿈도 희망도 없는 삶에 비관하여 삶까지 포기한다고 해서 ‘N포세대’라고 한다. 
참으로 끔찍한 일이 우리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 “스스로를 N포세대라 칭하는 것이, 사실은 그러한 것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으며 오히려 갈망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하니 아직 희망이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생각나는 것은 어머니의 품이고 아버지가 영적인 머리가 되어 기도로 지키는 든든한 보금자리, 가정일 것이다. 영국에서 10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아름다운 말’에 관한 설문 조사에서 첫째가 Mother(어머니)라고 했다지 않은가.
“성경적인 여성상을 제시하여 이 땅의 어머니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돕는 배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자녀를 잘 양육하여 가정을 세우며 궁극적으로는 열국의 어미로서 교회와 사회를 아름답게 세워 나가는 역할을 감당하도록 격려합니다.” 어머니학교 비전을 생각하며 지금 이시간도 어두운 곳에서 갈길 못 찾아 헤매는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 *

 

"그 자식들은 일어나 사례하며 그 남편은 칭찬하기를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여러 여자보다 뛰어나다 하느니라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잠 31:28-30)"

 


김정숙 사모
시인 / 달라스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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