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소설]

김정숙 수필 “바다가 아파요”

2018.07.06 08:06

ohmily 조회 수: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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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산책 ] 시인의 작은 窓

 

“바다가 아파요”

 

백도를 웃도는 뜨거운 달라스의 어디를 가든지 환하게 웃어주는 꽃나무들. 분홍, 빨강, 자주, 하양, 보라색 등 다양한 색의 크레잎머틀트리(배롱나무)의 꽃이 곱다. 크림색의 방울꽃을 조롱조롱 달고 있는 ‘소프트유카’와 낚싯줄 같은 줄기에 작고 붉은 꽃을 졸졸이 달고 있는 ‘레드유카’ 또한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폭염과 눈을 뜰 수 없는 강렬한 태양빛에도 제 본분을 다하며 피워내는 꽃들을 보며 자연의 신비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바다의 계절인데 바다가 아프고 그 식구들도 고생을 한다. 각종 해양생물을 품고 사는 아픈바다를 누가 치료해 줄까? “20세기 기적의 소재”라는 플라스틱이 주범이라는데, 발명하고 개발하여 편리하게 쓰던 인간들의 무분별함이 오대양을 훼손하고 부메랑이 되어 사람들에게 돌아온 충격적 연구. “다양한 국가에서 시판중인 유명생수를 조사했더니 그 중 93%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됐다.... 생수와 수돗물은 물론 어패류, 맥주, 꿀, 소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미국에서 발표했다. 일전에 산 생수 두 박스가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나온 제품이라고 먹지 말라는 자료를 받고 고민하다가 집안 화초에 주면서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그 이유는 아니겠지만, 두 화분의 양란이 아프다가 완전히 죽었다. 

 지난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유엔 환경계획은 올해 주제를 '플라스틱 오염 퇴치'로 정했다, “분당 백만 개의 플라스틱 병이 판매되며 매년 세계에서 5천억 개의 비닐봉투가 사용되고 최소 천백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데 1분당 쓰레기차 한 대가 채워지는 양과 동일하다”고 한다. 작년에 미국 생명과학협회의 학술지 <인류에 대한 세계 과학자들의 경고: 2차 공지>에 “25년 전과 비교하면 인구당 이용 가능한 신선한 민물의 양은 26% 감소했고, 바닷물 오염으로 산소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죽음의 구역’수가 75% 증가했다...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 어류의 개체 수는 29% 줄었다.”고 경고했다.
인터넷 뉴스에서 가슴 아프게 본 사진들이 생각난다. 
덴마크에서 호수에 떠다니는 쓰레기로 둥지를 만든 백조가 알을 낳고, 몇 마리 새끼는 알에서 나와 둥지 주변에서 엄마와 놀고 있는 사진인 “엄마가 미안해 쓰레기 둥지에서 태어나게 해서.” 플라스틱 캔 포장재에 끼여서 불구로 자란 북미 민물거북. 인도네시아 바다의 쓰레기 속 면봉을 잡고 있는 작은 해마. 태국에서 구조된 지 4일 만에 폐사한 돌고래 뱃속에 들었던 80장의 비닐봉지. 스페인 남쪽 해안에서 29kg의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은 고래. 2015년에 해양학자와 연구팀이 코스타리카의 탐사에서 만난 숨쉬기 힘들어하던 바다거북이. 코에 박혀 있던 '12cm 길이의 플라스틱 빨대' 수술 내내 피를 흘리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거북이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

 미세 플라스틱 섬. 1997년 LA에서 하와이까지 요트로 횡단하는 경기에 참가 중인 찰스 무어가 발견한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는 ‘태평양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쓰레기의 땅.’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 거대한 섬인 GPGP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며 그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해양 환경오염 전문가가 되었다. 조사팀에 따르면 섬을 이루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개수는 약 1조 8000억 개, 무게는 8만 톤으로 초대형 여객기 500대와 맞먹는 무게이며 또 다른 쓰레기 섬이 4개 이상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문제를 해결하기 2011년 일회용 비닐봉지의 생산, 수입을 금지한 에티오피아. 2016년 인도의 일부 주와 모로코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사용을 전면 금지. 빨대 사용량이 하루 약 5억개인 미국 일부도시가 빨대 사용금지. 일부 주에서는 스티로폼 사용금지. 뉴욕시의회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나 금속으로 대체하도록 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다. 유럽연합도 3년 내 플라스틱 빨대와 식기, 면봉 등의 일회용 제품금지 추진계획. 영국도 2042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앤다고 일회용 용기에 세금이나 추가 비용은 물론 마트의 비닐봉지에도 5펜스의 가격을 매기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매년 버려지는 우산비닐커버 2억장 대신 ‘2초 빗물제거기’로 대체하며 청와대도 종이컵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한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께서 천지창조 후 인간을 만드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했는데 다스린다는 의미는 ‘통치’라기 보다는 ‘돌보기(care)’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그로서리에서 비닐봉지 하나를 덜 받으며 지구가 아파요 했더니 카운터에 계신분이 환하게 웃는다.  *

 

김정숙 사모
시인 / 달라스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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