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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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산책 ] 시인의 작은 窓

 

아름다운 영화 맘마미아 2

 

폭염이 계속되더니 반가운 진회색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이리 요란한지 오층쯤 되는 피칸나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이 무섭다. 덩달아 뒷마당의 나뭇잎들이 요동을 친다. 나무의 밑동 줄기에 구멍이 나고 근 10년 째 자그마한 채로 크지 못하는 오래된 자귀나무에 몇 송이 겨우 달린 분홍꽃을 떨어뜨리지 못해 안달하는 것만 같다. 눈을 떼지 못하고 있자니 바람이 잠시 숙진다. 그 작은 꽃 몇 송이를 보고 배려한 것일까. 비가 몇 방울씩 떨어지는가 싶더니 시커먼 비구름을 멀리 데려가 버렸다. 
 “포구 십리에 보슬보슬 /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긴 여름날의 한 나절을 /모래알만 울려 놓았소.(김억-비)”처럼 가뭄으로 아직 꽃도 못 피운 분꽃, 해바라기만 울려 놓고 가버렸다.

 연방정부 공무원인 열혈여성 D는 첫 결혼을 10대에 하고 아들 둘 낳고 20대 초반에 이혼 후  두 번 더 결혼했지만, 이혼하고 ‘블라인드 데이트’몇 번을 하다가 결혼을 포기 했단다.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은 후 혼자서 맘마미아2를 보고 스트레스를 확 날려 보냈는데, 장애인인 친구를 데리고 한 번 더 보러가겠단다. 요즘은 오페라나 뮤지컬을 영화로 보여주니 값도 훨씬 저렴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나 같은 아마추어 서민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집 근처 시네마크 영화관에 지인부부와 함께 착한 값에 시니어 디스카운트로 볼 수 있었다. 뮤지컬에서는 무대배경으로만 볼 수 있었던 바다를 영화에서는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다. 

 스웨덴 팝 그룹 아바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뮤지컬 <맘마미아!>는 런던에서 초연한 이후 40개국 이상에서 공연되어 6천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고 한다. 10년쯤 전에 달라스 페어파크 뮤직홀에서 직접 배우들이 공연하는 뮤지컬로 보았다. 엄마의 일기장을 몰래보다가 기록된 말없음표를 보던 딸의 익살스런 “Dot! Dot! Dot!”과 아바의 노래  “Money, Money, Money. Must be funny 돈 돈 돈 정말 웃긴다”라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노래. 딸 소피와 엄마 도나가 에게 해의 아름다운 작은 섬(킬로카일리)에서 여관을 운영하는데 결혼을 앞둔 소피가 진짜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다. 일기장의 세 남자 중에서 진짜 아버지를 찾느라고 엄마 몰래 엄마의 이름으로 결혼 초대장을 보내자 도착한 세 남자. 놀랜 엄마가 “맘마미야-어머나 세상에! 엄마야!” 또 절친 타냐와 로지등 코믹하고 화려한 춤과 노래가 잊히지 않는다.     

 <맘마미아! 2>는 10년 만에 나온 속편으로 영화에선 5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다. 소피는 일 년전에 사망한 엄마 도나의 인생이 담긴 호텔 '벨라 도나'의 재개장을 준비하면서 엄마의 영원한 친구 타냐 와 로지, 사랑스러운 세 아빠들 샘, 빌, 해리에게 오프닝 파티 초대장을 보낸다. 한창 손님 맞을 준비를 하던 소피는 뉴욕의 남자친구 스카이와 미래를 의논하다가 갈등을 겪고 설상가상으로 엄청난 바람을 앞세운 태풍으로 기상마저 악화되며 파티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젊은 시절의 엄마는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위기를 이겨냈을까? 궁금한 소피.

 우연한 사건의 연속으로 임신한 채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미혼모가 어머니에게 의절당한 채 아기를 낳고 키운 아픈 이야기이지만 곳곳에 배어 있는 배려와 사랑이 아름답다. 작은 섬의 사람들. 아빠도 모르는 혼전 임신에도 비난보다는 함께 하며 용기를 주는 두 친구. 1979년 '다이나모스'그룹 리더였던 도나와, 친구인 타냐, 로지의 다이내믹한 젊은 시절 이야기가 딸인 소피의 이야기와 과거, 현재를 교차하며 엄마가 섬에 정착하게 된 이유와 샘, 해리, 빌을 만난 사연을 들려준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태풍과 함께 낯선 섬에서 아기를 낳고 키워야했던 엄마. 여관을 꾸리며 살다가 이제 고인이 된 엄마를 위한 최고의 파티에서 할머니와의 만남. 함께 울고 웃으며 어깨가 들썩인다. 한 여자의 삶에서 사랑과 우정, 화해 그리고 이웃의 배려가 숨 막히게 아름다운 쪽빛바다보다도 진한 감동이다.
이번 영화 속 배경도 그리스 섬이지만 제작 이점을 위해 크로아티아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크로아티아의 '비스'섬은 아드리아 해의 “오랜 세월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곳”으로 시원하고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당장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배려하고 살면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배려란 상대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상대방이 다칠까 마음 상할까 염려하는 사랑이 전제돼 있다고 생각한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15절에서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라고 권고한다. *

 

김정숙 사모
시인 / 달라스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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