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소설]

김정숙 수필 벼랑 끝에서 피는 꽃

2017.09.04 10:07

KTN_design 조회 수:112

문화산책 / 시인의 작은 窓

벼랑 끝에서 피는 꽃

 

콜로라도의 로얄계곡(Royal Gorge)은 약 315m의 계곡에 매달린 세계에서 가장 높은 흔들다리가 있는 곳이다그곳의 인클라인 레일웨이는 45도의 급경사로 설치된 엘리베이터식 기차로 500미터의 로얄계곡을 내려가는 것이다거기 절벽 가에서 목욕하지 못한 잎새 사이로 핀작은 꽃 몇 송이를 만났다경이로웠다척박한 벼랑 끝에서 풀뿌리끼리 서로를 붙잡고 견디며 핀 그 꽃은 생명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아름다움이었다.

미국의 노숙자는 약 60만 명이다그중 20만 명 정도가 정신분열증환자이며 40만 명은 알코올 중독우울증 등을 앓고 있다고 한다그들은 거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을 무시당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실제로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참전한 미군들 중에 PTSD, 즉 전쟁후유증으로 조기 제대한 노숙자가 많다참전용사를 우대하는 미국이지만 보훈 복지예산의 축소로 이들을 전부 돕기가 어렵다고 한다또한 멀쩡히 평범하게 살다가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고 자기사업까지 하며 부족함 없이 살다가 예측불허로 망해서 집마저 빚으로 빼앗기고 길거리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나무위키 요약)

 

구걸하는 노숙자들을 보면서 종일 저러고 서 있느니 청소일이라도 하지제 나라 말하는 사람이 무슨 일은 못해서 구걸이야영어를 잘 못하는 우리도 일 하며 사는데돈을 주면 술이나 마약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차라리 안 주는 것이 당신을 도와주는 거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누군가는 햄버거를 사 주었더니 돈으로 달라고 했다며 기막혀했다또 구걸로 버는 돈이 우리의 하루 일당보다도 많다고도 했다그런데 몇 년 전에 우리가정이 위기를 겪게 되었다가까이에서 우리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 남보다도 못한 상식이하의 행동을 하는 것을 여러 번 체험하게 되었다상처에 소금 뿌리듯 가슴이 더 아팠었다.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는 속담과 너희가 남을 판단하는 것만큼 너희도 판단을 받을 것이며 남을 저울질하는 것만큼 너희도 저울질 당할 것이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노숙자들의 선행은 마음을 더 따듯하게 해 준다영국 북부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현장에서 도망갔다가 돌아와 부상자들을 도운 노숙자 스티븐 존스피를 흘리는 여성과 아이들을 끝까지 지혈시키며 도운 그는 우리 모두 사람이고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도우려는 본능 따라 행동한 것뿐이라고 했다. ‘동전 한 무더기와 함께 딸려온 다이아몬드 반지를 저녁에 쉼터에 와서야 발견한 후 동전이라 미안하다며 안겨주던 그 부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애를 쓴 사람잃어버린 돈을 되찾아 학업을 계속한 유학생가난한 가장이 1500불 아파트 세를 낼 수 있게 되었고 학생이 자동차 살돈을 잃었다가 자동차를 산 후 일하며 공부할 수 있게 된 경우도 있었다반지와 돈을 본 순간 갈등했었다고 진솔하게 고백하는 그들비록 삶의 벼랑 끝에 밀려 노숙자가 되었지만 그들의 선행이 알려지고 자선기금이 마련되어 새 삶을 살며 부모를 만난이도 있다고 한다구걸을 할지언정 양심을 지킨 선행이 더 큰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이다.

 

노숙자에게 100달러를 줬더니 생기는 일은 얼마 전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동영상이다한 청년이 노숙자에게 100달러를 주고 그가 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몰래 뒤쫓아 가며 촬영한 것이다. 100불이란 큰돈을 받은 노숙자는 고맙고 놀라워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동네 리커스토어로 가서 물건을 사들고 나온다.그는 한참을 걸어 다른 노숙자들이 있는 공원으로 가서 방금 사온 음식들을 꺼내 나눠주기 시작했다다른 노숙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도 계속 나누어 준다. “와우하는 얕은 탄성과 함께 촬영하던 청년이 노숙자에게 달려가 지금까지 촬영을 하고 있었다고 양해를 구한 후 아는 사람들이냐고 묻자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리커스토어로 들어가기에 술을 산 줄 알았다고 털어놓자 노숙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지 않나지금 난 행복을 얻었다고 답했다자기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노숙자가 된 사람들이 있고 이들 중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그는 비록 노숙자가 되었지만 180만 명 이상의 동영상 조회자들에게 참 행복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주고 있다.

 

이와같이 선행도 밝히 드러나고 그렇지 아니한 것도 숨길 수 없느니라오직 선행으로 하기를 원하라 이것이 하나님을 공경한다 하는 자들에게 마땅한 것이니라.” (디모데전서

 

글_ 김정숙 사모<시인.달라스문학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