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소설]

박혜자 수필 리더(Leader)의 자질

2017.09.28 20:39

KTN_design 조회 수:113

[박혜자의 ‘세상 엿보기’ ]

리더(Leader)의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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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티브이를 켜면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이 되어가는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의 말싸움을 목격하게 된다. 이제는 싸움정도가 아니라 서로 말로 폭탄을 던지는 수준이라 기자들도 말 폭탄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 사는게 삭막해지는 탓인지 아닌게 아니라 요즘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말들도 예전 같지가 않다. 그러나 이들이 한 나라를 리드하는 지도자 들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들의 언어는 참으로 유치하고 졸렬해서 들어주기가 심히 거북스럽다. 아니 저 정도의 언어능력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시민들의 무지가 참으로 존경스럽기조차 하다. 

언어는 단순하게 말과 글이 아니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작가 이기주는 저서‘언어의 온도’ 에서 언어에는 따뜻함과 차가움, 적당한 온기 등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말은 상대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게도 한다. 이렇듯 말은 마음의 온도이자 사람의 품격이다. 

특히 지도자들의 경우는 그들의 언행이 기능적으로 많은 함의를 품고 있기에 신중하고 명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 두 지도자의 말을 듣고 있으면 거칠고 품격이 없어 마치 시정잡배들의 일상어를 듣고 있는 것만 같다.

올 초 2월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두 정상의 말싸움은 나름 특징이 있다. 감정적이고 직설적이며 원색적이다. 처음에 서로 주고받은 ‘절대 용납 할 수 없다’ ‘불로 다스릴 것이다’ 정도는 아주 점잖은 표현에 속한다. 최근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는 그의 보좌관들이 그렇게 말렸는데도 김정은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칭하며 이런 도발은 자살행위 이며, 계속 될 경우 미국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겠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이에 격분한 김정은과 북한 외무상은 트럼프를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 정신이상자, 거짓말 왕초, 알통령 이라고 비난하며, 마치 유치원 아이들이 싸울때나 쓰는 말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죽음의 백조, B-1B 가 출격 한 뒤엔 북한 주민들 까지 동원해서 날마다 미국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전쟁 분위기를 고조 시키고 있다. 
이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은 한국이다. 미사일이 발포 될 때 마다 코스피 지수는 요동을 치고 있으며, 오죽하면 올 추석선물은 전쟁가방이나 생존배낭 이라고 한다.

이에 각국 심리학자 들이나 신경과학자 들이 내놓은 두 사람의 성격분석이 흥미롭다.
회의 탁자에 앉으면 자신의 컵은 물론 다른 사람의 음료수 잔이나 컵 받침을 마음대로 밀쳐버리는 트럼프의 성격은 독단적인 강박장애에 나르시즘의 전형이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자신 맘대로 한다는 것은 자신이 상대방 보다 힘이 세다고 영역표시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에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시절부터 예측불허하고 매우 위험하며 폭주 하는 성격임이 감지됐다. 콜로라도 대학 성격장애 전문가인 프레데릭 쿨리지 교수는 이러한 김정은의 성격을 자기도취적이고 반사회적이며 가학성이 심한 편집증적인 성격이라고 분석을 했다. 
그는 자신이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하기에 작은 위협에도 빠르게 반격하고 냉혹하게 대처하며, 이 과정에서 볼 수 있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지금까지 행해진 북한 고위관리나 친인척들의 숙청과 처형, 충동적인 핵,미사일 시험과 발사가 모두 김정은의 이런 성격에서 나왔다.

이렇듯 나쁜 지도자를 곁에 두고 있으면, 가까이는 자국의 국민들, 멀리는 세계인들이 불행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지나치게 권위적이며 교만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력이 결여되어 있다. 
작게는 지역사회의 공동체와 크고 작은 단체들도 이렇다. 함께 가는 사람들과 소통보다는 불통을, 능력 보다는 권위를, 포용보다는 아집과 독선을 내세우는 리더들은 구성원뿐만 아니라  본인도 불행하게 만든다. 
가장 나쁜 것은 공적인 자리에서도 사적인 감정과 의견만 내세우며 자신의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도 모르면서 직함에만 연연하는 리더이다. 
‘리더’ 라고는 초등학교때 부반장 해 본 것 밖에 없는 나 같은 사람은 그저 관계를 증진시키고 상생하는 것을 아는 좋은 리더가 많이 생기길 바랠 뿐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부터 좋은 리더를 알아보는 좋은 시민의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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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시인 /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