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소설]

문화산책 / 시인의 작은 窓

그 사랑의 약속, 7색 무지개
 

달라스의 화려한 가을 날씨다. ‘Over the Rainbow (무지개 너머)’를 틀었다. ‘20세기 최고의 노래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불린 후 아직까지도 애창되는 곡이다. 켄사스 시골 마을의 한 소녀가 무지개 너머 저 편, 모든 슬픔이 레몬 사탕처럼 녹아버리는 세계로 날아가고 싶다는 내용인데 결국 “집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는 사실, 가족이 있는 집이 최고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의 전장에 나가싸우던 미군 병사들에게 불리던 이 노래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국은 무지개 너머 꿈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이달 초 연합뉴스에서 본 할머니들의 행복한 사진이 잊히지 않는다. 일곱 색 무지개와 무지개 색 고운 꽃들로 가득채운 도화지를 들고 주름진 얼굴마다 함박웃음을 웃는 분들. 논산의 한글학교에서 공부하시는 할머니 학생들이 직접 그리고 쓴, 무지개 작품이다. "은행에서 내 이름을 써서 돈을 찾고, 병원 진료카드를 쓸 줄도 알아요, 성경책도 읽고 택배도 혼자 보낼 수 있어요. 하늘로 떠난 남편에게 못다 한 말을 편지로 쓰고 싶어요." 늦깎이 공부로 무지개꿈을 이루신 분들의 행복한 무지개 웃음을 보면 환하게 따라 웃게 되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꿈을 가지게 하는 무지개. 특히 어릴 적에 울며, 웃으며 가슴조리며 읽던 김내성의 순정소설 “쌍무지개 뜨는 언덕”이 생각났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게 되는 쌍둥이를 통해 무지개의 희망과 가족 화합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탐정 소설을 전문으로 쓰던 작가가 자기 딸들을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또 박범신 소설가가 어린 시절에 중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후 자신의 인생을 작가로서의 길로 정하게 되었다고 하여 유명해졌다.(교보문고 발췌)


무지개는 우리 눈으로 빨주노초파남보 7색깔로 빛을 감지할 수 있지만 컴퓨터 프리즘으로 분광해 보면 수만 가지의 색으로 분리된다. 유럽에서는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제비꽃색(보라)의 5색으로 나누었는데 뉴턴이 도레미파솔라시의 음계에 따라서 나누었기 때문에 7색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7색이 아닌 오색무지개였으며, 무지개떡은 전통 떡은 아니지만 잔치 때 쓰며 색편 또는 오색편이라고도 한다. 은은하고 조화로운, 색이 고운재료로 치자물, 석이버섯, 쑥, 백년초등의 가루를 쓴다고 한다(나무위키 참조).


“공중에 떠 있는 수많은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나타나는, 반원모양의 일곱 빛의 줄”로 사전에서 무지개를 정의하고 있는데 특히 쌍무지개는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 구라선교회 병원에 근무할 때 대구에서 청송군으로 이동진료를 가는 길이었다. 퍼붓던 비가 멈춘 후 국도의 이산과 저산을 걸쳐서 7색이 선명하게 두 개로 뜬 쌍무지개는 처음으로 보았다. 의사, 간호사, 전도사, 운전기사까지 즉석 4부로 불렀던 찬양으로 가끔 부를 때마다 그 때의 쌍무지개가 생각이 난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블론드머리의 미소년으로부터 레인보우 팔찌를 선물 받았다. ‘레인보우룸 만드는 법’ 책이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적도 있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착용할 정도로 인기라는 ‘룸팔찌’다. 그의 작은 손으로 직접 만든 ‘Fishtail Bracelet’는 팔목이 가는 편인 내게 딱 맞춤이다. 잠시 주저하더니 무지개 색인데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미연방대법원의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판결과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가 '빨주노초파보' 6색이다보니 10살 짜리아이는 내가 게이로 알려 질까봐 염려하고 있었다. 


“무지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야. 저 액자를 보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무지개를 만들잖아. 달라스의 PCPC교회에서 ‘창세기의 창조, 타락, 언약의 주제’로 예술작품 공모했을 때 사진 부분에서 블루리본 받은 거야. 무지개는 하나님이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주신 거란다. 누군가 게이냐고 물으면 ‘하나님이 사람들을 사랑하신다고 주신 언약의 증거인 무지개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말씀되신 예수님을 보내주시고 믿고 회개하고 돌이키면 누구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시지요.’라고 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야”라고 했더니 얼굴이 환해진다. 밝게 웃는 그에게 한국전통 열쇠고리를 답례로 주었다.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
(창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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