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자의 힐링스토리]

NO! 할 줄 아는 아이

 

“우리 애는 “No”를 못해서 걱정이 예요.” 대학입학을 앞두고 곧 집을 떠날 자녀를 둔 어머니의 걱정의 소리입니다. 대학생활을 하는 자식이 부모에게 소식을 전해주지 않는 한 그 자녀가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No”를 하지 못해서 이리 저리 끌려 다니고, 공부해야 하는 시간을 뺏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 집단입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관계의 기술입니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그리고 자녀와 자녀 사이에 이루어지는 언행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하는 법을 습득하게 됩니다. 자신이 직접 경험을 하든 아니면 부모의 관계나 다른 형제의 관계를 보면서 간접적인 경험하든, 배우게 됩니다.  자녀가 학령기가 되면 가족이라는 집단을 떠나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더 넓은 사회집단을 경험하게 됩니다. 학교는 가족과는 다소 다른 성격의 집단입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가족 간에 겪었던 경험보다 더 복잡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갈등을 겪을 수 있고 그 갈등의 기간이 더 길 수도 있습니다. 풀어질 것 같지 않은 갈등으로 고통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가정에서 나누고 해결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면서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법을 배우게도 됩니다. 

 

자녀는 점점 부모를 떠나 독립된 개체로서 생활하도록 훈련되는 것입니다. 부모나 자녀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는 말입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이런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늘 엄마 곁에 붙어 있던 아이가 엄마의 품을 떠나 혼자서 걸어갑니다. 뒤도 돌아봅니다. “엄마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나를 지켜보고 있구나” 안심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갑니다. 그러다가 넘어지거나 불안을 느끼는 등 어려움을 만나게 되면 얼른 뒤돌아 엄마에게 달려옵니다. 엄마 품에 안겨 위로를 받거나 마음의 안정을 느끼게 되면 다시 엄마의 곁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더 많이 갑니다. 지난 번에 걸려 넘어졌던 방해물 앞에서도 당황해 하지 않습니다. 거뜬히 넘어가거나 피해서 갑니다. 그렇게 계속 전진하다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게 되면 다시 돌아서서 엄마에게 달려옵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며 자녀는 심신이 강건해 지며 부모를 떠나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갑니다. 

 

독립된 개체라 하면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한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이 되고 안되고는 가정에서 결정됩니다. 부모의 양육에 달려있습니다.  자녀가 “No”하는 것을 수용하지 못하는 가정이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의 요구를 거절할 때 부모는 당연히 마음이 상합니다. 그러나 자녀가 거절할 때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들어보려하지 않고 협박이나 강압으로 자녀의 거절을 번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거절 이유가 타당하다면 그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거절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면 자녀를 설득해야 합니다. 자녀가 자신의 입장을 바꾸고 부모의 요구를 따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긴 설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자녀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요구에 “No”한 자신의 결정이 부모에게 수용되어지는 것을 경험한 자녀는 다른 사람에게도 “No”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거절을 부모가 용납하지 않는 것을 경험한 자녀는 다른 사람의 요구에 “No”할 수 없게 됩니다. 부모의 요구에 거절했을 때 부모가 자신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요구에 “No”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자녀가 부모의 품을 떠나 생활을 하게 되면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두려워하여 거절하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자녀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자녀의 거절을 인정하고 수용할 때 자녀는 자신의 결정에 당당할 수 있습니다. “No” 할 수 있는 자신감은 가정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거절하는 것을 훈련시키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장미자
텍사스주 전문 심리상담사 (LP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