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선택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최근에 한국이나 타주에서 전학 오는 학생들이 많아짐에 따라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경쟁이 심한 고교에서는 좋은 성적도 높은 석차도 받기 힘드니, 아예 조금 처진 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상당수 있다.  용 꼬리보다는 뱀 머리가 나을 것이라 생각해서 말이다.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일리가 있지만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  흔히 뒤처진다고 말하는 학교들은 대체로 교육 환경이 열악하거나, 문제아나 갱들이 많다.  게다가 조그만 시골 학교들은 AP 과목처럼 어려운 학과들을 개설해두지 않아, 학생들이 대학교에서 요구하는 과목을 선택할 기회가 적어진다. 


또한, 재학생들이 대학 진학 특히 명문대 진학에 대한 관심이 적어 자녀들이 오히려 이들과 어울리며 진학에 대한 동기부여가 적어질 가능성도 있다.  과거 한 한인 학생의 경우 SAT 점수가 2000점을 겨우 넘는 정도였지만, 워낙 학교 수준이 낮다보니 친구들 사이에서는 SAT 점수때문에 천재라고 불리워지고, 그 학생도 자기 점수가 학교내에서 거의 톱에 속했기 때문에 더 이상 점수를 올리겠다는 의욕을 잃어 버리는 경우도 봤다.  대학 입학 관계자들은 좋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수시로 관할 지역의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그곳의 교육 과정과 학생 수준, 프로그램, 졸업생들의 진학 현황들을 자세히 알아보고 자료화해 두고 있다.  이 외에도 각 지역에 퍼져 있는 동창생들이 대학에 지망하는 학생들과 매년 인터뷰를 하면서 각 지역 고등학교들의 실정까지 함께 파악하여 학교 측에 보고해 주고 있다.  학생을 선발할 때 바로 이러한 자료들을 근거로 학교 수준을 고려 사항에 넣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명문대학에 학생을 많이 입학시킨 명문 고등학교들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대학 측에서도 특정 고등학교 출신들이 대학에 들어와 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을 알고 나면 그 학교의 수준을 인정하게 되며, 자연히 후배들이 원서를 낼 때 더욱 유리해진다.

명문 사립고나 시험을 쳐 입학생을 받는 공립학교 졸업생들의 경우, 우수한 학생들끼리 경쟁하게 되어 내신 성적이 일반 학교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학교에서 좋은 내신 성적을 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대학 측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터라 내신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음에도 합격한 학생도 있었다. 

이러한 경우와 달리, 좋은 학교를 다녀 불리한 경우도 있다.  대개 명문 보딩스쿨이나 사립학교들의 경우, 학부모 중에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들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다.  
아이비리그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남들보다 더욱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자녀들을 명문 사립 프렙 스쿨에 많이 보내고 있다.  문제는 대학 측에서 졸업생 자녀 우대, 즉 레거시(legacy) 제도로 이들의 자녀에게 일반 학생들보다 입학허가를 쉽게 주는데, 이러한 경우 보이지 않는 입학 쿼터에 의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면서도 입학허가를 받지 못하는 학생이 생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또, 명문일수록 우수한 학생 간의 경쟁도 있지만, 선생님들의 수준이나 학생들의 기대치가 높아 일반 학교들에 비해 성적을 쉽게 주지 않는 경우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명문 보딩이나 사립 학교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들은 고등학교 선택 시 졸업생 데이터를 현명하게 분석할 필요도 있다. 


예전의 명성과 달리 최근 HYP(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의 피더스쿨(Feeder School)이라고 불렸던 디어필드, 필립스, 초트, 세인트폴 등과 같은 명문 보딩스쿨 학생 중, 예전 같으면 충분히 아이비리그에 들어갈 학생들도, 대학들이 높은 경쟁률로 인해 자세가 바뀐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들이 최고라고만 여기는 카운슬러들의 보이지 않는 교만과 무성의로 명문대 입학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음도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이다.

새로 신설된 학교의 경우, 학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그 학교 출신 재학생이 없어 학생의 정확한 수준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미국 대학 측에서 입학허가를 쉽게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한국에 있는 민족사관고나 대원외고처럼 외국에 있는 학교라도 학생들에게 불리함을 줄까봐 적극적으로 학교를 홍보하여 좋은 인식을 심어준 경우도 있다.  먼저 입학한 선배들이 성공적으로 학교 생활을 마쳐야 학교의 명성이 계속 높아져 후배들에게 길을 뚫어주게 된다. 

결국 단순히 명문대에 쉽게 입학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수준의 교육과 어떠한 부류의 친구들과 함께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는가를 생각하고 학교를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할 것이다. 

 

글 _ 저스틴 김

전 세계 6개국 50개 브렌치를 두고 있는 미국 최대 SAT 학원의 본사 원장 역임.

엘리트 교육그룹 4명의 리저널 디렉터 중 한 명으로 매해 수많은 만점자와 아이비리그 합격생들을 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