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자의 힐링스토리]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기대

tip230t000705.jpg

 

직장 상사와 직원이 자리를 마주 앉았습니다. “이 팀장이 그 분야에 전문가이고 경험도 많고 해서 이런 저런 기대를 했었습니다.” 직원이 직장을 그만 두는 날 상사가 그 직원에게 한 말이었습니다. 상사가 그 직원에게 기대했던 것이 있었는데 그 기대에 못 미처 서운했다는 말이었습니다. 직장을 그만 두는 날 상사의 말을 들은 직원은 놀라고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상사가 자신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었는지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일이었기에 더욱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사람은 어떤 상황이나 사람을 향해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어떤 기대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기대를 상대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상대가 그 기대를 알아서 채워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문제입니다. 그 마음의 만족감이 채워지지 않을 때 그 상대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섭섭함은 관계에서 갈등을 초래하는 시작이고 때로는 관계를 해치는 것으로 끝을 내기 때문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 있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자녀에게 어머니는 간식이나 식사를 챙겨줍니다. 자녀가 말하지 않아도 어머니는 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상대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그것을 채워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요구할 때까지 기다리며 행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구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는 것이지요.

그러나 위에서 제시한 사례처럼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기대도 있습니다. 직장 상사는 직원에게 자신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알려주었어야 했습니다. 더구나 그 기대가 그 직원이 맡은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충실할테니까요. 도움 요청이 없는 일을 한다는 것은 타인의 업무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니까요. 상사가 직원에게 기대하는 것을 말한다면 직원은 그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을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업무와 기대에 대해 조정이 있었다면 상사의 기대도 채워졌을 것이고 직원의 당황스러움도 없었을 것입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갖게 된 껄끄러움도 없었을 것입니다. 

기대를 갖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않을 때 그를 향해 섭섭함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 섭섭함을 훌훌 털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섭섭함은 쌓여 불만이 되고 불만이 쌓이면 화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좋은 말로 할 수 있는 일도 짜증을 내게 됩니다. 화를 내게 됩니다. 짜증과 화를 내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상대방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그를 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들어 집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지요. 두 사람 관계에 갈등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나만 보면 화를 내”,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만 보면 인상을 찌푸리는 거야” 등 당하는 사람의 마음에도 불만이 싹트게 됩니다. 상대방을 향해 갖는 말하지 않는 기대는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내게 합니다.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는 일도 없습니다. 기대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입니다. 기대하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면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지금 귀가하고 있으니 밥상을 차려놔라, 아이들 숙제하는 것을 도와 달라, 아이들과 놀아 달라, 베쿰을 해 달라, 쓰레기를 밖에 내놓아 달라 등을 상대방에게 말을 하여 자신의 기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반복되는 일인데 알아서 해줄 수 있잖아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일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에게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기대는 상처를 나게 합니다. 상대가 자신의 기대를 알 수 있도록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글_ 장미자
텍사스주 전문 심리상담사 (LP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