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_ 치료되어야 하는 마음의 병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 지금 누군가를 증오하고 있는지요? 미움은 깊고 부당한 상처에 대한 반응입니다. 증오는 억울하게 고통을 준 사람을 향해 갖는 본능적인 감정입니다. 상대를 증오하는 순간에는 앙갚음을 하는 것 같아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증오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상처를 입은 정도에 따라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소극적인 증오입니다. 상처를 준 사람이 잘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는 일마다 실패하기를 바랍니다. 그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마음 속으로 기뻐합니다. 쌤통이라고 고소해 합니다. 자업자득이라고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불행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런 소극적인 증오는 그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하는 일이 잘 되기를 진정으로 기원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와 다르게 적극적인 증오는 행동으로 표출됩니다. 사극에 가끔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인형을 만들거나 사람을 그려서 바늘이나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찌릅니다. 증오의 대상을 향해 가지는 감정을 대신 인형이나 그림에 빗대어 드러내는 것입니다. 또는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닙니다. 나쁜 소문이나 헛소문을 퍼뜨립니다. 거짓말을 하여 그 사람이 하는 일을 방해합니다.

증오와 분노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다릅니다. 분노는 감정이 정상적이며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표시입니다. 건강한 분노는 화나게 만드는 상황을 건설적으로 변화시킵니다. 그러나 증오는 마음이 병들어 있다는 표시입니다. 미움은 상황이 더 나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려고 합니다. 

증오는 마음의 병입니다. 치유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왜냐하면 증오하는 대상이 죄나 잘못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실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사람에게서 죄나 허물만을 떼어내어 그 사람과 분리하여 생각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증오의 정도는 사랑의 정도와 비례합니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는 상처를 받는 경우가 드뭅니다. 똥 밟았다고 생각하거나, 재수 없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떨쳐버립니다. 주로 믿었던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증오가 치유되어야 하는 질병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증오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화살을 겨눕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증오는 자신을 먼저 병들게 만듭니다. 무시하며 지나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증오할 때 받는 스트레스의 양은 엄청납니다. 그래서 결혼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이 스트레스가 힘에 겨워 벗어 버리기 위해 이혼을 결심하는 것입니다 (이혼을 하면 다른 스트레스 요인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간과하기에). 다른 이유를 들어서라도 관계를 끊는 것입니다.  

이처럼 증오의 대상은 죄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치유되어야 하는 마음의 병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 안에 있는 증오와 미움을 숨깁니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합니다. 쩨쩨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속이 좁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그러운 사람, 선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증오의 감정을 꼭꼭 숨깁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는 용서를 비껴가는 것과 같습니다. 용서로부터 멀리 도망가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증오가 있다면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미움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면의 깊은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감정이 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증오의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 치료의 길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잘못된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미움을 직면할 때 용서의 가능성이 있게 됩니다.    

* Smedes, Lewis B. Forgive & Forget. New York: HarperCollins Publishers, 1996.

 

 

장미자
텍사스주 전문심리 상담사 (LP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