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하나님, 우리 함께  책을 쓸까요? 

「프랭크 루박의 기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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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_ 프랭크 루박   |   출판사_규장   |  출간일_2012년 9월

 

프랭크 루박의 “기도일기”를 생일 선물로 받은 지가 몇 년 되었다. 평소 나의 생활습관을 알고 있던 사람의 선물이라 손이 쉽게 가는 곳에 놓아두고 눈에 뜨일 때마다 들추어 보게 한다. 묵상 노트로 하루를 열고 간단한 생활 기록으로 그 하루를 마무리하는 밋밋한 패턴의 날들 위에, 무딘 마음에나마 새바람을 일게 하는 활력소 역할을 하기에 그럴 것이다.

 

나는 새로운 책을 읽을 때면 작가의 이력이나 서문을 꼼꼼히 보는 편이다. 비소설 문학 장르에 속한 글을 읽을 때는 더욱 그렇다. 거기에는 글쓴이가 독자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삶의 메시지가 함축되어있어서이다. 선교사로써는 미국 우표에 유일하게 등재된 프랭크 루박의 서문은 책으로 묶어진 일기들만큼 간결하고 진솔하다. 자신이 살았던 “오늘”의 기록을 왜 책으로 남기는지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는 한 가지 궁극적인 문제는 바로 ‘하루하루’를 고결하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 사람들의 무기력한 삶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처럼 현실과 이상 사이에 생긴 틈이 벌어지지 않게 하루를 최대한 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궁극적인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서로 도울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하루를 고상하고 숭고한 날들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분투하고 있는지 나눔으로써 서로를 돕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은 누군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는다. 이 말에 어울리는 인도의 전통 시 몇 소절로 그는 서문을 마무리한다. 


“새벽의 훈계를 경청하라/ 네 오늘을 보라/ 어제는 꿈에 지나지 않고/ 내일은 환상에 지나지 않으나/ 훌륭하게 잘 살아간 오늘은/ 모든 어제를 행복한 꿈으로 만들고/ 모든 내일을 미래로 만드는 법이니/ 너의 오늘을 잘 보아라.” 

 

이 ‘기도 일기’는 1915년 필리핀에서 선교사로써의 삶을 시작했던 프랭크 루박이 1937년 전반기 6개월을 기록한 것이다. 범세계적인 문맹 퇴치 프로그램의 기초를 닦고 있을 때였던 나이 오십대 중반의 일이다. 삶의 순간순간 하나님의 지침을 듣고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분야에서 실행한 노력을 나누는 것이며, 숭고한 하루의 삶을 살아내기 위한 분투의 흔적을 고스란히 기도일기에 담았노라고 말하고 있다. 일기에서의 날짜란 그 하루를 의미한 필수이지만 매일의 장소까지 기록한 것이 이채롭게 보인다. 새로운 거처로 자주 옮겨야 되는 바쁜 일정이었음을 생소한 도시의 이름에서 알 수 있었다. 환경과 시간에 자유함을 누리는 그의 마음은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하나님과 나누는 대화의 창을 여는 통로가 된다. 생활 패턴이 조금만 바뀌어도 하루의 질서가 흐트러져 독백에 머무는 나의 기록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글쓴이의 역량을 담고 있는 삶이 진솔하게 묻어나는 감동스러운 글을 만나면 흉내를 내어보고 싶은 것이 독자의 마음일 것이다. 작가가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서로 나눔으로 도울 수 있다는 힘의 영향력일수도 있겠다. 순수한 문체와 어울리는 주저함 없는 어휘력으로 구사한 제목 두개를 골라 나누어 본다.

 

(하나님, 우리 함께 글을 쓸까요) “우리 함께 인도의 문맹퇴치에 관한 책을 쓸까요? 하나님과 제가 공동 저자가 되어 책을 펴낼까요? 아버지께서 이끄시는 대로 글을 쓰고자 하는 제 손이 여기 있으니 기꺼이 가져가소서! 여기 제 두뇌가 있으니 가져가소서! 제 머릿속의 모든 것을 빠짐없이 두루 살피시고 그 생각들을 아버지 사랑의 뜻을 따라 가지런히 정돈해주소서, 아버지께서 이끄신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아무것도 쓰지 않으며 기다리겠습니다.”

 

(선율의 날개를 타고) “하나님, 거부 할 수 없을 정도로 저를 사로잡았던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 제게 새로운 차원으로 가야 한다고 요구했던 그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파도처럼 이 호텔 투숙객들을 휩쓸고 지나갔던 그 능력의 느낌에 대해, 그들 모두를 돕고자 하는 의욕을 주신 것에 대해, 빅토리아 호수의 미래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꼭 붙잡게 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런 의욕을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이 새겨주소서!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직접 말씀하십니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말씀 하시고,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음악의 날개를 타고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시는 것을 도울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신 것, 자랑하지 않는 자기희생의 엄청난 능력을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연약한 우리가 이 수준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프랭크 루박의 이력은 그가 보통사람이 아님을 말해준다. 그러나 “오늘”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이 묻어 나오는 글은 평범하다. 닮기 위하여, 내가 좋아하고 있는 성경 구절에 소망을 실어본다. “내 마음에 좋은 말이 넘쳐서 하나님이 지은 아름다운 세상을 말하리니 내 혀는 필객의 붓과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십년의 산고 끝에 ‘믿음이’를 낳고 ‘소망이’와 ‘사랑이’를 품고 사는 서경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