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텍사스 코로나 19의 ‘늪에 갇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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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정부 줄줄이 비상사태 선포…식당, 주점 등 다중 시설 영업 금지 및 제한 조치로 ‘꼼짝마’
과일 채소 등 신선 제품에서 유제품, 일반 의약품 ,심지어 휴지까지 ‘싹쓸이 현상’ 심화

▶비상 사태 선포 후 시작된 ‘사재기 대란’
코로나 19가 매가톤 급 태풍의 위력으로 텍사스 뿐 아니라 미 전역을 휩쓸고 있다.
주정부를 시작으로 로컬 정부, 연방 정부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미국은 현재 공포심과 혼란으로 패닉(Panic 공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금) 오전 그렉 애봇 주지사는 텍사스 주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날을 기점으로 각 지방 정부들의 비상사태 선언도 앞다퉈 이어졌다.
또한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국가 비상 사태를 선포하면서 그동안 코로나 19에 대해 평정심을 유지해왔던 미국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부터 DFW 지역 곳곳의 대형 마트 체인점들은 인파로 종일 북적였다.
DFW 지역의 월마트(walmart), 코스트코(Costco), 크로거(Kroger), 샘스(Sam’s club) 등의 대형마트는 물론 월 그린(walgreen), CVS 등 대형 약국 체인점들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채소, 과일 등의 신선 제품은 물론 우유, 계란 등의 유제품, 파스타, 통조림, 청소 제품, 세정제, 일반 의약품에서 심지어 휴지까지 순식간에 싹쓸이되며 진열대는 휑하니 텅 비워졌다. DFW 지역내 대표적인 아시안 마켓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특히 라면, 쌀 등의 일부 품목에 대해선 1인당 구매 제한을 두는 표지판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코로나 19 사태가 언제, 어디까지 확산되고 비상사태는 또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없다는 불안감과 공포심이 이같은 혼란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금) 달라스 북부의 코잇(Coit) 로드에 위치한 샘스 대형 할인 매장을 방문했다는 한인 박모(43세)씨는 “텅빈 진열대를 보니 오히려 공포심이 들었다. 괜히 주변 사람들에 휩쓸려 파스타와 통조림 음식들을 몇 박스씩 사게 됐다. 원래 구입하고자 했던 휴지는 애초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재기 현상은 DFW 지역 뿐 아니라 전미에서 나타났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15일(일)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커지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진화시키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하라. 긴장을 풀라”며 “유통업체들이 위기 상황 내내 계속 열려 있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공급망은 튼튼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풀려버린 사재기 고삐는 쉽사리 조여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화장지가 아닌 ‘집단 패닉’
지난 주말 내내 이어진 시민들의 사재기 현상과 관련해 단연 으뜸가는 키워드는 ‘화장지 싹쓸이’였다. 그동안 토네이도,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 재해를 겪을 때마다 시민들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통조림, 생수 외에 화장지 등을 많이 구입해 왔다.
코로나 19로 인한 이번 사재기 현상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같은 ‘화장지 사재기’ 현상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 공포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심지어 이번 화장지 사재기 사태는 외신으로도 전해져 다른 나라들에서도 대서 특필됐는데, 매체들은 “화장지는 미국민들이 보여주는 집단 패닉의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소비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집단 패닉 상태가 벌어질 때, 사람들은 풍족한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화장지가 사람다운 삶의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생각해 집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는 “모두 다 하는데, 나만 빠지면 안된다는 일종의 두려움이 본격화된 것이라며, 결핍을 참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19, 암울한 전망
19일(목) 기준, 미국내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수는 1만명을 돌파했다. 전날인 18일, 8,500명 수준에서 하루 새 2,000여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CN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주·시 보건당국 등을 인용해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를 1만 259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도 152명으로 급증했다. 미주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 등 미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로 이번 주말을 앞두고 감염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서면서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역시 지난 4일(수) 저녁, 휴스턴 동남쪽 포트 벤드(Fort Bend) 카운티에서 첫 코로나 19 감염 양성 확진자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19일 기준 256명, 사망자 4명, 39개 카운티에서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중 달라스 카운티가 55명으로 1위를 차지 했고이후 베어(Bexar) 카운티 25명, 트래비스(Travis) 카운티 23명, 태런과 해리스 카운티 각 19명, 콜린 카운티 13명 순이다.
특히 달라스 카운티는 이번주 들어 확진 사례들을쏟아내고 있는데 대다수의 사례가 여행 이력이 없고, 감염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지역 사회 전파 감염 사례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연방정부, 주정부, 로컬 정부들의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 및 공포심을 부추기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내 전파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 19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 검사가 이뤄져야 되지만, 진단 키트 공급이 원할하지 못한 것이 큰 쟁점으로 부각됐다.
현재까지 텍사스에서 관련 진단 검사를 받은 주민들은 불과 1,300여명에 그쳤고 그나마 코로나 19 발생지역으로의 여행 이력이나 발열, 기침 등의 유증상 사례가 있는 경우에만 선별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는 코로나 19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연방 재난비상관리국 FEMA가 이번 주 후반쯤 15,000개의 진단 키트를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역시 코로나 19의 전파 감염 속도에 비춰보면 턱없이 부족한 양인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그랙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진단 키트가 추가로 보급될 경우, 텍사스내 확진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어 이 또한 두려움과 우려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밖에도 텍사스주 당국은 병상 부족 문제 발생에 대비해 의료용 텐트나 최근에 폐업한 병원 또는 헬스 케어 시설이나 재활 의료센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나름대로 코로나 19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에 대한 검사비는 무료지만, 의료비가 턱없이 높은 미국의 현실과 지역 당국의 허술한 방역 체계, 투명하지 않은 확진자 사례 등이 보고되면서 코로나 19 사태를 맞이한 DFW 지역 시민들의 삶은 단시간에 안정화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고통을 받는 것은 단연 일상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이다. 학교를 못가는 아이들,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근로자들, 위축되는 지역 경제, 흔들리는 공중 보건 및 사회 안정 등이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지’로 표현되는 집단 패닉이 계속된다면, 그 후폭풍이 클 것이라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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